몇일전 후배를 만나러 지방에 내려간 적이 있다. 눈도 오고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후배가 도착하지 않아 기다리는 동안 읽지 않는 신문이나 읽을 겸 매점을 방문했다. 매점에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 즉은 ‘개나 소나 다 정치를 한다’는 이야기였다. 지역민들의 입에서 저런 까칠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뭘까? 생각에 잠기게 된다. 요즈음 6월 2일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들은 얼굴 알리기에 분주하게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이 자신들의 얼굴을 알리는 과정에서 많이 이용되는 홍보수단이 명함이다. 어르신들이 명함 속의 인물을 보면서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늘상 선거 때마다 나오는 후보자들의 이구동성은 ‘지역 일꾼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분들이 당선되어 ‘혼신의 노력’은 다했는지 모르지만 지역민들의 생활고는 답보인 상태다. 지역발전은 먼저 지역민들의 입에서 살기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지역민들을 위해서 일하거나 관여하는 살림꾼의 입에서 ‘재직기간 동안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불경기와 대형마트 쇼핑몰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존폐의 기로에 서있던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전망이 17개월 여 만에 호조세를 나타냈다고 한다. 시장경영지원센터는 3월 전망 시장경기동향지수(M-BSI)가 105.8을 기록, 지난 2008년 10월(103.4)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최근 밝혔다. 3월 시장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는 주요 요인은 신학기와 결혼시즌 등 ‘성수기’(52.8%)를 맞아 의류 및 신발 판매 증가와 ‘봄이 되면서 방문객 급증’(41.4%) 등이다. 그러니까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건 어디까지나 전망이고 봄철 성수기의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고사상태에 빠져 있는 전통시장을 구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있다. 왜 전통시장, 즉 재래시장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그것은 전통시장이야 말로 서민경제의 척도를 나타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은 그 지역에서 가장 기층을 이루고있는 사람들이 생업에 종사하는 오래된 시장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소상인으로 종사하는 지역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자기가 사는 지역의 밑바닥 경제를 튼튼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해준다. 즉
박물관과 미술관을 보면 그 나라 또는 지역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박물관과 미술관은 국가 또는 지역의 얼굴이면서 품격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경기도에는 114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을 것이다. 경기도 인구 1천100만명에 비하면 9만6천500명당 1개꼴이다. 선진국이나 선진 도시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지금은 숫자를 논할 때가 아니다. 최근 경기도가 114개 박물관과 미술관 가운데 박물관 84곳과 미술관 26곳 등 110곳(공립 30곳, 사립 80곳)을 대상으로 지난 한 해 동안의 입장객 수를 조사해 봤더니 527만8천381명이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1곳당 평균 4만7천985명 꼴이다. 공립과 사립으로 나누면 공립 입장객이 6만6천453명으로, 4만1천59명에 그친 사립보다 약간 많다. 문제는 평균 입장객 수가 아니라 시설당 실제 입장객 수에 있다. 110곳 중 40곳은 1년 동안 입장객 수가 1만명이 채 안 됐다. 그 가운데서도 11곳은 1천명에 미달했다니 충격적이다. 1만명이면 개관 일수를 300일로 쳤을 때 하루 33.3명, 1천명 일 때 3.3명에 불과하다. 이쯤되면 박물관 또는 미술관 칭호를 내세우기 부끄러운 수준
70년대 초에 대학에 다닌 필자세대에게 가장 나쁜 정치가로 각인된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우리세대에게 박정희라는 이름은 무자비한 탄압과 끔직한 고문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유신독재, 군사독재의 대명사이다. 그래서 그가 죽은지 3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대학동기 중 상당수는 “박정희만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필자세대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확실하고 강렬하게 가장 나쁜 독재자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 체제 아래 살았던 필자세대에게 박정희와 함께 나쁜 정치가로 간주된 사람들에는 전두환, 이승만 두 전직 대통령과 이기붕 전직 부통령이 있다. 전두환은, 필자세대가 대학을 졸업한 후에 집권했기 때문에 박정희만큼 독재자의 이미지가 강렬하지 못하지만, 광주사태의 충격 때문에 몹시 나쁜 정치가로 각인되었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세대의 머리 속에 김구를 암살하여 남북통일의 꿈을 원천봉쇄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장기독재 길을 연 최초의 사람으로 자리잡았으며, 이기붕은 이승만에게 아부하면서 호가호위(狐假虎威)의 권력을 누린 간신정치의 표본으로 기억되었다. 반면에 필자세대에게 가장 오랫동안 좋은 정치가의…
최근 대학가의 개강과 신학기를 맞이하면서 학생들이 교재를 준비하면서 불법복제를 하기 위해 대학가내 복사집은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심지어 학생들은 복사집에 제본을 하기위해 예약번호 까지 받는 해프닝까지 일어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와 저작권보호센터 따르면 2009년 대학 불법복제물 적발 건수는 5천860건으로 지난 2008년 적발건수와 비교하면 약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더욱 불법복제의 본질적 문제점은 학생들에 아무꺼리낌 없이 각종 전공서점의 제본과 대학교와 교수들 역시 문제 제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수업에 쓸 교재를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일부 복사집을 지정해 제본을 학생 수에 맞게 주문하는 경우까지 있다는 것이다. 책을 무단으로 복사하는 것은 저자와 출판사의 지적소유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저작권 위법에 해당되는 범죄이다. 그런데 신학기가 되면 학생들은 이와 같이 수강하는 과목 교재를 구입하지 않고 복사해서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매년 인상되는 등록금과 물가로 조금이라도 가게부담을 줄이려고 교재 제본을 통해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아지기 때문에 불법 복사를 한다는 것이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 성장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다. 신체적 조건이나 건강한 성장 못지않게 키가 컸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성장판은 뼈가 자라는 장소로 팔·다리·손가락·발가락·손목·팔꿈치·어깨·발목·무릎·대퇴골·척추 등 신체 뼈 중 관절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긴 뼈의 끝부분에 있다. 성장판이 자라고 이것이 골질로 바뀌면서 뼈가 자라게 된다. 성장기에 활발하게 성장하다가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이 분비되기 시작하면서 단단한 뼈로 변화하기 시작하여 2년 정도 지나면 완전히 단단해진다. 성장판 상태에 따라 키가 어느 정도까지 자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키를 크게 하는 음식물을 찾아 섭취하거나 적당한 운동을 시키느라 분주하다. 심지어는 병원을 찾아 성장판 검사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치료요법을 동원하는 법석을 떨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경우 고1~2학년이 되면 되면 성장이 끝나가는 시기로 본다. 따라서 성장판을 자극하기 위해 균형적인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성장에 좋은 식단은 칼슘과 단백질(가급적 식물성)이 풍부한 식단, 우유는 매일 500cc 정도 섭취하는 게 좋다고 한다. 운동은 가급적 관절에 무게가 쏠려 적절히 성
경찰은 지난해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과 관련한 부정 의혹을 조사 대상인 수도권 36곳 등 전국 76개 대학 중 60여 곳을 조사하였다. 경찰은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험생의 추천서와 수상 실적 등의 전형자료를 대학들로부터 건네받아 지원 및 당락 판정 과정에서의 부정 여부를 분석하고 조사하였으나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공부만 잘하는 학생보다는 창의력과 잠재력이 우수한 학생을 뽑겠다고 도입한 입학사정관제에 응시한 학생들이 서류를 조작하거나 내용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성적 위주의 획일적인 선발기준 대신 각 대학의 입학 사정관이 학생들의 특기와 창의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신입생을 뽑는 제도이다. 하지만 부작용과 부정개입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상당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제도 자체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은 결국 신뢰의 문제가 아닐까. 입학사정관제는 학생들의 성적 외적인 ‘스펙’을 함께 보는 제도다. 학생의 인지적 특성인 사고력, 표현력, 인성 등을 평가하고 대학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면도 평가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전형은 과도한 점수만의 경쟁을 막을 수 있어 일단 좋다. 그러나 이 제도가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가 1급 발암성 물질로 규정한 원인물질이다. 특히 악성중피종은 몸에 들어온 석면 먼지가 조직을 뚫고 늑막이나 복막까지 들어가 일으키는 암인데, 진단을 받으면 거의 1년 안에 사망하는 아주 무서운 병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10여 년 전 까지 석면으로 만든 슬레이트에 삼겹살을 구워먹는 일이 비일비재했을 정도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던 물질이기도 하다. 앞으로 10년~50년이란 잠복기를 감안하면 석면으로 인한 끔찍한 피해자가 앞으로 얼마나 나타날지 상상하기 어렵다. 현재 수원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구)KCC 수원공장(㈜금강고려화학) 철거작업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중단요구도 그 때문이다. KCC와 롯데쇼핑㈜은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소재 (구)KCC(㈜금강고려화학)수원 공장 부지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수원시는 지난해 6월 상업시설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지난달 수원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통과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지만 철거 과정에서 발암 물질인 석면이 대량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장
수원에 고등법원을 설립하자는 요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17대 국회인 2007년 9월 당시 민주당 이기우 국회의원(수원 권선)이 법안을 제출한데 이어 18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원유철 국회의원(평택 갑)이 지난 2008년 7월 수원에 ‘경기고등법원’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수원지방법원이 처리하는 사건 규모나 주민의 편의, 지방분권의 취지에 비춰 경기고등법원의 설치는 시급을 요하는 사항이었다. 특히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전국적인 관할 재조정 등에 대해 대법원과 법무부가 연구용역 등을 통해서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할 것을 수차례에 걸쳐 제안해 정부가 긍정적인 답을 주었지만 진행되지 않았다.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에서도 “서울고등법원 관할구역 중 수원지방법원이 관할하는 구역은 전체 대비 인구비율로는 약 28%, 사건비율로는 약 17%이며, 수원 관내에서 서울고법으로 접수되는 항소사건 수가 다른 고등법원과 비슷하다. 수도권 교통악화로 민원인의 불편이 너무 심하다. 서울고법도 사건 집중으로 처리 지연사태가 발생하니 경기고법의 설치는 타당하다”
우리들 주변에는 봄의 힘찬 날개 짓이 이어진다. 갤러리에서는 봄을 소재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야외무대에서는 군무(群舞)가 펼쳐진다.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겨우내 움츠렸던 문화행사와 예술분야도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지상(紙上)에도 문화예술소식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문화예술이냐? 문화와 예술이냐? 아니면 그냥 문화냐? 기사마다 다르게 게재된다. 글자가 다르듯 그 뜻과 쓰임새가 다를 텐데도 그렇다. 예술은 창작의 산물이다. 예술은 만인이 공유할 수 있다. 예술은 기교를 감추는 일이다. 예술의 진수는 겉으로 나타내지 않는데 있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말은 그리스의 의학 원조인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영역(英譯)한 것이다. 당초 ‘인생은 짧고 의학기술은 길다’이었다. 배워야할 의술은 많은데 인생은 너무 짧다는 것이다. 이것이 와전되어 인생은 짧으나 뛰어난 예술 걸작품은 영원히 남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예술의 기초는 도덕적 인격에 있다. 예술은 기예가 아니고 예술가가 체험한 감정의 전달이다. 예술작품 속에는 반드시 일정한 사상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위대한 예술이란 예술적 재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