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은 이수연한을 다 채우고 학업활동을 마치는 것이다. 졸업식은 학업을 마무리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 있는 의식이다. 학우들과 선생님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부르는 졸업 노래에 식장이 눈물바다가 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그래서 40대 이상 성인들의 졸업식에 대한 기억은 엄숙함과 이별의 슬픔이었다. 사실 40~50대의 고등학교 졸업식에서도 밀가루를 뿌리거나 교모를 찢는 등의 눈에 거슬리는 일탈은 있었다. 그런데 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노는 학생’들만의 행위여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물론 요즘도 많은 학교에서 의미 있는 졸업식이 진행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학생의 속옷을 찢고 강제로 바다에 빠트리는 등의 이른바 ‘막장 졸업식’이 벌어져 사회적인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의 모 중학교 졸업식을 마친 중학생 무리가 대낮에 동네 골목길에서 한 여중생의 교복을 강제로 벗기고 속옷마저도 찢은 뒤 학생의 머리에 케첩을 뿌리는 등 집단으로 괴롭히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찢어진 옷을 가슴에 안고 황급히 피하는 여중생의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경악했다. 경찰조사에서 여중생에게 집단 폭력을 가한 학생들은 이런 행위가 학교의 ‘전통’으
설 연휴가 끝났다. 여야 의원들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전한 ‘설 민심’의 최대 화두는 단연 세종시였다. 세종시 수정을 놓고 찬반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는 데다, 6.2 지방선거를 불과 100여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설 민심은 세종시 해법은 물론 향후 선거전략을 짜는 데 중요 자료가 될 전망이다. 여야 정치권은 각각 소속 의원들의 연휴 귀향활동을 통해 수렴한 ‘설 민심’을 공개하면서 앞으로의 활동을 예고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권내 세종시 갈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일제히 소개하면서도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은 수정안 쪽으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원안 쪽으로 각각 여론이 기울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여권 분열상, 세종시 블랙홀론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부여당의 고강도 처방에도 체감경기가 어렵다는 점을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설 연휴 기간에 정치권 인사들이 어디서 누구를 만나 어떤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지만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 그들의 귀에 반대의 얘기들이 들렸을 것 같지가 않다. 아예 그런 얘기를 할만한 사람들은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정치권이 설이나 추
지난 주말 올해 설도 지나갔다. 우리 모두는 어디 있든 고향생각을 하면서 마음 속의 진짜(?) 설날을 맞이하였다. 그런데 우리 뭇 남정네들은 명절 때마다 공처가 위치를 재확인한다. 명절 음식장만 등 대소사에 피곤한 아내와 집안 여자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다. 물론 오랜 전통을 내 대(代)에서 깰 수는 없다는 변명을 하면서··· 그래도 안 보는 척 하지만 남아도는 음식준비는 사실 부담스럽다. 경제적 낭비에다 결국 버려야 한다는 데 따른 죄책감도 크다. 고향 오가는 길에 버린 생수병과 에너지 낭비를 생각해도 마찬가지이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언젠가는 버리고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내 책임 아래에서는 안 바꾼다. 아니 못 바꾼다.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전통문화의 가치를 핑계로 다음 세대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책임을 넘겨야한다. 그렇다면 우리 세대가 책임져도 좋을 핑계거리(?)는 없는가? 물론 많이 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지속가능경제를 전공하는 한 외국 동료가 같이 연구하자고 보내준 ‘생각보다 비싼 일상사(Cheaponomics)’라는 자료이다. 이 자료에 의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그 가치를
구정을 지낸 치마 입은 분들의 노고에 대해 “고생했습니다”, 이런 평범한 인사가 아닌 “훌륭하십니다”란 찬사로 대신한다. 일년 가운데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고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물었더니 대부분 명절이라고 대답했다. ‘봉제사 접빈객’이란 말이 있다. 주로 지체 높은 집안의 한 해 일상을 함축한 표현인데 봉제사(奉祭祀)-제사 모시고, 접빈객(接賓客)-손님 접대한다는 말이다. 요즘처럼 수도꼭지만 틀면 뜨거운 물이 콸콸 흘러나오는 시대가 아닌, 한겨울 자리게가 꽁꽁 얼 정도의 추위에 제사 지내기 전후 유기그릇을 숱덩이 혹은 기왓장 부순 것으로 닦고 광냈을 시절, 봉제사 접빈객! 참으로 몸서리 칠 일이다. 특히나 종가(宗家)의 경우 제사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는 필설(筆舌)로 다할 수 없다. 얼마전 타계한 퇴계선생 15대 종손 동은씨의 걱정거리가 떠오른다. 그 어른 밑에는 차종손이 있고, 손자로는 치억씨가 있다. 차종손 근필씨(부친이 돌아가셨으니 종손이 되었지만)마저 팔순을 바라보는데,상처(喪妻)를 하셔서 혼자되셨다. 그 큰 종가를 덜렁 남자 3명이 꾸려갔는데, 종손 되시는 어른은 항상 걱정이…
지난 12일 밤늦게 7cm 가량 내린 눈 때문에 가평지역은 온통 하얗게 변해버렸다. 차량들은 거북이 걸음마를 하고 주민들은 설 차례상 준비에 빙판길을 조심조심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66사단 수색중대 188연대 김건형 소위와 장병 30여명은 이른 새벽부터 밀삽 등 제설장비를 지참하고 가평읍 주요 시가지와 차량통행이 빈번한 골목길에서 제설작업을 하며 땀방울을 흘렀다. 뿐만 아니라 설 차례상 준비에 분주한 주민들을 위해 무거운 짐을 거들어 주는 모습도 정겨워 보였다. 가평의 크고 작은 행사에 앞장서 대민지원과 자연보호캠페인, 재난구호 활동 등을 펼치는 66사단 장병들은 지역의 큰아들 몫을 늘 해오고 있다. 더욱이 이광석 사단장은 민족최대의 명절을 앞두고 관내 참전용사를 방문해 희생정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가 하면 윤장원 상이군경회장, 이진옥 유족회장, 석태순 미망인회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꾸준한 대민지원을 약속했다. 지역 내 어렵게 생활을 하고 있는 참전용사 가정을 방문해 정성껏 준비한 위문금과 위문품을 전달하며 위로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호국보훈정신과 경로사항을 함양시키기도 했다. 항상 지역을 사랑하고 주민들을 부모님처럼, 장병들을 형제
구(區)에는 자치구와 행정구가 있다. 자치구란 지방자치단체로서 법인격이 주어지고 일정한 한도 내에서 자치권이 인정되는 구이며, 행정구란 행정사무 처리상 편의를 위하여 설치되는, 단지 행정구획에 지나지 않는 구를 말한다. 지방자치법 2조 2항에 의하면 자치구는 특별시와 광역시의 관할구역 안의 구에 한한다. 자치구가 아닌 행정구는 특별시 또는 광역시가 아닌 인구 50만 이상의 시에 둘 수 있다. 따라서 행정구의 구청장은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시장이 임명한다. 자치구의 구청장은 지방선거에 의해 선출된다. 자치구와 행정구의 구청장은 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 현동훈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지난 2일 사직서를 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지난 3일에는 제주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쳤다. 현 구청장은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된 자치구 구청장이어서 제주지사 출마를 놓고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다. 현 구청장은 지난 2002년부터 8년간 구정을 이끌어 왔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아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대언론 관계를 총괄했던 국민참여당 이백만씨가 서울시 구청장 후보로 나설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전 수석은 풀뿌리 민주주
한국은 외국기업이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국가인가? 여기에 대한 직답 대신에 3M 코리아의 프랭크 리틀 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사무용품 등을 생산하는 3M은 전 세계에 7만명의 종업원이 있고, 60개국에 지사가 있고, 32개국에 생산설비가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한국은 외국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 일본과 중국보다 홍보가 되지 않아 숨겨진 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의 열정과 인내력, 속도감 있고 윤리적인 근로정신, 교육에 대한 열망, 성장에 대한 열정 등 한국 특유의 강점이 있다. 또 한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일본은 고비용과 세제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은 성장 잠재력은 좋지만, 투자환경이 냉각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과 중국에 고유한 이러한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 그의 견해는 한국은 다국적 기업의 투자처나 부품이나 원자재 공급선으로서 일본이나 중국보다 매력적인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 가려서 이러한 점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자유치는 저조할 뿐만 아니라 국내자금조차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묘지가 포화상태가 되고 국민들의 장묘에 관한 인식이 변화됨에 따라 자연장이 선호되고 있는 추세다. 자연장은 화장한 유골의 골분(骨粉)을 수목·화초·잔디·바다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거나 뿌려 장사(葬事)하는 것을 말한다. ‘장사등에 관한법률 개정안’도 이미 지난 2007년 4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법적 근거까지 마련돼 있는 상태다. 자연장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고인을 자연에 모시는 것이다. 자연장의 종류로는 수목 아래 모시는 수목장과 고인의 유해를 산, 강, 바다 등에 뿌리거나 안정하는 산골장 등이 있다. 이 자연장의 기본 방침은 첫 번째 봉분을 만들지 않는 것이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고인을 아름다운 자연상태에 돌려보내는 것이다. 당연히 많은 비용과 호화로운 장식을 추구하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자연장은 인구증가에 따라 나타나는 묘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점차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연장은 1999년 스위스가 먼저 도입했다고 하는데 한국은 불교의 일부 사찰에서만 운영되어 오다가 2004년 9월 김장수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장례식이 양평군 고려대학교 연습림에서 수목장으로 치러지면서 관심을 끌기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에 있는 경기대명고등학교에서는 지난 10일 조금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전국 최초의 공립 대안학교인 대명고 졸업생 30명이 부모님의 발을 닦아주는 세족식을 가진 것이다. 졸업생들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아버지, 어머니의 양말을 벗겨 드렸다. 부모님도 아들, 딸이 싫은 기색 하나 없이 발을 닦기 시작하자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묵묵히 자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파주시소재 법원여자중학교는 11일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서 하는 졸업식 대신 1년의 세월을 함께 보낸 담임선생님과 학급 친구들과 같이하는 반별 졸업식을 열었다. 각 학급에서는 지난 3년간 선생님들이 수시로 촬영했던 학생들의 생활 모습이 동영상으로 상영돼 참석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줬다. 상영한 동영상은 CD로 제작해 졸업생과 교직원 모두에게 선물로 줬다. 고양시 풍산초등학교는 10일 ‘졸업생 모두가 주인공인 꿈잔치’라는 주제로 졸업식을 열었다. 과거의 졸업식이 일부 학생들에게 외부기관 상장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에는 학교장이 졸업생 한명 한명에게 저마다의 특기를 칭찬하는 상장과 졸업장을 직접 전달했다. 그러는 동안 강당의 대형 스크린에는 담임선생
국내 최고의 전용 공연장을 표방하며 고양시가 의욕적으로 건립하고 개관한 고양아람누리 아트센터가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다. 고양아람누리는 철저히 장르별 전용극장으로 설계되어 오페라와 발레공연에 적합한 아람극장과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각종 클래식 공연에 국내 최적의 콘서트홀로 평가받는 아람음악당, 현대무용과 연극 등 실험 장르에 무한한 가능성을 갖춘 새라새극장의 3개 전용공연장을 보유하고 있다. 고양문화재단은 고양시의 출연금과 자체수입으로 아람누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의 미국발 경제불황과 신종플루로 인한 티켓판매 감소로 인하여 수입증대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고양시뿐만 아니라 전국에 소재한 모든 공연장에도 공통적으로 발생되는 사항인데 그 돌파구로 서로 의견이 모아지는 부분이 바로 기업의 후원과 협찬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으로부터 협찬이나 후원을 유치하는 일이 예전 같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IMF사태 이전에는 공연관련 홍보물이나 인쇄물에 기업체의 광고 노출만으로도 기업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수월하였다. 그러던 것이 몇 년 전부터는 똑같이 협찬이나 후원이라는 이름이 사용되더라도 실제로는 기업이 공연티켓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