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를 밥보다 더 좋아했고. 생전에 유고(遺稿)시집을 낸 우리 문단의 기인(奇人) 천상병(千祥炳,1930~1993) 시인. 누군가는 시인을 가리켜 “천상병은 천상 시인이다”라고 했다. 이 얼마나 마땅한 표현인가. 시인을 설명하는데 있어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다는 생각이다. 평생 시를 업(業)으로 살다 지상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귀천(歸天)’해 천상(天上)의 시인이 된 사람. 그가 떠난 지도 어느덧 17년의 세월이 흘렀다. 알려진 대로 천상병은 김관식, 고은과 함께 ‘문단의 3괴’로 꼽힌다. 술을 좋아했고, 만나는 사람에게 특유의 ‘손바닥 인사’로 용돈을 타냈다든지.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른 일, 이로 인한 극심한 고문 후유증과 영양실조로 행려병자가 돼 그의 소재를 알 수 없던 문우들이 유고시집 ‘새’를 발간하는 해프닝 등등. 그리고 그를 간호하던 친구 여동생인 목순옥 여사와의 결혼도 빼놓을 수가 없다. 그의 범상치 않은 인생유전은 초기 시가 우주의 근원과 죽음의 피안(彼岸), 인생의 비통한 현실을 노래했다면 말년에 이르러서는 아무런 수식 없이 동화처럼 맑고 간결한 시들을 발표한데서도 알 수가 있듯 그야말로 ‘천상’ 시인이었다. ‘저승 가는
천안함 사태로 인하여 온 나라가 비통함에 잠겨있고, 특히 천안함 희생자들의 평소 삶의 모습이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지면서 가슴은 더욱 먹먹해 온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로 희생된 이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미취업 상태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실업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것이다. 청년실업자가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에 달하며, 대기업에 취직하기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 보다 더 힘들고, 그나마 가끔식 나오는 채용공고도 정규직 사원이 아닌 임시직 인턴사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거창하게 통계를 인용할 필요도 없는 상식에 가깝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어릴 때부터 치열한 순위 경쟁을 통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노력하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좀 더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학점에 목숨을 걸고, 각종 학원과 해외연수를 전전했음에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안정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의 대책은 거의 미봉책에 가까울 정도로 수시로 변했다. 이명박 정부의 선거 공약인 일자리 300만개 창출 구상 역시 건전한 일자리 창출을 하는것이 아니라 나쁜 일자리라도 총량만 늘리면 된다는 생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김진표 최고위원이 20일 국민참여당 예비후보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모처럼 쓴소리를 했다. 두 후보간에 추진해왔던 후보 단일화 협상이 최종 결렬된데 따른 것이다. 야권 연합공천을 논의하는 4+4협의체는 이날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방안에 대해 논의를 벌였지만 양당은 시민단체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후보는 ‘벼랑끝 정치’를 그만두라”며 작심한 듯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온갖 궤변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상대를 협박한다고 항상 당근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참여당의 억지 주장 때문에 협상이 깨지면 국민참여당은 더 이상 정치권에서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부족한 선거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모집한 ‘유시민 펀드’가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 전 장관이 펀드라는 묘수를 낸 것은 경기도지사 선거비용 제한액인 40억7천300만원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후보자 등록은 기탁금 5천만 원만 내면 가능하지만 본선에 대비해 선거비용을 모아 두자는 취지다. 현역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후보 등록을 마친 다음달 14일부터 정치후원금을 모
DMZ(비무장지대)는 우리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6.25전쟁의 산물이다. 6.25는 1950년 6월 25일 시작되어 1953년 7월 27일 전쟁중단을 선언하는 정전협정이 체결되기 까지 3년 넘도록 지속됐다. 같은 겨레끼리 서로 싸우고 죽이는 참혹하고 비극적인 동족상잔의 전쟁은 끝이 나고 남북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즉각 2㎞ 뒤로 후퇴하면서, 군사적 완충지대인 DMZ(Demilitarized Zone)를 지정했다. 휴전된 지 60여년이 가까워오는 지금, 아직도 남북은 총과 대포를 맞대고 긴장감 속에서 대치 중이다. 그러나 DMZ가 분쟁지역, 휴전지역, 통제구역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자연생태계의 보존지역이 됐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2009년 9월 실시한 비무장지대(DMZ) 중부지역 생태계 정밀조사 결과 지형, 경관, 식생 등에서 다양한 자연생태 자원이 확인됐는데 특히 구렁이와 삵 등 멸종 위기의 야생동물 5종도 함께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실시한 서울대학교의 서부지역 조사결과에 따르면 파주 DMZ 일대에 오색딱따구리를 비롯한 11종의 희귀종과 검독수리, 흰꼬리수리, 두루미 등 천연기념물 13종이 살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동
민주당 경기도지사 당선을 향해 달리고 있는 김진표 의원이 도지사 선거전에 몰두하기 위해 20일 국회의원직을 과감히 던졌다. 그는 사퇴일성으로 “유시민 후보는 벼랑 끝 정치를 그만 둬라”고 일갈했다. 호소문 이라는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그의 어조는 비난에 가까웠다. “온갖 궤변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상대를 협박한다고 당근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억지주장 때문에 협상이 깨지면 국민참여당은 더 이상 정치권에서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야권후보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유 후보쪽으로 돌렸다. 그러나 김 예비후보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의 선두질주를 의식한듯 “선거혁명의 시작은 야권 후보단일화이므로 유시민 후보에게 ‘4+4 야권연대’ 협상테이블을 떠나지 말라”며 야권후보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당장 경기지사 선거전에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 김문수 지사의 독주 양상이 굳건해 그를 꺾기 위해서는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선결요건으로 꼽혀왔지만 민주당 김진표-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는 단일화 방식을 놓고 맞서다 결국 연대를 이뤄내는데 실패했다. 일찌감치 경기지사 선거를 위해 뛰어왔던 김 후보의 경우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를
무형문화재는 일명 ‘인간문화재’라고도 불린다. 공예나 전통공연 등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 또는 학술적 가치가 큰 무형문화재 가운데 그 중요성을 인정해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와 시·도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로 구별된다. 무형문화재는 한마디로 인류의 정신적인 창조와 기능이 합쳐진 위대한 무형유산이다. 그래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당사자들의 명예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도 이들을 ‘정신적’으로 예우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을 ‘정신적’으로만 예우를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무형문화재란 거창한 이름과 달리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노령화, 전수자 부재, 경제적 어려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이들의 앞날이 결코 밝지 않다. 도내 무형문화재 보유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60%에 달하는 등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으며 기술을 계승할 보조자가 지정돼 있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경기도와 AK플라자가 함께 손잡고 무형문화재 공예작품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19일 열린 무형문화재 자생력 강화와 전통 공예작품의 ‘명품 브랜드화’를 목표로 하는 ‘경기도 무
지난 16일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누가 적합한가’ 토론회에 참석한 오세훈 시장과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 4명의 후보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자질을 검증받았다. 이를 지켜본 서울시 유권자들은 앞으로 4년간 서울시를 이끌 한나라당 시장후보로 누가 적합한가를 판단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방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각 당별로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후보자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유권자들로서는 후보자 토론회를 통해 후보자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를 취득하는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선거법은 선전벽보와 후보자 등의 방송연설, 후보자 등 초청 대담·토론회, 언론기관 초청 대담·토론회 등을 인정하고 있다. 종전 합동연설회를 통한 후보자 간 세몰이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오류를 해소하기 위해 후보자간 정책 및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토론회를 최대한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강원도교육감 예비후보들이 19일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스페인 내전(1936~1939) 당시 인민전선정부에 맞선 프랑코 휘하의 파시스트 혁명장교였던 에밀리오 몰라 비달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리 군대가 이미 4열종대로 마드리드를 포위했고, 시내에 잠복하고 있는 제5열이 내응(內應)할 것이다”고 선언한다. 여기에서 ‘제5열(fifth column)’이란 말이 군사용어로 첫 선을 보인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길게 종대(縱隊)로 열을 지어 진군하는 것은 고대 로마군의 전투형태였다. 이 열을 columna(pillar, 기둥 또는 원주)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20세기에 영어로 들어와 스페인 내전에 처음 등장하면서 ‘내부의 파괴활동가’, ‘적과 내통하는 사람’을 뜻하게 됐다. 요즘 말로 흔히 쓰이는 ‘내부의 적’을 말한다. 이 말은 스페인 내전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던 헤밍웨이가 희곡 ‘제5열’을 1938년 발표한 이후 정치용어로도 널리 쓰이게 된다. 참고로 제4열이 외부로부터의 공격군을, 제5열이 내부의 적을 뜻한다면, 제6열은 바로 상대방에게 불리한 유언비어를 내부에 퍼뜨려 제5열을 돕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가를 전복시키려는 비밀집단인 제5열의 가장 중요한 전술은 공격대상이 되는 국가의 전
ㅇㅇ슈퍼(총 172개), ㅇ마트(총 10개), ㅇ플러스(총 168개), ㅇㅇㅇ슈퍼(총 129개), 합계(총 479개)….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할 것이다. 근래 문제 되고 있는 SSM(Super Super Market)의 2009년 11월 대기업 출점 현황이다. 대체로 매장면적 500㎡ 미만의 것이 전체의 반을 넘는다. 1천㎡ 이상이 되는 것도 148개소나 된다. 한편, 중소기업청에서는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사업을 추진해오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08년도부터 ‘문전성시’라는 이름으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기도 하다. 나도 어릴 적 살던 집 앞 찻길 건너에 있던 시장에 어머니 손잡고 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랬던 시장이 언제부터인가 슈퍼마켓을 이용하게 되고, 이제는 주말마다 대형마트에 가서 일주일치 식료품을 사다 놓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었다. 아이들조차 대형마트에 가자고 할 정도로. 그냥 ‘시장’이었던 곳이 한때는 재래시장이라 불리고, 왜 이제는 전통시장이라고까지 부르게 되었을까. 기존 도심지 내 존재했던 전통시장이 이용시민의 경제적 수준 향상으로 인한 자동차이용
천안함 실종가족들에 대한 마지막 도리는 ‘천안함 침몰’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천안함 침몰사고 발생 26일째이자 선체 함미(艦尾)에서 46명의 실종장병 중 38구의 주검이 수습된 지 6일째인 20일.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26일 9시 22분. 침몰한 천안함은 비명소리 한마디 외치지 못한 채 가라앉고 말았다. 승조원 104명 가운데 58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46명은 천안함과 함께 사라졌다. 이후 인양작업이 본격화 된 15일 실종 장병 44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부분을 인양, 수색결과 실종장병들은 가족들과 국민들의 염원을 뒤로한 채 싸늘한 주검으로 뒤늦은 귀환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천안함 생존장병들과 실종자 가족들은 힘겨운 눈물을 쏟아내고 또 쏟아내야 했다. 20일째 바다물속에 잠겨 퉁퉁 부은 팔과 다리, 얼굴엔 기름과 함께 진흙 번벅 등을 묻힌채 돌아온 장병들을 바라보는 가족과 전우의 모습이 보였다. 그 심정이야 어떤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더욱 실종 장병들이 함미에 모두 있다는 군측 추정과 달리 아들과 남편의 시신을 아직도 수습하지 못한 8명의 실종장병 가족들은 아직 함수인양에 한 가닥 희망을 건 채 하루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