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제부도는 참으로 아름다운 섬이었다. 썰물이 되면 바다가 감춰뒀던 길이 드러나고 저녁 무렵이면 촛대바위와 백사장을 물들이며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낙조가 가히 환상적이었다. 바닷가 옆 밭에는 옛날 왕에게 진상됐다는 땅콩이 해풍을 맞으며 잘 자라고 갯벌에서는 어패류가 풍성했다. 서편 바다 모래톱 위에는 해송이 그림처럼 아름다웠고 피서객들은 솔 숲 아래 천막을 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야말로 무공해의 섬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섬 가운데 산에 봉수가 설치돼있는 역사적인 지역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제부도는 청정한 자연의 섬이 아니란 인식이 들기 시작했다. 제일먼저 서편 바닷가 모래톱의 해송들이 잘려나가고 우후죽순처럼 음식상가가 세워졌다. 펜션과 민박, 위락시설도 들어섰고 섬 주민들의 인심도 예전 같지 않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바다가 죽어가기 시작했다. 서식하던 맛조개와 바지락 등 패류와 낙지, 갯벌을 뒤덮었던 밤게와 망둥이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해수욕을 온 피서객들은 바닷물에 몸을 담그길 꺼려했다. 인근 시화호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상가에서 바다로 쏟아버리는 생활폐수가 관광객들의 눈에는 더 거슬렸다. 매력 만점이었던 섬이었지
자율학교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 중인 교장공모제가 이르면 내년부터 전국 모든 초·중·고교에 전면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장공모제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교육공무원법 및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능력보다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 방식으로 결정되던 현행 교장 임용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내부와 외부에 교장 응모의 문을 열어둠으로써 교장 자격증 소지자 간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외부에서 유능한 교육 전문가를 영입해 일선 학교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미국이나 영국 등 일부 선진국처럼 학교의 발전을 위해 책임경영을 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봉사하는 최고경영자형 교장의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교과부는 교장공모제 전면 도입에 앞서 2007년 9월부터 자율학교에 한해 교장공모제를 시범 운영해 왔으며, 현재 392개 학교에서 해당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율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서도 교장공모제를 도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며, 학교장 판단에 따라 교장 공모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교장공모제를 희망하는 학교장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
2010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긍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내년 세계 경기는 물론 우리나라 실물경제 역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그 근거로 두고 있다. 하지만 내년 부동산 시장은 이러한 호재뿐 아니라 수 많은 변수로 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지방선거 개발 공약 남발에 따른 부작용과 금리 변동 등이 불안요인이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 당시 후보자들이 뉴타운, 재개발 공약으로 집값을 혼란에 빠뜨렸던 과정을 돌이켜 보면 내년 6월 열리는 지방선거 전·후로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에서 가동 시점을 조율 중인 출고전략은 이와 상반된 투자 불안요소다. 뿐만 아니라 규제와 완화가 교차됐던 부동산 정책이 내년에는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최근 주택시장의 최대 이슈는 단연 분양가 상한제를 꼽을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폐지 여부가 장기 계류하게 되면, 차후 민간 주택에 대한 공급물량 급감은 물론 이로 인한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정책 변수다. 또 내년 2월 11일 완료되는 미분양 및 신규 분양 계약자에 대한 양도세특례시한 연장 가능성과
연호란 군주국가에서 국가 원수가 자기의 치세연대(治世年代)에 붙이는 칭호를 말한다. 다른 말로 대연호(大年號), 원호(元號)라고도 하는데 처음 사용된 것은 기원전 140년 한(漢)나라 때였다. 이후 신라·일본·발해·월남 등이 본땄다. 연호의 명칭은 대체로 정치적인 이상을 나타내거나 상서로운 현상 또는 고전의 글귀를 인용해 제정하는 것이 관례었다. 연호 원조국인 중국에서는 명나라 이후 1세1원(1世1元)의 원칙을 따랐고,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경덕왕 이후 조선 말 대한제국이 되기까지 고유의 연호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연호를 사용한 것은 536년(신라 법흥왕 23) 때로, 한무제(漢武帝)의 연호 건원(建元)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그 후 진흥왕, 진평왕, 선덕여왕, 진덕여왕 때까지 독자적인 연호를 썼지만 649년(진덕여왕 3) 당나라 태종이 신라의 독자 연호 사용이 부당하다 하여 다음 해부터는 당나라 연호인 영휘(永徽)를 썼다. 822년(현덕왕 14) 김헌창이 장안국을 세우고 연호를 경원(慶元)이라 하였고, 고구려의 광개토왕은 연호를 영락(永樂)이라 하였다. 904년 건국한 궁예의 태봉국은 건국 초부터 연호를 사용하였으나 4차례나 바꿨다. 918년 고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역할을 받게 된다. 어떤 것은 태어나면서 얻게 되는 역할이 있는가 하면 죽어서도 없어지지 않는 역할이 있다. 또 개인적인 측면에서 혹은 사회적인 측면에서 얼키고 설키며 역할은 끊임없이 생성되며 소멸되어 간다. 어느 시기에는 명확하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으나 어느 때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방황하기도 한다. 역할과 관련한 우리의 속담 중에는 ‘허수아비도 제구실을 한다’라는 말로 아무리 무능한 사람일지라도 나름대로 역할을 한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우물에도 샘구멍이 따로 있다’라는 말로 늘 물이 차 있는 우물에도 물이 샘솟는 구멍은 따로 있어 무슨 일에서나 핵심이 되고 중요한 역할을 맡아 하는 대상은 따로 있는 것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도 있다. ‘집 안의 용마루’라는 말은 집에서 용마루가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에서, 집안의 중심 위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라는 속담도 있다.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역할에 대
술 먹고 놀기 좋아하는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연말연시에 이어질 각종 송년회, 동창회, 종무식 등 각종 회식으로 이어질 긴 음주의 레이스를 생각하면 긴장이 안 될 수 없다. 필자의 직업이 알코올 중독을 전공한 정신과 의사이다 보니 이맘때가 되면 주변의 지인들이나 언론사들로부터 ‘건강한 음주’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는 일이 많다. 이때마다 나름의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아마도 과연 ‘건강한’ 음주라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이 될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건강한 음주’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포도주 1잔이 심장병을 줄여주고 수명을 늘려준다거나 치매의 위험성을 줄여준다는 등의 연구 결과들이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면서 마치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무서운 사실들이 도사리고 있다. 먼저 음주가 도움이 된다는 기저의 연구 결과들에서도 분명히 지적하고 있는 것은 음주가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수준은 극히 적은 양의 음주(소주 2잔 이하, 포도주 1잔 이하)에 국한된 경우이며 이 수준의 양을…
‘2009 동아시아 유기농 컨퍼런스’가 지난 17일부터 오늘(20일)까지 4일간 COEX와 남양주(종합촬영소)·양평(친환경농업교육관)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 아시아 최초로 세계유기농대회(제17차 IFOAM OWC 2011)를 유치한 경기도가 본 대회의 사전행사 성격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IFOAM(세계유기농운동연맹) 회장인 캐서린 디마테오(미국), 부회장 앙드레 류(호주) 및 세계이사 등 해외 유기농 전문가 30여 명과 국내 유기농업 관계자 370명이 참가하는 등, 세계유기농대회 홍보 및 개최 준비와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한 사전 점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프레 IFOAM OWC’ 성격을 띠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 농업의 현실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 농업의 역사는 길다. 그러나 농업으로 인해 생산되는 곡식과 채소 등 농작물이 없으면 단 하루도 견딜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농업은 어려운 처지에 처해있다. 우리나라 농업은 제조업에 비해 환경이 좋지 않다. 그렇다고 농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식량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농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기농, 친환경 농업은 적극 권장돼야 할 농사
육아정책의 핵심은 보육에 있다. 그러나 아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맞벌이 시대, 출근시간부터 퇴근시간까지 운영되는 어린이집을 찾을 수 없다. 육아시설을 제대로 갖춘 회사를 다닌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렵사리 그런 회사에 입사했어도 경쟁이 치열해 순번이 돌아오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육아휴직제도란 것이 있기는 하지만 보완이 시급하다. 육아휴직이 곧 퇴직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종종 보아왔다. 육아휴직 기간이 좀더 길어야 하고 또 육아휴직 급여도 현실화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회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벌이는 각종 출산장려 정책들은 궁여지책을 만든 흔적이 역력한데다 별로 도움이 되지를 않는다. 산모도우미, 출산축하금, 보육지비원, 각종수당지급 등을 지원받기란 해당되는 경우가 별로 없어 그림의 떡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원책이 둘쭉날쭉 한것도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유엔인구기금(UNFPA)과 함께 18일 발표한 ‘2009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내년 6월2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채 200일도 남지 않았다. “아직 반년이나 더 남았네” 할지도 모르지만 당장 출마를 준비중인 인사들에게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어떤 이들은 2~3년씩 지역에 공을 들이며 칼을 갈아 왔다. 지방선거는 대부분 도지사나 시장, 군수 출마 예상자에게만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수도권의 경우 광역자치단체장의 선거가 전체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 수 있다. 그러나 몇몇 거물급 정치인들이 단체장 출마를 저울질 하는 지금 이미 수천명의 지역인사들이 지방의회 입성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당 공천제가 사실상 정착화된 상황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기란 너무나 험난해 보인다. 그러면 과연 지방의원을 희망하는 정치신인들은 의원 뱃지를 달기 위해 어떤 작업과 노력들을 벌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당장 시급한 것은 정당을 선택하는 일이다. 물론 기존에 정당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면 고민할 게 없지만 반대의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정당이 어디인지 저울질하게 된다. 요즘처럼 공천 따기 힘든 상황에서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다
흡연자나 비흡연자나 할 것 없이 담배의 유해성은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대부분 금연을 희망하거나 금연을 시도하는 등의 사회적 분위기로 흐르는 추세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담배에는 약 60여종의 발암물질과 4천여 가지의 화학성분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특히 담배 한 개피를 피우게 될 시 약 2mg의 니코틴은 비타민C를 파괴 타르는 폐암을 일으키고 호흡기 점막세포를 손상시킨다. 일산화탄소는 연탄가스의 주성분으로 중추신경계의 기능이 둔해지고 기억력이 감퇴되며 다량을 섭취하게 되면 심장이 뛰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동맥 내벽의 세포를 파괴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인체에 유해한 담배를 끊도록 돕고, 간접 흡연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03년 3월부터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령에 따라 대형 건물과 의료기관, 학교 등의 건물안에서 흡연을 금지했다. 만약 해당 장소에서 흡연을 할 경우 2만~3만원 사이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방침과 사회적 분위기와는 반대로 대학가에서는 ‘흡연’이 자유로워 비흡연자의 불만은 물론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학교내 흡연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수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