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건 지방선거건 간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유권자를 만나면 당장 간이나 쓸개라도 빼어 줄 것처럼 한다. “이사람 왜 이래”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머리를 조아리고 고개를 연신 굽신굽신 거린다. 심판의 날이 오고 당락이 결정되면 입장은 달라진다. 갑과 을의 관계가 180도 바뀌는 순간이다. 그 후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10.28 재선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수원 장안 선거구와 안산 상록을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과 무소속 후보들이 하루 24시간을 쪼개고 쪼개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느라 여념이 없다. 유권자들의 의식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후보자들은 도무지 모르는 모양이다. 후보자간에 서로 헐뜯고 비난하는 선거전이 난무하는가 하면 근거 제시도 없는 폭로전이 전개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알 수도 없고 또 확인할 수도 없는 공약들을 후보자들간 경쟁이나 하듯이 쏟아내고 있다. 수원 장안 선거구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간 철새정치인에 대한 비난전이 난무한다. 그러나 누구도 철새 정치인이라는 굴레에 자유롭지 못하다.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는 영통구를
100년 전 오늘(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역 플래트폼에서 울려퍼진 6발의 총성은 단순한 총소리가 아니라 대한제국의 독립을 가로막은 흉도에 대한 처단의 총성이었다. 6발 가운데 4발을 맞고 15분 만에 죽은 것은 을사보호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조선통감을 지낸 뒤 일본 추밀원 의장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였고, 총을 쏴 이토를 쓰러뜨린 정체불명의 사나이는 안중근 의사였다. 그는 이토히로부미가 쓰러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권총을 버리고 “코레아 우라! 코레아 우라! 코레아 우라!(한국만세)”를 삼창하고 러시아 관헌의 오라를 순순히 받았다. 이 장면이야말로 대한의 독립을 갈망하는 대한 청년의 비장하면서도 용감한 장거였다. 안중근은 러일전쟁(1904-1905) 때까지만 해도 ‘일본맹주론’자였다. 일·조·중이 정립(鼎立)하여 ‘동양평화’를 이룩하자는 것이 전제였다. 그러나 일본이 이를 어기고 조선에 이어 중국 침략에 나서자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는 옥중에서 사형을 기다리는 동안에 ‘동양평화론’을 완성했다. 첫째 평화회의를 조직하고, 둘째 삼국 공동의 은행을 설립해 공용 화폐를 발행하며, 셋째 삼국 공동의
최근 모 일간지에서 전국 고등학교별 수능성적을 공개한 이후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학교별 수능성적이 공개된 경위와 관련해서 국정감사 기간을 틈탄 모종의 음모설부터 정보 공개와 관련된 책임 소재 등등의 문제도 얘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논란의 핵심은 어쩌면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었던 사실들, 하지만 관련 정보가 노출되지 않음으로 인해 추측에 머물던 일들이 자료로서 확인된 사실들, 바로 ‘격차’의 존재가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학교별 수능 성적 공개를 통해 확인된 사실들은 이렇다. 분명히 지역간에 학력차가 존재한다는 사실, 공립고가 사립고보다 학력이 뒤처진다는 사실, 특목고가 일반고보다 학력이 우월하다는 사실, 지방에서 우수한 수능 성적을 거둔 학교들은 비평준화 지역의 학교이거나 자립형 사립고라는 사실, 한 지역 내에서도 월등한 성적을 거둔 몇몇 ‘학군’이 존재한다는 사실 등등... 이런 사실들을 접한 많은 일반 시민들은 새삼스럽게 그 내용에 놀랐다기보다는 “그럼 그렇지” 또는 “그런 줄 몰랐어”라는 식이다. 하지만 새삼스럽지도 않은 사실이 자료를
수년간 계속됐던 계양산 골프장 건설 논란이 입목축적조사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일대 격돌로 치달을 양상이다. 특히 입목축적률은 개발 사업의 가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그 ‘진위여부’에 따라 골프장 건설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양산 골프장 저지 인천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는 지난 6, 7일 시민조사단을 구성해 롯데건설 측이 조사한 방식대로 전체 27곳의 표준지 중 5곳의 입목축적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 롯데건설과의 입목축적률 차이가 많게는 5.5배에서 적게는 1.6배 정도로 나타났다. 이에 시민위는 롯데건설의 입목축적조사가 축소·조작됐다며 지난 15일 대표자 회의를 통해 인천시와 롯데건설에 대한 전면적인 시민저항운동과 법적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시민위에서 조사한 내용 중에는 표준지 위치와 측정방식 등 여러 면에서 오차가 발생했다”며 “조사 결과에 대한 해명과 함께 법적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위와 롯데건설의 입목축적조사 결과에서 쟁점사항은 위치 선정과 평균…
수능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은 요즘 하루 지내기가 고뇌와 초조의 연속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12년 동안의 학고(學苦)가 맑음과 흐림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대입의 문이 좁아지면서 생겨난 것이 ‘족집게 과외’다.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이 한 번쯤은 가까이하고 싶은 구원자지만 비용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실망할 것은 아니다. 시험이란 실력으로 치러 평가 받는 것이 떳떳하기 때문이다. 족집게란 눈썹 따위의 잔털이나 손 끝에 박힌 잔가시 따위를 힘 안들이고 뽑아내는 기구다. 그런데 점쟁이가 신통하게 점괘를 맞힌다해서 족집게라는 동의어가 생겨났다. 조선 말기에 명성황후가 장호원으로 피난 갔을 때 이 아무개라는 무당이 환궁 날짜를 예언했다. 예언대로 8월 망일(望日)에 환궁하게 되자, 명성황후는 이 족집게 무당을 진령군(眞靈君)으로 봉하고 북묘(北廟)를 지어 살게 하였다. 그 뒤로 혜화동에서 북으로는 낙산과 삼각산의 계곡 물이 미치는 부근의 도로에 금은보화를 실은 수례 행렬이 끊히지 않았다고 한다. 까닭인즉 소문난 족집게 무당을 통해 벼슬을 얻고자 하는 무리들이 싣고 오는 뇌물 행렬 때문이었다. 족집게 과외 교사의 몸값이…
양주시는 면적은 넓지만 이렇다할 산업시설이 없다. 그러나 요즘 양주시는 섬유산업 ‘허브’로 뜰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오랜 숙원사업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지난 20일 드디어 경기도 제2청사 회의실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한나라당 김성수 국회의원(양주·동두천), 임충빈 양주시장, 구본걸 LG패션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주시 회정동 일대에 패션복합타운을 건설하기로 하는 내용의 경기도-LG패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따라 오는 2012년까지 양주 회정동 일대 3만9천600여㎡에 고품격 패션 연구, 생산, 판매 및 문화시설 등을 갖춘 복합타운이 들어서게 된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100여개 패션 관련 업체를 유치해 디자인·생산·기술 협력 등을 통해 동반 성장도 가능해진다. 패션복합타운이 조성되면 2천여명의 고용 창출과 2천89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도2청은 기대하고 있다. 또 도2청은 그동안 원자재 생산에만 머물렀던 한계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브랜드 상품을 생산·판매해 패션 업계를 이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가뜩이나 경제한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할 계획을 세우고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할 정도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아주 흔한 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은 주요 사망원인 질환 중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2위를 차지하리라 예상되고 있다. 우울증 환자 수는 여자가 남자보다 2배 더 많고, 의존적 성격이나 완벽지향적인 강박적 성격에서 많이 나타난다. 의존심이나 완벽함이 채워지지 않을 때 상실감을 맛보게 되며, 이 상실감이 우울증의 주요원인이 된다. 우울증의 증상은 기분이 우울하고 의욕이 없으며, 입맛이 없고 무기력함, 수면장애 등이 있으며, 가장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울증 환자의 15%가 자살을 시도하며, 자살시도는 응급사항이므로 적극적인 위기개입이나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의 예를 보더라도, 전문가와의 정기적인 상담과 적극적인 위기개입, 전문가로부터의 적절한 입원치료가 우울증 치료에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스타도 아플 수 있음’을 인정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았더라면, 극단적인 행동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경우를 보면, 우울증 환자 A씨는 어려운 가정환경
현재 화성행궁 광장 옆에 있는 건물들은 화성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철거됐거나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아직 철거가 안 된 건물들 내에 작가들이 모여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일부는 비록 한시적이지만 아예 여기에 살고 있는 이들도 있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38명의 작가들이 철거를 앞둔 건물에서 함께 작품을 창작하고 정신적 소통을 하고 있으며 함께 식사를 하고 잠을 잔다. 따라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으며 작가들과 차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이 재미있으면서도 의미 있는 프로그램의 이름은 ‘행궁동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란 특정 지역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머물면서 작업을 하거나 문화체험, 전시 등의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일명 ‘거주 프로그램’이라고도 한다. 보통 주제가 정해져 있고, 예술분야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행궁동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세계문화유산 화성 성곽 안에서 살고 있는 행궁동 주민들이 지역의 작가, 단체 활동가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행궁동 역사문화마을 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화성 행궁 앞 광장의 남·북 지역의 철거대상 건물에서 펼
‘행복의 반올림, 희망의 어울림 2009 구리’라는 주제 하에 지난 10월 9일에서 12일까지 나흘간 구리시 한강시민공원에서 제8회 전국 평생학습축제가 성대히 열렸다. 평생학습을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자는 거대한 함성이 왕숙천을 휘감아 한강 둔치벌에 힘차게 울려 퍼졌다. 위대했던 고구려의 기상과 조선왕조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역사문화의 본향이자 평생학습도시인 구리시에 수만 명의 전국 평생학습 관계자들과 경기도민 그리고 구리시민들이 군집하여 숨죽여가며 위대한 학습축전의 개막을 환희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전국 평생학습축제는 제1회 천안 평생학습축제를 기점으로 대전, 제주, 광명, 부산 해운대구, 창원, 순천을 거쳐 올해로 8회차를 맞고 있다. 전국 76개 평생학습도시 중 구리시와 수원시, 용인시, 안산시 등 11개의 최다 학습도시를 보유한 경기도에서 광명시에 이어 두 번째로 구리시가 학습축제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연인원 200여만명이 다녀간다는 전국평생학습축제는 그야말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생애에 걸친 학습의 시대’를 방불케 하는 ‘모든 이’들의 명실상부한 한바탕 ‘행복…
세계적 관심사인 ‘녹색구매를 통한 기후변화 극복’을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녹색구매 세계대회’가 21일 오전 10시 경기문화의 전당 대공연장에서의 개회식을 시작으로 23일까지 본격적인 행사에 돌입했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대회라는 명칭에 걸맞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앨 고어 전 미국부통령을 비롯, 야마모토 료이치 국제녹색구매네트워크 회장, 콘라드 짐머만 이클레이 사무총장과 이만의 환경부장관, 조나단 리 어린이환경운동가, UN경제사회국 등 52개국의 환경 관련 인사가 참여했다. 이번 대회는 크게 3분야의 세션으로 나뉘어졌다. 공공·비즈니스·소비자세션에서는 분야별 녹색구매실천사례 발표와 토론이 각각 벌어진다. 소비자세션에서는 녹색상품 구매 활성화를 위한 그린마케팅 활성화 방안이 제시된다. UN경제이사국 주관으로 진행되는 특별세션에서는 ‘지속가능생산 소비 10개년 계획’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이 세션에서 도출된 의제는 UN에 의해 정리돼 코펜하겐총회 등 국제사회에 제안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번 녹색구매 세계대회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의 초점은 단연 앨 고어 전 미국대통령의 기조연설이었다. 앨 고어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환경 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