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말의 성찬이었다. 그 말 한마디에 울고 웃고 때로는 고마워하고 또 짜증스러워했던 한 해였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김수환), “정치하지 마라”(노무현),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이명박), “키 작은 남자는 루저”(여대생)…. 2009년은 말없이 일만 하는 소의 해였지만 말로 시작해 말로 저물고 있다. 올해는 금융위기 와중에 우리사회의 양심이자 등불이었던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감하는 등 초대형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대상을 반영하는 유행어가 쏟아져 나왔다.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김인식 야구대표팀 감독이 선언한 “위대한 도전”은 경제난으로 시름하는 국민과 나라 전체에 다시한번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고 사라지는 이슈의 홍수 속에서 인터넷 세상은 블로그와 댓글로 말을 신속히 실어나르며 ‘언어의 성찬’을 주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서에서 남긴 “미안해하지 마라.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끊임 없이 회자된다. 정권실세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8일 출입기자와의 오찬에서 한 “앞으로는 제발 ‘
크리스마스가 눈앞에 다가 왔다. 모든 이들에게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이 몇 토막 있으리라. 총각시절엔 아기예수가 태어난 이 성(聖)스럽고 거룩한 날을 짝짓기 결선일이라도 되는 듯 모종(某種)의 엉큼한 작전도 짜고,그렇지 못한 패들은 술에 취해서 약간의 실수는 당연히 면제받은 날처럼 곤드레 만드레가 돼 아침에 숙취로 고생하고... 전날 광분(狂奔)의 기억을 더듬고는 부끄러워 몸서리를 치는데... 그러나 결혼하고부터는 아예 무덤덤해진다. 어쩌면 ‘가족과 함께’ 이 구호마저 부담으로 다가온다. 몇 년 전 크리스마스는 아직도 또렷이 떠오른다. 죽은 후 빈소(殯所)에 와 뜨거운 눈물 몇방울 흘리고, 그간의 사연 때문에 어떤 말도 찾지 못하고 삭이느라 멍하니 빈소를 지킬 친구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친구와 그 친구의 어머니와 얽힌 이야기다. 친구 가운데 셋째라고 이름 속에 석 삼(三)자가 들어간다. 아버지 생사를 알 수 없고,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했지만 타고난 총명함과 지식에 대한 갈망이 남달랐다. 역사가 오래됐지만 고만고만한 지방중학을 졸업하고도, 그 어렵다는 서울의 명문고, 그리고 서울상대를 입학했다. 대학 4년을 가정교사로 버텼다. 누구의
한창 송년회 모임으로 분주한 때이다. 그런데 왠지 다른 해와 다른 느낌인 것은 왜일까. 회식자리에서 2차, 3차로 이어지던 분위기는 1차로 헤어지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참석을 독려하던 전화도 작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우리 사업처 주변 모습도 비슷하다. 주변에서 모두 경기가 안 좋다 하니, 손님이 없거나, 한 두 달 영업이 어려운 정도는 이제 익숙한 모양새다. 최근 피부로 와 닿는 경기는 이전의 몸살 정도를 넘어선 또 다른 느낌임을 지울 수 없다. 한창 잘 된다고 입소문이 난 음식점의 매출이 50%로 줄었다고 하고, 그 옆의 음식점은 아예 문을 닫았다. 부동산은 거래가 없어, 부동산사무실이 개점휴업 상태인 곳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일손이 모자라 몇 배의 콜요금을 지불해야 했던 대리운전업계도 매출이 급감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대기업에 납품을 하던 한 중소기업체는 수개월의 수주 중단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부도를 내고 말았다.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은 지금 당장의 공해 문제 때문이 아니다. 이미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된 온실효과 때문일 것이며, 빙하는 매우 서서히 녹아내릴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느끼는 경기의 체감은 1년 전의 미국발 한파인지,…
지난 주말에는 ‘H’ 정신수양단체 회원 71명이 수련원 운영권을 빼앗기 위해 원장 살해를 기도하고, 회원들에게 마약 성분을 먹여 집단 성관계를 강요하는 등 엽기적 범행이 밝혀져 시끄러웠다. 이로 인해 입건된 이들 가운데는 의사와 교사, 공무원, 탤런트 등 이른바 아쉬운 것 없이 ‘먹고 살만한 사람들’도 포함돼 있어서 충격을 줬다. 이들은 청산가리와 양잿물을 원장에게 먹여 살해하려고 하는가 하면 자신들의 세력을 불리기 위해 회원들에게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향정신성의약품(졸피뎀)을 음료수에 섞어 마시게 한 뒤 집단 성관계를 맺어 세력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18억5천만원 상당의 헌금까지도 훔쳤다고 한다. 얼마전에도 유명 월간지에까지 소개된 ‘B’라는 수련단체의 교주가 ‘깨달음’을 미끼로 여자 회원들을 유혹해 성관계를 맺고 병을 치료해준다며 돈을 갈취해 말썽이 된 적도 있었다. 이런 사이비 종교나 수련단체의 경우 교주는 예외 없이 돈과 성관계를 요구한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신분고하와 관련 없이 “모든 여자들은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신전 앞뜰에 앉아 있다가 지나가는 낯선 남자와 성관계를 가져야 했다”면서 이는 ‘종교적 의무’였다고…
요즘 경기도내 교사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경기교육 어디로 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연일 터져나오는 교육정책이 실천과 존중의 하달보다는 혼란과 거부의 연속이라는 말이다. 왜 바람 잘 날 없이 경기교육을 뒤흔들어 놓느냐고 하소연 하기도 한다. 물론 김상곤 교육감의 교육철학에 절대적으로 찬동하는 교사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보편적이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경기도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련해 발표한 ‘경기도학생인권조례안’ 초안이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는 체벌과 집단괴롭힘 금지, 두발ㆍ복장 자유화, 과도한 휴대전화 규제 금지,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 등 교과 외 학습에서 학생 선택권 존중, 수업시간 외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 등 학생의 선택권이라는 이름 아래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들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중고교생의 인권 문제를 다룬 조례안이 나왔다는 점에서 교육계의 의미 있는 시도지만, 일부 내용은 현실을 너무 앞서가는 이상론이 아닐까 걱정스럽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회는 학습권과 사생활 보호, 표현의 자유, 자치활동의 자유, 교육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학생 인권을 보장하는 조례안 초안을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하도로(U-SMART way)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대심도급행철도(GTX)가 그것이다. 각 지자체가 앞다퉈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들고 나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초 경기도는 지하 40~50m 깊이에 수도권 간선급행철도(대심도)를 건설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뒤질세라 서울시도 지난 8월 도심 지하에 도로를 뚫는 야심찬 구상이라는 이른바 ‘U스마트웨이’를 내놓았다. 경기도가 추진 중인 GTX노선은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74.8㎞), 의정부~군포 금정(49.3㎞), 청량리~인천 송도(49.9㎞) 등 3개 노선으로 GTX가 개통되면 강남과 일산을 20분대에 오가는 등 경기도에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도는 GTX 사업안을 지난 4월 국토해양부에 제안했다. 국토부는 현재 교통연구원에 의뢰, GTX의 경제적 타당성 등을 검토 중이다. 사업 추진 여부는 내년 초에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도심을 남·북간 3개축 동·서간 3개축의 총 6개 노선으로 구성해 서울의 땅밑을 거미줄처럼 잇는 지하도로망을 2020년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mid
시절(時節)과 관계 없이 가까이 하고픈 것 가운데 하나가 시(詩)다. 화사한 봄이면 꽃철이어서 좋고, 무더운 여름이면 정열을 느낄 수 있어서 좋고, 고즈넉한 가을이면 상념에 빠질 수 있어 좋고, 혹한의 겨울이면 긴장을 풀어줘서 좋은 것이 시다. 하지만 시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괴테는 말했다. “시를 이해하려면 시의 나라로, 시인을 이해하려면 시인의 나라로 가야만 한다.” 때 마침 최연식의 시집 ‘허름한 보폭 사이의 흔적’이 나왔다. 최 시인은 강화 태생으로 계간 ‘시인정신’ 신인상 수상을 통해 등단했다. 1999년의 일이니까 올해로 등단 10년째다. 그런데 이미 ‘문득 그대 그리운 날’, ‘내게 머문 눈빛 만으로’, ‘그늘 속에 잠들다’ 등 세권의 시집을 낸 바 있고, 공동시집으로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와 칼럼집 ‘도사님 거꾸로 가다’를 상재(上梓)했다. 최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멤버다. 굳이 나눈다면 재야 시인이라 할 수 있다. 주제시 ‘허름한 보폭 사이의 흔적’은 “삶이란 쉼 없이 내딛는 걸음 사이로 스쳐가게 마련이다”로 시작된다. “가고픈 대로 걸음을 옮겼던 시절은, 쓰린 상처와 예쁜 문신이 절반씩 차지하지만, 기울어지는 햇살에 얼굴 내밀고 헛
최근 경기도 내 경제계가 꽤 시끄럽다. 새해로 넘어가는 연말 특성 상 의례 인사와 관련된 여러 풍문이 돌기 마련이지만 그 중 뼈(?) 있는 소문이 있어 주목된다. 그것은 바로 경기지방 중소기업청(이하 경기 중기청)이 앞으로 존폐위기를 겪을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다. 이러한 예측은 최근 정부로부터 불고 있는 통합 등 공기업 경영효율화 방안과 맞물려 한층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사실 경기 중기청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란 관측은 어제 오늘 드러난 이야기가 아니다. 도 산하기관인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중기센터)의 출현으로 중기청과의 기능적·업무적 중복 발생이 불가피함에 따라 이미 몇 해 전부터 붉어져 나온 관측이다. 만약 경기 중기청이 이러한 이유로 큰 변화를 맞게 된다면, 경기와 인천 중기청을 통합한 경인지방 중기청으로 개편하는 방식과 경기도 산하기관으로 이양되는 방식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통합돼 인천에 본사를 둔 경인지방 통계청을 비롯해 이달 인천 본부와 통합, 인천으로의 이전이 유력한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 사례 등이 인천과의 통합안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적 기업지원 측면을 보면, 지자체로 이양하는 방식이
마후후이(馬胡會). 우리에겐 낯선 단어이다. 이는 대만 총통 마잉규우(馬英九)와중국공산당총서리 후진타오(胡錦濤)간의 회담을 뜻하는 말이다. 중국측에서는 거꾸로 후마후이(胡馬會)라고 부른다. 최근 중국과 대만의 권위있는 학자와 고위 관료 사이에서는 후진타오와 마잉규우가 만나 양안(兩岸) 대결을 종식시킨다면 노벨평화상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진담 반 농담 반의 꿈같은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한다. 마잉규우가 2008년 5월 대만 총통에 취임한 이래 중대(中臺) 관계는 온난화가 계속되고 있다. 작년 말 통신, 통상, 통항의 이른 바 삼통(三通)이 이루어졌고, 올 5월에는 대만이 세계보건기구에 옵저버로 가입했다. 통항의 경우 현재 중국 대륙과 대만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항공편은 주(週) 260편이나 된다. 이미 ‘하늘의 벽’은 없어진거나 다름이 없다. 후진타오 측근은 후마후이에 대해 “물이 흘러 강이 되듯이 자연에 맡기자(水到渠成, 順基自然)”라고 말한다. 성급한 접근은 금물임을 암시하고 있다. 마후후이든, 후마후이든 그 실효기간은 2012년 5월부터 동년말까지의 반년간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마잉규우가 2012년에 재선되면 그해 5월에 임기가 시작되고, 후진타오의…
올 들어 세종시를 둘러싼 여당(친이와 친박)내 갈등에다 당정과 야당의 불협화음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이에 더하여 당정협의를 거친 후 하루 만에 대상지역이 바뀌는 등 혼선을 겪고 있는 행정구역 자율통합 방안도 그렇다. 시·군통합은 같은 생활권의 도시를 한데 묶어 행정효율을 높이고 주민생활을 편리하게 하겠다는 정부의 추진 취지와 서로 통한다. 이러한 정책안을 바탕으로 행정안전부가 행정구역 자율통합 방안을 발표한 이후, 지난 11월 5일에 주민의견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찬성률이 높아 지방의회의 의견을 거쳐 통합을 결정할 대상으로 수원-화성-오산, 성남-하남-광주, 안양-군포-의왕, 청주-청원, 창원-마산-진해, 진주-산청 등 6개 지역을 선정하였다. 이에 따라 찬성률이 높은 6개 지역은 11월 중 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 의견을 청취하고 불가피한 경우 주민투표를 실시해 연말까지 통합자치단체 설치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가 이 법안을 12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면 내년 7월 통합시를 출범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통합시 출범과 관련하여, 지난 11월 10일 행안부 장관과 한나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