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또 저물고 있다. 묵은해, 새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을 그어 한 해를 마무리하고 매듭을 짓는 시간, 마지막 한 장을 남겨 둔 달력 앞에 서면 주마등처럼 한 해의 단상들이 떠오르고 숙연해진다. 어떻게 살아왔는가? 주변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얼마나 도움이 되고 뾰족한 나의 성격을 얼마쯤이나 갈고 닦았는가? 성숙을 향하여 얼마나 전진하였는가? 원과 원이 만나면 서로 부딪히지 않고 동심원을 만들며 부분집합이나 진부분집합 등을 만든다. 그러나 뾰족한 것은 만나면 서로를 찌르고 상처를 내곤 한다. 이것이 우주의 원리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원리이다. 우리 주변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긋나며 서로에게 상처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사람들에겐 콤플렉스로 작용한다. 콤플렉스가 심화될 경우 치명적 정신질환이 오기도 한다. 환자 A씨는 어린 시절 부친의 주사가 심해, 부친이 술을 마신 날이면 부친의 폭행을 피해 밤새 잠도 못자고 엄마와 함께 도망다니며 마음을 졸여야 했다. 부친은 노름으로 돈을 잃고 바람까지 피워 부친에 대한 강한 분노감과 적개심은 A씨의 가슴에 각인되었고, 그 결과 A씨는 빗나가기 시작하였다. 지나
그동안 화성시민들은 공연 예술에 굶주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연을 보고 싶을 때면 수원시에 있는 공연장으로 나와야 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3일 화성시 병점동 734번지에 화성시문화재단 유앤아이(YOU&I)센터가 개관함으로써 이런 불편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어느 정도’라고 표현한 것은 화성시 지역이 워낙 크기 때문에 서신이나 발안, 조암, 섬마을까지 아우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화성시문화재단은 연륜은 짧지만 가정집에 이르기까지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가 예술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찾아가는 공연장’과 ‘찾아가는 영화관’, 지역문학인들과 함께하는 ‘북 앤 리딩쇼’ 낭독회, 질 높은 음악회와 연극 공연 등 비중 있는 공연을 해옴으로써 주목을 받아 왔다. 유앤아이센터는 대규모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지하 3층, 지상 4층 건물에 전문 공연장, 스포츠 시설, 문화 관련 시설, 여성과 청소년 관련 시설, 편의 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문화공간일 뿐 아니라 건강·생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센터의 아이스링크 시설은 화성시민들은 물론 수원시의 청소년들로부터도 각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오죽하면 지난 8월 화성시와 아무 연고가 없는 서울시민이…
정부가 추진하려는 연료비 연동제는 국제시장에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국내 가스, 전기요금도 이에 연동해 인상하고 반대로 국제 가격이 내리면 국내 요금도 인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가스는 내년 3월부터, 전기는 오는 2011년부터 국제가격에 연동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0년 업무추진계획’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에너지 가격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해 에너지 사용절감을 유도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했다. 고유가가 수시로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에너지 절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연료비 연동제를 추진키로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그동안 국내 에너지 요금은 원가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해 왔다. 서민생활의 안정을 고려한 까닭이다. 전기 값이 싸다보니 온실에서 석유제품 대신 전기로 난방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오일 쇼크’때나 에너지 절약에 반짝 신경을 쓰다가 위기가 지나면 흐지부지되고 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지나친 냉난방 등 에너지 낭비가 얼마나 심했는지 반성해야 할 정도다.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자 하는 투자도 미흡하기 짝이 없
개인 신용 7등급 이하의 서민과 이에 버금하는 저신용자는 은행에 갈 일이 없다. 은행 문이 열려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이 넘어야할 높은 문턱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은행은 그림의 떡과 같아 보이고, 때로는 자신 처지를 한층 처참하게 만드는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회와 금융기관으로부터 무시 당하거나, 외면 당했던 저신용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자선은행’이 생겨났다. 이름하여 ‘삼성미소금융재단’이다. 삼성그룹은 국내 재벌기업 가운데 최초로 지난 15일 수원 팔달시장 내에 미소은행 1호점을 열고 개소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승유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홍성표 신용회복위원장, 김용서 수원시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이순동 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 등 비중 있는 재·정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삼성 계열사가 매년 300억원씩 향후 10년 간 총 3천억원을 출연해 운영하는 자선 은행이다. 우선은 접근성이 좋은 팔달시장 안에 1호점을 개설하고 영업을 시작했지만 내년에 전국 4~5곳에 지점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미소은행은 자기 자본이 없어서 개인사업을 할 수
“고기잡이하던 어부가 기총사격을 당하여 팔뚝이 관통을 당하고 엄마 따라 조개 채취하러 바다로 갔던 12살 먹은 소녀가 폭탄의 파편에 다리가 잘려 나가고 굴을 따던 임신 8개월의 산모가 포탄에 명중되어 즉사하는 참상이 매향리 땅에서 50년 간 자행된 것입니다.(중략) 폭격장이 설치된 이후, 160여 세대의 주민 가운데 19명이 원인 모를 자살을 했습니다.” 1990년 1월 18일 폭음피해주민대책위원장 전만규 씨의 법정 최후 진술 중 일부로서 이 글을 읽다보면 분노와 슬픔, 연민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매향리 사격장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부터 지난 2005년까지 54년간 미 공군 사격장으로 사용됐다. 이곳의 자연지명은 고온리, 또는 고로니인데 미군들은 쿠니라고 읽고 있다. 쿠니사격장에서는 평일 하루 평균 11시간 씩 전투기의 기총사격과 폭탄투하 훈련이 실시됐다. 오폭사고로 주민 11명이 숨지고 소음피해를 겪은 주민도 4천여명이다. 이 때문에 지난 1980년대부터 사격장이 폐쇄될 때까지 주민과 주민들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학생들과의 마찰이 극심했다. 결국 주민들의 적극적인 투쟁으로 쿠니사격장은 폐쇄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곳에는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2011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을 보면 내년에 118개 대학이 3만7628명을 입학사정관제로 뽑는다. 올해보다 선발인원이 53%나 늘어나는 것이다. 제도가 본격 시행된 지 불과 2년 만에 입학사정관제 선발인원이 신입생 열 명 중 한 명꼴(9.9%)에 이른 셈이다. 학생의 성적뿐 아니라 잠재력과 자질을 평가해 뽑는다는 점에서 입학사정관제는 바람직한 제도다. 그러나 제도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제대로 시행될지에 대한 검증이 덜 된 상태에서 그리고 기반 환경구축이 덜 된 상황에서 무턱대고 확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일부 대학은 잠재력 있는 인재를 뽑는 입학사정관제도를 내신등급 상위권자나 특목고 학생을 뽑는 편법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성적이 기재된 성적표가 놓여 있는 상태에서 순수하게 영어만 잘하는 학생을 뽑을 수 있는지 오히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전 교과를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게 될 여지도 있다. 대폭 확대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가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고액 컨설팅 등 또 다른 사교육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는 입시학원이 늘고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학원으로 유입되는 상황에서 외고 입시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
성남문화통화 ‘넘실’. 성남지역의 문화환경 중심지인 탄천의 의미를 살려 문화통화 이름을 ‘넘실’로 지었다. 탄천의 풍부한 수량과 시민 여가 시설에 문화 공존은 시대적 과제다. ‘넘실’은 여기서 착안됐다. 문화통화 ‘넘실’을 이용한 지역문화 꽃피우기에 성남문화재단이 나섰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성남문화통화제도. 최근 들어 사랑방문화클럽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문화통화는 상호 통장을 발행해 품앗이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성남 넘실의 경우 문화활동을 통해 이를 관철해가고 있다. 클럽회원 1천500명중 문화통화에 320명(70개 클럽)이 가입, 기타클럽·그림클럽 등 각 동아리들은 지정된 공간인 사랑방(1호 만나교회, 2호 보바스병원 등) 강당 등에서 연습 등을 한 댓가로 환자 등에게 기타연주, 그림 치료 등을 하는 등 품앗이에 임한다. 재단은 사랑방을 앞으로 160여개로 확대할 방침 하에 16일 오늘도 2곳에서 등록을 마쳤다. 성남문화재단은 문화통화 사업을 중시한다. 거창한 구호보다 곳곳을 무대로 시민과 직접 대하며 문화기운을 전파해 가겠다는 것이
직장인들은 올 한해를 축약하는 사자성어로 먹고살 걱정이라는 뜻의 ‘구복지루(口腹之累)’를 선택했다. 취업포털 커리어는 최근 직장인 1천8명을 대상으로 올 한해 직장생활을 축약한 사자성어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21.6%가 ‘구복지루’를 답했고 그 다음으로는 매사진선(每事盡善·모든 일에 최선을 다함) 17.9%, 동상이몽(同床異夢·겉과 달리 속으로는 딴생각을 함) 16.3%, 권토중래(捲土重來·실패 후 힘을 회복해 재기함) 10.1%, 침과대단(枕戈待旦·긴장을 풀지 않고 늘 전투태세를 갖춤) 8.7% 등이 있었다. 새해 소망, 결심을 표현한 사자성어로는 만사형통(萬事亨通·일이 순탄하게 진행함)이 24.7%로 가장 많았고 수불석권(手不釋卷·늘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음) 16.7%, 일취월장(日就月將·나날이 발전함) 14.2%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구직자 667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해 물어본 결과 ‘아무리 구하고자 해도 얻지 못한다’는 뜻의 ‘구지부득(求之不得)’이 38.5%로 1위를 차지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내년 경제성장치가 4.5%로 예상되는 등 경제사정이 나아진다고는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서민경제는 이에 미치지 못
필자가 일본에서 돌아온 이듬 해인 2004년에 일본 요코하마시의 ‘문화예술창조도시 요코하마’ 정책을 모연구원에서 발간하는 간행물에 소개했다. 물론 당시만 해도 이러한 주제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던 시절이었기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2005년에는 필자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경관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요코하마시의 사례를 소개하였을 때에서야 비로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에는 지역균형발전, 문화중심도시사업 등에 의해 전국이 개발의 파도에 휩쓸리기 시작하던 때였으며, 또한 ‘창조적 도시’, ‘창조적 계급’과 관련하여 Charles Landry, Richard Florida와 같은 외국전문가가 우리나라의 각종 매체에 종종 오르던 초창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요코하마에서는 이미 유럽의 창조적 도시라고 일컬어지는 여러 도시들과 교류 및 네트워킹을 시작해오고 있었다. 2007년 가을 기존에 근무하던 문화관광부 공간문화과에서 지역문화과로 옮기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지자체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으로 ‘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Program(
오늘이 동짓달 초하루(16일)다. 동짓달은 중동(仲冬) 또는 지월(至月)이라고도 하는데 중동이란 이 달이 겨울 복판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고, 동짓달과 지월은 이 달에 동지가 들어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동지는 북반구에서는 연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 또 태양이 이 날부터 북상을 시작하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동짓날(22일)을 ‘작은설’ 또는 아세(亞歲)라고도 하였다. 동짓날 민간에서는 악귀를 쫓아 내기 위해 뱀사 ‘巳’ 자를 백지에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였고, 시절 음식이자 귀신 쫓는 기능이 있다고 믿는 동지 팥죽을 쒀서 먹었다.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 에 보면 공공씨(共工氏)의 망나니 자식이 동짓날에 죽어 역신(疫神)이 되었는데 살아 생전에 팥을 무서워했다고 한다. 그 역신을 쫓기 위해 쑨 것이 동지 팥죽으로 전래된 것이다. 동짓날에 눈이 많이 오고 추우면 이듬해 농사가 풍년이고, 날씨가 따뜻하면 이듬해에 질병이 많아져 사람이 많이 죽는다고 했다. 기왕이면 동짓날에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워 내년에 풍년이 들고, 요즘 극성 부리는 신종플루가 종식될 수 있다면 오죽 좋을까. 조선 말기 도학자 이항로의 제자들은 동짓달과 복패의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