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정방폭포 인근에 낯선 이름의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서복전시관’이라 붙여진 현판으로 미뤄 서복이라는 인물을 조명한 전시관임이 분명한데, 서복은 고대 중국인이다. 알려진 대로 중국 최초로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의 나머지 꿈은 불로불사(不老不死)였다. 천하에 부러울 것이 없고, 더 이상 성취할 것이 없는 시황제였지만, 죽음만은 피할 수 없는 게 못내 아쉬웠다. 시황제는 영생을 보장하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천하 각지와 외국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보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 무렵 시황제 앞에 도(道)에 정통한 방사(方士)임을 내세운 서복이 나타났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서불(徐市: ‘서불’로 읽는다)로 불리기도 하는 서복(徐福)은 시황제에게 “바다 건너 봉래(蓬萊), 방장(方丈), 영주(瀛洲)의 삼신산(三神山)에는 신선이 사는데, 동남동녀를 데리고 가서 모셔오고자 한다”고 상주한다. 이를 크게 반긴 시황제는 60척의 배에 동남동녀 3천명을 비롯, 5천명이 넘는 장인들을 태워 보냈는데 서복은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 개념상 사기를 당한 것이다. 또 당시 선단의 규모가 그 정도였다면 한반도 혹은 일본 등 어느 곳에 정착해서…
대한민국의 시(市)나 도(道)의 노래를 보면 대부분 4/4박자로 돼 있으며, 혹은 경기도의 노래같이 4/4박자와 2/4박자가 혼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흥렬 작곡의 ‘수원의 노래’는 특이하게도 6/8박자로 작곡됐으며, 굿거리장단의 2박자 개념인 흥겨운 국악장단으로 전국 유일 무일하게 작곡돼 수원화성(華城)과 잘 어울리는 훌륭한 노래다. 특히 작사자인 유달영 박사는 수원농림전문학교 출신의 지역문화인이자 수필가, 농민운동가, 서울농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수원지역의 많은 중·고교 교가를 작사했으며, 수원 지지대 고개 초입에 있는 평화농장에서 자연과 함께 오랜 기간을 살기도 했다. “이 강산에 정기가 한 곳에 모여 그림같이 아름다운 정든 내 고향/이끼 푸른 옛 성에 역사도 깊어 어딜 가나 그윽한 고적의 향기/주옥으로 부서지는 화홍 칠간수, 버들 푸른 여기가 내 고향이라/옥야천리 넓은 들에 호수가 넘쳐 노래 소리 드높으니 낙토가 아니냐/수원! 우리 수원! 정든 내 고향 수원 날로 달로 융성하는 복지가 여기다!” ‘수원의 노래’는 10만 시대의 수원부터 60여 년을 불리며 수원의 역사와 시민의…
경기도의원을 두 번 역임한 모 인사는 꿈만 같았던 도의원 시절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얻을 수도 있고, 안 되는 일 없는 이런 갑(甲)의 끗발은 자신의 인생에서 다시는 경험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지방의회 입성에 실패한 이 인사는 다음 지방선거에 출마할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정치권을 기웃거리고 있다. 지방의원들이 왜 지방의회 입성을 갈망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됐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지방의원들이 예산을 떡 주무르듯 펑펑 써댄 사실이 현실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7∼8월 광역시·도의회 3곳과 기초의회 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과 해외연수 실태를 24일 발표했다. 지방의원들이 업무추진비로 유흥주점을 가고, 민간사업자의 지원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전국 지방의회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안이지만 경기도의회의 경우 우려의 수준을 크게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 관계자는 “전국 지방의회 대부분 유사한 양상을 보였지만 경기도의회의 경우 그 사례가 특히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권익위는 경기도의회에서 부당하
바야흐로 혼인의 계절이다. 지인들의 청첩장이 줄줄이 날아드는 계절, 가뜩이나 가벼운 월급쟁이들의 지갑이 더욱 허전해진다. 그러나 혼인식을 하는 양가 가족들의 부담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서민가정에서는 장성한 자식들의 혼인을 앞두고 밤잠을 설칠 정도로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우선 전세든 뭐든 자식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줘야하고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혼수와 혼인 예물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결혼식 비용도 엄청나다. 식장 사용료와 사진 및 비디오 촬영비, 웨딩드레스, 특히 하객 식사비용, 신혼여행 등 돈 쓸 일이 널렸다. 그렇다고 남들 다하는 혼인식을 안 할 수도 없다. 그래서 가을은 풍요롭지만 서민들의 한숨으로 인해 우울한 계절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들도 있다. 경기도가 건전한 결혼문화 붐 조성을 위해 도청시설을 결혼예식장소로 개방한 것이다. 그리고 첫 번째 결혼식이 13일 열렸다. 경기도청 1호 결혼식은 이날 경기도청 운동장에서 야외결혼식으로 치러졌다. 도가 혼인식장으로 개방한 곳은 도청 내 제1회의실, 운동장, 구내식당 등으로, 주말 및 공휴일에 연중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단순히 식장만 개방하는 것이…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오래 흘러온 강물을 깊게 만들다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여고 2학년 저 종종걸음 치는 발걸음을 붉게 만들다, 불그스레 달아오른 얼굴은 생살 같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다 그리하여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멀어지려 해도 멀어질 수 없는 우리들의 손을 붙잡게 하고 끝내 사랑한다 한마디로 옹송그린 세월의 어느 밑바닥을 걷게 하다. 봄날이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덧 가을이다. 봄, 그리고 여름 동안 당신은 가슴 뛰는 삶을 경험해 보지 않았는가? 생성에서 소멸로 향해 가는 가을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계절이다. 가을이 되면 산은 겨울을 나기 위해 머금었던 물을 모두 내보낸다. 이는 자연의 섭리다. 흘러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더라도 강물은 흘러간다. 그래서 우리는 가을이 되면 특유의 우울증을 겪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랑이 막 싹트는 여고 2학년의 가슴은 가을이 되었건만 봄날 꽃잎처럼 여전이 붉기만 하다. 저물녘 가을날에도 그 모습이 변하지 않는다. 해는 지고 목덜미가 선선해지게 하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더라도, 여고생의 사랑이 식지 않길 기대해 보리라. 고운기 시인의 시 속 여고생들처럼, 모든 생명의 씨앗을 여물게 하는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행정소송에 잇따라 패소하면서 대형마트들이 연중 영업에 돌입하자 동네상권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대형마트의 영업을 재규제하기 위해 조례개정을 추진하는 곳도 있었으나 대부분 지자체는 미온적이었다. 그래서 골목상권 상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극에 달했다. 경기도내에서도 수원, 성남 등 16개 시·군은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 재개에 필요한 유통산업기본법 시행령 조례 개정에 뒷짐을 지고 있어 대형마트 등의 의무휴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지자체는 최근 대형마트와의 소송에서 법원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례 개정에 대한 행정절차를 문제 삼은 만큼 기본적인 행정절차를 차근차근 밟겠다는 입장이어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만큼 전통시장 상인들의 불만은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던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이 상생방안을 내놨다. 대형 유통업체 대표들은 22일 지식경제부 중재로 전국상인연합회 및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대표들과 만나 매달 2차례 이상 휴무하고 신규 출점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내달 15일까지는 가칭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구성해 구체적
본보는 지난 22일 ‘수원시 여자축구단 해체 안타깝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수원FMC의 해체를 안타까워한 바 있다. 그리고 비인기 종목에 대한 스포츠팬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런데 23일 염태영 수원시장이 수원FMC 여자축구단 해체를 유보해달라고 수원시설관리공단에 권고했다. 또 이날 소집된 공단 이사회는 팀을 계속 운영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따라서 해체 위기에 처해있던 수원시설관리공단 여자축구단(수원FMC)이 활로를 찾게 됐다. 염 시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수원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의 노력과 여자축구단의 중요성을 감안해 당장 해체하기보다 ‘유보’라는 방법을 택했다고 토로했다. 수원FMC 해체 보도가 나간 뒤 여론은 들끓었다. 일부 매체는 ‘곧 대선인데, 염 시장이 속한 민주통합당에는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위에 말하고 싶다’라는 수원FMC 감독의 ‘반농담 반진담’까지 보도했을 정도다. 또 일부선수들의 ‘염태영 수원시장이 선거 운동 시절 지원을 약속했고, 이로 인해 거주지를 수원으로 이전했는데 배신감이 크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발언도 인용하면서 집중 성토했다. 어찌됐거나 염 시장의 해체 유보 권고와 이사회의 의결로 수원FMC 여자
장롱을 받치던 이삿짐 아저씨가 엄마에게 장판 조각 있느냐고 한다 엄마는 없다고 한다 아저씨는 동생이 들고 있는 빵 저금통을 보시더니 동전 몇 개 달라지만 동생은 아프리카에 보낼 거라고 등 뒤로 숨긴다 엄마가 달래서 얻은 동전 몇 개 장롱의 발밑에 들어간다 십 원은 장롱도 받치고 지구도 받친다 읽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장롱도 받치고 장롱에 작용하는 중력을 견뎌내니 지구도 받친다는 발상이 좋다. 그것도 백 원도 아니고 오백 원도 아닌 십 원짜리가 말이다. 이쯤에서 평생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하월곡동 달동네 허병섭 목사님 말씀이 생각난다. 세상이 시끄러운 까닭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근본인 돈을 사랑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말씀이, 돈을 너무 함부로 대하기 때문에 돈을 학대하기 때문이라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보기 힘든 지경에까지 가보게 만드는 그런 시라는 생각이 든다. 아프리카를 생각하게 하고 굶주림과 불평등으로 가득한 세상을 생각하게 만든다. 정말 십 원은 힘이 세다. /조길성 시인 - 동시집 ‘향기 엘리베이터’/푸른책들
황희 정승은 소신과 관용의 리더십을 갖춘 조선의 최장수 재상 겸 청백리 표상으로, 지금까지 교과서·오피니언 칼럼 등에서 읊고 있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 세종 13년(1431) 4월 21일과 9월 8일, 황희의 뇌물 수수에 대한 세종의 발언과 사헌부의 보고서에 기록돼 전한다. ‘썩어서 못쓰게 된다’는 부패(腐敗) 어원은 라틴어로 ‘부수’는 행위(rumpere)’이며 ‘함께(cor)’ ‘파멸하다(rupt)’의 합성어다. 흔히 공무원들의 범죄행위를 지칭할 때 부정부패라는 단어를 쓴다. 사전적 의미의 부패란 단백질이나 유기물이 부패균에 의해 유독한 물질과 악취를 발생하게 되는 변화이다. 우리는 이러한 생물학적 당연한 변화를 공직의 부패와 연관시킴으로써 죄의식으로부터 멀어지려고 무의식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한중일 3국의 부패 통제는 미흡하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각국 공공부문의 청렴도를 평가해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는 전 세계 182개국 중 일본 14위, 중국 75위, 한국 43위이다. 또 미국의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