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기 교육위원 선거가 지난달 31일 울산·제주를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 53개 권역별로 일제히 치루어져 132명의 새 교육선량들이 선출됐다. 이번 선거기간 중 언론에서 일부 과열·혼탁 현상이 보도되기도 했으나 선거 공보와 소견발표 외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으신 경기도 열 세분의 새 교육위원들께 먼저 경의와 축하를 드리고자 한다. 당선된 분들은 모두 치열한 경쟁 속에서 탁월한 공약으로 지지를 모았고, 더욱 첫 유급제 위원으로 활발한 의정 활동이 기대돼 경기도 교육의 내실향상과 교육자치제의 정착·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을 믿고 싶다. 그러나 최근 교육위원회의 위상문제와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거문제 등 교육자치제도 전반의 개선 논의가 제기되고 국회에서 의원입법 형태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계류되고 있어 이번 임기 4년은 지방교육행정제도 발전의 중대한 전환기가 될 듯 싶다. 그동안 현행 제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내용을 보면 주로 ▲위임형 의결기관인 교육위원회와 시·도 의회 간 의사·감사 등 2중 통제에 따른 시간·인력·재정의 낭비요인이 극심하고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거인단을 초·중·고 학교운영위원회 위
1964년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미처 100달러가 되지 못하였다. 같은 해에 북한의 국민소득은 240달러였다. 1964년에 수출이 1억 달러를 달성하였다. 수출 1억 달러가 되는 날을 수출의 날로 지정하고 국가적인 잔치를 벌였다. 그 뒤로 해마다 수출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여 30년 후인 1994년에 수출이 1,000억 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30년 만에 천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런 폭발적인 증가는 세계사에 단연 처음 있는 사례가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인 1995년에는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불과 30여년 만에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단숨에 뛰어올라 세계인들로부터 ‘한강의 기적’이란 말을 듣게 되었다. 더욱 자랑스러운 것은 이 기간 동안에 경제만 이렇게 성장하였던 것이 아니라, 민주화의 업적까지 동시에 성취하게 된 점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롭게 시작 된 신생독립 국가들이 무려 110개 국가가 넘어선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신생 독립 국가들 중에서 우리의 경우처럼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낸 나라는 서너나라에 불과하다. 이 얼마나 가슴 뿌듯한 자랑 거리인가. 더욱이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정보지식 산업을 세계 최고수준
요즈음 참 많기도 많은 것이 축제다. 각 지방의 특산품, 자연, 역사 등을 토대로 하거나 또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을 끌어와 토착화시킨(대표적인 예가 춘천 마임 축제이다) 축제 등 그 양상도 다양하다. 축제는 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제의를 일컫는다. 축제는 애초 성스러운 종교적 제의에서 출발했으나 유희성을 강하게 지니게 되어 오늘날에는 종교적인 신성성이 거의 퇴색됐다. 우리 축제의 고형(固形)인 제천의례(祭天儀禮)는 농공시필기에 하늘에 제사 지낸 후 무수한 사람들이 여 음주가무 하며 즐기는 것이 관례였다. 단순히 술 마시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 바로 축제가 신성한 교행사였음을 말해준다. 오늘날의 축제는 종교성을 상실한 채 유희적이고 놀이적인 모습이 강조되고 있다. 흔히 산업화와 세속주의는 축제의 종교성을 박탈하고 세속화를 가속화시켰다. 그러나 축제가 제(祭)가 사라지고 축(祝)만이 남은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축제는 분명히 축(祝)과 제(祭)가 포괄된 문화현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고대인은 축제를 통해 액운을 없애고 복을 불러 풍요와 건강을 유지하였는데 이것은 축제 속에 민의 신앙적 사상이 담겨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문
하늘이 구멍 난 듯 퍼붓던 비가 그치자 불볕더위가 힘들게 한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은 절기도 무시한 채 기세등등하다. 가을을 알리는 입추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바람 한 점 없는 열대야는 잠마저 설치게 해 더욱 피곤하게 만든다. 에어컨이다 선풍기로 달래다 지치면 자동차를 타고 강이나 바다로 또는 계곡으로 저마다들 피서를 가지만 갓 쓰고 도포 입었던 우리 조상들은 이 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냈을지 궁금하다. 아무리 시원한 모시와 부채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삼복더위를 나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가장 애호하는 여름나기 방법에는 탁족이 있다. 산수 좋은 명산의 계곡을 찾아 저고리는 풀어 헤쳐서 불룩한 배를 다 들어내고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는 시조를 읊거나 풍경을 감상하는 피서 법은 조선 중기 이경윤의 “고사탁족도”에서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특이한 것은 석창포 감상하는 법으로 수반이나 빈 화로 또는 예쁘게 생긴 빈 항아리에 물을 채워 작은 연못을 만들고 바닥에는 돌을 깔고 석창포라는 토종 수초를 심어 작은 바다를 연상하면서 더위를 잊는 방법으로 조선 선비의 우아하고 고상한 피서법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듯 단아한 조선 선비의 고상하고 우아한 피서법이
민선4기 ‘김문수호’가 출항하자마자 뱃머리를 돌렸다. 역점공약 중 하나인 ‘일자리 120만개 만들기’는 결국 ‘허수(虛數)’로 평가됐고, 실수 재산정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처음부터 ‘다시’다. 김 지사의 일자리 창출 공약과 관련해 과연 목표치 달성이 가능한 것인 지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이미 오래 전부터 회자되던 얘기다. 2개월 전으로 거슬러 도지사직 인수위원회 활동 당시를 기억해보자. 그 때, 김 지사의 일자리 120만개 만들기 공약을 놓고 여러 전문가들과 실무담당자들은 일자리특별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실현 가능성 여부와 세부추진 계획을 검토했다. 결과는 허수가 아닌 ‘미지수’였다. 수도권규제 완화시 만들 수 있다고 김 지사가 몇 번이고 강조했던 48만개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는 게 이유였다. 그래서 이들은 또다시 시간을 두고 재검토 작업을 벌였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허비한 시간이 무려 50여일이다. 도는 최근에도 일자리 창출 공약에 대한 실무협의회를 열어 재차 분석하는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결론은 이미 예측했던 대로 ‘허수’였다. 도는 부랴부랴 전면 재산정 작업에 들어가는 등 부산한 분
올 3월 한 신문에서 기혼자 7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20대 중 맞벌이부부가 89.2%이고 30대가 63.2%, 40대가 65.7%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얼추 한 집 건너 한 집 이상의 부부가 함께 생활전선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셈이다. 주위를 돌아봐도 이제는 맞벌이가정이 대세다. 사실 요즘같이 고물가에 생활 수준과 교육 욕구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혼자 벌어 산다는 것이 웬만한 상류층들을 제외하고는 버거운 실정이다. 자의든 타의든 집에 있어왔던 전통적인 엄마의 상이 바뀌어 가고 있다. 그래서 요즘 까탈스런(?) 엄마들은 아이가 친구네 놀러간다고 하면 그 집에 어른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아이를 보낸다고 한다. 아이들만 있는 집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맞벌이 주부 입장에서는 그런 까탈스런 엄마가 못내 섭섭하다. 요즘 부모가 직장을 나간 뒤, 집에 홀로 있던 아이들이 화재로 혹은 나쁜 사람에게 험한 일을 당하는 사건들이 적잖게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수면 위로 올라온 ‘사건’말고도 수면 아래에서도 ‘무수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성인용 비디오 보기를 비롯하여 그 이상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일본국 패전기념일인 15일 아침, 한국, 중국, 대만정부의 반대를 무시한 채 2차 세계대전 개전 전범들의 위패가 놓인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그 시간, 신사 주변에는 한국인 등 참배를 반대하는 여러 나라의 항의단이 시위 중이었다. 그는 참배 이유에 대해 “신도(神道)장려나 과거 전쟁의 미화, 군국주의를 고양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 누구도 사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되며, 이는 마음의 문제”라고 그의 평소 주장을 되풀이 했다. 같은 날, 노무현대통령은 8.15광복절 기념식 치사에서 “일본은 과거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여러 차례의 사과를 뒷받침하는 실천으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일을 반복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증명해야 할 것”이라며 독도, 역사교과서 왜곡, 신사 참배 그리고 일본군 종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일본 측의 실천의지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일본은 지금,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종용으로 제정된 평화헌법을 다시 미국의 종용으로 대외개입 가능 헌법으로 개정하려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은 동북아 개입 전략의 하나로 일본을 주축으로 삼고, 한국을 보조 축으로 삼는 삼각동맹 체제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한총련과 통일연대가 학교 측의 ‘행사 불허’에도 아랑곳없이 막무가내로 대학 구내로 밀고 들어가 대학 노천극장을 점거한 채 ‘자주 평화통일을 위한 8.15 대학생 축전’ 및 ‘연세대 항쟁 10주년 기념대회’라는 집회를 강행한 행위는 이들 단체의 사려 깊지 못함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준 행태였다. 이들은 한낮 33도를 웃도는 무더위 아래 “대북 쌀·비료 지원 재개하라”, “미국의 북 선제공격정책을 분쇄하자”는 등의 피켓을 내걸었지만 무심코 돌아보는 사람조차 드물었다고 한다. “구호도 생경하고 와닿지 않는다”,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우지만 솔직히 우리민족끼리인지 쟤네들끼리인지 잘 모르겠다”며 지나친 학생들의 냉소적인 반응은 한총련과 통일연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한편에서는 대학 측이 집회를 불허하고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하기까지 하는가 하면,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걸어 잠근 채 학교 관계자들이 학생증을 일일이 확인한 뒤 출입시키는 등 차량과 인원을 통제하는 소란을 벌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한총련과 통일연대 측이 전투하듯 트럭 3대로 이같은 통제망을 뚫고 진입해 불법집회를 버젓이 벌인 이번 연세대 사태는 많은 국민의 입맛을 쓰게 만들었다. 한총련 등의 이같은
참여정부는 우리나라 지역공간문제에 관해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은 관심을 기울인 정부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공공기관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 기업도시 건설, 혁신클러스터 조성, 낙후지역 활성화 등이 지역공간문제와 직결된 것들이고 그 외에도 간접적으로는 지역혁신체계구축, 지역전략산업 육성, 지방대학 육성, 지방분권을 위한 사무 및 인력 이양 등 많은 정책들이 제시되었다. 이중에서도 수도권문제와 직결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은 애초의 신행정수도건설이 사실상 위헌 판결로 결정 나자 위헌 소지가 있는 것을 수정하고 제목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바꿔 추진되는 사업이다. 참여정부가 수도권의 집중을 막고 지방으로 기능을 분산시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어보겠다는 의지는 이처럼 강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 몇 가지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금까지 시행되어 왔던 규제정책의 목표달성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수도권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인구 및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규모에 따른 획일적 규제로 인하여 소규모 인구 유발시설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불가한 실정이다. 둘째, 규제 목적의 불
나는 지금 34년째 일하고 있다. 30세 나이에 서울 청계천 빈민촌으로 들어가 빈민 선교랍시고 일을 시작한 지 어언 33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간에 나는 순탄한 조건에서 일을 하지 못하고 고난 속에서 일해 왔다. 그러나 나는 지난 세월에 겪었던 고난이 오히려 감사하다. 왜냐하면 그러한 고난의 세월 중에서 배우고 얻은 바가 많았기 때문이다. 역사학에서 쓰는 말 중에 “고난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백성들은 선조들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를 되풀이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옳은 말이다. 내가 그간에 겪은 삶 속에서의 경험에 따라 말하자면 고난을 겪는 소용돌이 속에서 그 결과로 두 가지 종류의 사람들로 구별된다. 첫째는 자신이 당하는 고난에 져 버리는 경우이다. 고난에 지친 나머지 기가 죽고 마음가짐이 흐트러져 좌절하게 되는 경우이다. 그러나 두 번째의 경우는 다르다. 고난 속에서 뜻이 견고해지고 인격이 향기로워져서 크게 성숙하는 경우이다. 구약 성경 중에 시편 119편이 이런 경우에 대해 말해 주고 있는데, 지금도 고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