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둘러싼 논란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는 국가안보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적 정치적 논란 자체를 마다할 일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심도 있는 논의를 충분히 거쳐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최근 이를 둘러싼 논란은 자칫 이성적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특히 작통권이 한국에 넘어오면 주한미군이 대폭 감축되고 안보동맹에 균열이 올 것처럼 호도하는 태도는 지나치게 성급하다. 그런 점에서 전직 국방장관들이나 한나라당 등 책임 있는 인사들이 보여주는 최근의 태도는 정도가 아니다. 작통권 환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태도는 한미국방부 관계자들의 공식 발표를 전혀 믿지 않는 듯한 태도이다. 한 전직 국방부 장관은 작통권 환수를 통일 이후로 미루자는 주장도 내 놓는다. 안보문제에 관한한 ‘무조건 반대’라는 인상이 짙다. 이들은 20여년간 진행해온 작통권 문제를 마치 최근 들어 갑자기 불거져 나온 문제로 호도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특히 안보문제에 민감하고 불안하다. 지도자들의 태도는 국민들의 인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불안을 가중한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보거나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책임 있고 이성적
폭염도 재난으로 규정돼야 한다¶올 여름의 더위는 유난스럽다. 벌써 살인적인 더위가 보름 가까이 기승을 부리면서 폭염에 따른 인명 및 재산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서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가마솥 더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돼지와 닭이 집단으로 폐사하고 고추나 과일 같은 농작물의 피해가 늘고 있다. 어민들의 피해도 확산일로에 있다. 홍수가 할퀴고 간 상처 위에 또다시 유례없는 폭염까지 덮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폭염 경보체계나 피해 점검 체계조차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소방방재청의 ‘폭염종합대책’에 따라 지난 4일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폭염에 취약한 독거노인과 고령자를 보호하기 위해 각 시·군에 폭염대피소(Cooling Center)를 운영, 독거노인이나 거동 불편자들의 보호자를 지정하고 피해 예상자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 구축과 응급 의료기관 연락처 비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추진한다는 것이 대책의 주요 골자다. 또 임시주택 거주자에 대한 그늘막 지원과 폭염 발생시 냉방시설을 갖춘…
나는 그간에 북한을 여러 번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평양만 다녀 온 것이 아니라 중국 국경에 가까운 변두리 지역도 세 차례나 다녀왔다. 북한 땅을 다니며 마음에 특별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모습이 있다. 헐벗은 산들의 모습이다. 그냥 나무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어떤 산에는 아예 나무라고는 한 그루도 없는 철저한 민둥산들을 보노라면 민망스럽기 짝이 없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 모습이 있다. 산꼭대기까지 개간하여 농지로 만든 다락밭의 모습이다. 듣기로는 7,80년대에 인민들의 식량을 ‘자주 자립한다’는 구호를 걸고 전국에 계단씩 밭을 개간했다. 그들이 말하는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 수령님의 교시를 받들어 천리마 운동이란 명목으로 국토 개간 운동을 벌렸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일어났다. 홍수와 가뭄에 대책이 없게 된 것이다. 식량을 자급하기 위하여 산들을 개간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상식을 무시하고 산 전체를 개간한 것이다. 나는 두레마을 공동체를 일으키며 황무지와 산을 개간한 경험이 있다. 산을 개간할 때에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산을 위에서 삼분의 이는 숲으로 가꾸고 아래 부분 삼분의 일 정도만 개간하라는 원칙이다. 이 원칙을 무시한 채로
우리 아이들은 참 불쌍하다. 어느 정도 크면서부터 오로지 공부만 강요당하기 때문이다. 모든 부모들은 제발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독려한다. 그런데 과연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흔히 학교에서 1등 또는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면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좀더 깊이 생각해보면 꼭 그렇게만 보기는 어려운 점도 있다. 공부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퀴즈풀이식 공부이다. 퀴즈 문제로 나올 만한 단편적인 사실들을 매우 폭넓게 섭렵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공부할 경우 박학다식(博學多識)을 기대할 수 있다. 다른 유형은 탐구 또는 문제해결식 공부이다. 이것은 넓은 분야를 섭렵하기보다는 관심 있는 한 분야에 집중하여 탐구하고, 궁금증이 다 풀린 후에야 다른 분야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퀴즈풀이식 공부에 익숙한 학생들은 암기가 공부의 가장 중요한 무기이다. 수학에서조차 공식을 외우고, 문제 유형과 풀이 요령을 외운다. 선다형(選多型)의 객관식 문제를 푸는 데에는 이러한 공부 방식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부분 퀴즈풀이식 공부에 아주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커다란
“그 너른 들판을 사시겠다고? 그 금액은 너무 어마어마해서(아니 너무 작고 볼품이 없어서) 나는 상상을 못할 지경이니깐. 힌트를 드리자면 대추리, 도두리 들판에서 지금껏 거두었던 벼의 낱알의 개수만 하다고나 할까. 그것을 일구기 위해 굽혔다 폈던 관절의 운동 횟수만 하다고 해도 될 것 같다. 한 가지 더. 그들의 시간, 한숨, 울음, 웃음 그것을 내려다보았을 별빛이나 시름을 달래주던 바람의 총량까지 합하면 대충은 나올 것 같다.”(김지태 이장이 정부당국에 보낸 편지 내용 중)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의 이장 김지태 씨 ! 그는 평택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20여 년 농사지으며 이제 팔순을 바라보시는 부모님을 모시고 아내와 두 자식을 키우고 있는 한 집안의 든든한 가장이다. 그의 부모님은 뇌염으로 남매를 잃은 끝에 얻은 자식이라 부잣집 자식이나 먹였을 원기소까지 먹이며 키웠고 그는 50살이 되도록 부모님 눈 밖에 난 적이 한 번도 없는 소중한 자식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너나없이 농촌을 떠나는 마당에 그는 대학졸업 후 부모님 모시고 농사짓겠다며 고향 마을에 돌아와 지금은 동네 어른들한테나 젊은 후배들에게나 신망을 받는 농사꾼이다. 또 그는 평택 팽성읍 대추리가 일제강
지난 5.31지방자치선거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 ‘일방성’이 얼마나 심각한가에 대해 놀랐다. 그 일방성은 ‘묻지마’투표로 이어졌고, 문제에 대한 논리적 근거나 사유없이 ‘이미지’화된 홍보에 단순하게 좌지우지되는 백성들의 수준을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이러한 백성들이기에 정부는 국민을 ‘졸’로 보는 것일까? 국민경제의 모든 것, ‘돈’과 관련한 모든 것에 관계가 있는, 그래서 미래의 우리 삶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미국형 FTA를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의 한번 없이, 국민들의 알 권리를 무시한 채, 내용없이 장미빛 ‘이미지’화된 홍보물만을 대거 남발하며 이렇게 졸속으로 해치우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우리나라 정부인데 설마 우리나라를 망하게 하겠는가?’라는 믿음은 미국형 FTA에 대해 알면 알수록 깨져가고 오히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세대 뿐만 아니라 자식들의 세대까지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씌울 수 있다는 심각함에 마음이 급해진다. 멕시코의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킨 미국기업의 상품수입을 중단시켰다가 오히려 미국기업이 멕시코 정부를 상대로 제소하여 패배한 멕시코 정부는 천문학적 벌금을 내고 상품을 재수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환경부에서 환경오염의
지난 1985년 경기도레슬링협회 부회장이었던 故 양원모씨가 사재를 털어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레슬링전용체육관을 건립, 3층은 도내 레슬링 선수들의 합숙소로, 1층은 훈련장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양 부회장이 숨진 뒤 건물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고 레슬링 선수들은 쫒겨날 처지에 놓였었다. 이에 도체육회는 1억6천만원을 지원, 레슬링전용체육관 건물을 임대해 레슬링 선수들이 계속 훈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2003년 새로운 건물주가 나타나 더이상 임대를 할 수 없다며 건물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19년 동안 도내 레슬링 스타의 산실인 경기도레슬링전용체육관은 문을 닫게 됐다. 도체육회는 2004년 11월 송죽동 전용체육관 임대료로 사용했던 1억6천만원으로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에 2층 단독주택을 합숙소를 제공했지만 이같은 지원이 타 종목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도의 지적으로 오는 11월 합숙소를 폐쇄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도체육회는 레슬링선수들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선수들이 보금자리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중국 상하이는 날이 아무리 더워도 40도가 넘어가는 법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40도가 넘게 되면 관공서와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근무를 할 수 없어 임시 휴무를 선포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기온은 아무리 높아도 39도라고 한다. 상하이의 여름은 보통 5월 중순부터 시작된다. 5일 이상 낮기온이 25도를 넘으면 공식적으로 여름이 왔다고 정부기관에서 발표한다. 7,8월이 되면 낮기온은 보통 35도를 넘고 거의 40도에 육박한다. 밤에도 기온은 3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소위 말하는 찜통더위가 지속된다. 지리적 위치도 연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습하고 끈적끈적한 날이 많다. 날씨가 덥기 때문에 대부분의 집과 사무실에는 에어콘이 설치되어 있고 하루종일 가동한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정도 사는 사람들의 얘기이고,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에어콘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없는 집에서 하루 하루를 생활하고 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이 가져온 가장 큰 문제는 빈부격차이다. 국민의 80% 이상이 빈부격차 문제가 가장 큰 사회불안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다. 길거리에 다니는 차량을 보면 벤츠, BMW, 렉서스 등 외제차량이 대부분이고
북위 38도선을 중심으로 하여 남ㆍ북 10도 안에 드는 온대지역에서 세계사를 주름잡은 국가와 민족들이 일어났음은 앞에서 말했다. 마찬가지로 같은 지역에 세계적인 대도시들이 시대를 따라 등장하여 그 역할을 다하였다. 우리나라 서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북경, 바그다드, 베를린, 런던, 뉴욕, 시카고, 동경 모두가 한결같이 같은 지역에 해당한다. 그런데 어제 질문을 던진 것과 같이 이 지역에서 때를 따라 특정 민족이나 국가가 일어나 세계사의 주역 노릇을 하였는데 하필 우리 민족은 왜 그런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긴긴 세월 동안 수난과 핍박의 역사를 인고(忍苦)로 지냈어야만 하였을까? 어떤 이들은 국토의 면적이 세계사의 중심무대가 되기에는 너무 좁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생각이다. 한때 세계를 제패하였던 로마 제국의 본거지 이탈리아 반도는 우리 한반도보다 별로 더 넓지 않다. 또 어떤 이들은 인구 숫자로 우리 겨레가 세계사의 주역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 세기 동안 세계사의 주역이었던 영국의 인구가 우리보다 별로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정체(停滯)된 역사, 인고의 세월을…
국내 경기가 작년 2분기부터 전기 대비 1.4~1.6% 성장을 기록하며 반짝 살아나는 듯 하더니 다시 기력을 잃어가고 있다. 경제가 제대로 기를 펴보기도 전에 다시 추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도 4~5%의 성장조차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경기의 조로(早老)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출은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건설투자가 마이너스 증가율로 돌아서고 민간소비 회복세도 약화되면서 성장률이 다시 낮아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고유가, 원자재난, 원화강세 같은 외부요인이 이어지면서 여기에 노조 파업과 이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경영난, 홍수피해 같은 내부요인 등 온갖 악재들이 가세될 전망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볼 때 해외여건이 반드시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고도성장을 통한 또 한번의 도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전선 이상없다”는 식의 낙관론이나 펴면서 경기하강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호도하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특히 “내년에도 완만하나마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금리 추가인상 명분을 축적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