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그를 만난 것은 신입사원 교육을 받던 날이었다. 제대 후 서울로 올라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던 때였다. 출퇴근 시간이면 버스 안에서 그를 종종 만났으나 서로 말은 없었다. 그는 평소 말은 적은 편이었으나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언제나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사람들은 그를 좋아했다. 내가 바쁜 일로 밤샘을 하던 어느 새벽이었다. 그날따라 당직이었던 그는 창문으로 비추는 불빛을 보고 확인 차 왔다고 하면서 책상 위에 널려 있는 서류를 만지작거리다 도와 줄 것이 없냐고 물었다. 그는 의자를 당겨 내 곁으로 바싹 다가앉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야 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 이라고 했다. 그 일이 있은 후 우리는 아주 가까워 졌는데 얼마 안 돼 그는 내가 있는 부서로 옮겨와 같이 근무를 하게 됐다. 그는 급한 일 일수록 침착하고 신중하면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그런 장점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타내 보이기를 꺼려했으며 마음은 언제나 겸손하고 진실했다. 그의 생활은 항상 바빴지만 매우 부지런 했다. 그해 가을 어느 날, 전철 안에서 우연히 그를 만나 그의 자택을 가게 됐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
이번 4.27재보궐선거 결과는 민심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현 체제와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메세지를 강력하게 전달한 것이다. 한나라당이 ‘텃밭’인 분당을을 잃은 것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데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며 패인을 분석했다. 성장 소외계층의 반발, 20~40대의 외면이었다. 분당을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정치초년생인 장석일 예비후보는 “분당2세대인 20~30대의 표심을 잃지 못하면 ‘천당 아래 분당’이라며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으로 여겨지던 분당도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지만 이를 귀담아 듣는 당직자는 아무도 없었다. 한나라당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젊은 대표론’이 급부상하면서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한나라당 참패로 막을 내린 4.27재보궐선거 결과는 적지 않은 정치권의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젊은 대권후보 반열에 오른 김태호 당선자의 정치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당선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차기 대권후보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내에서도 당당한 영역을 구축하게 됐다. 분당을에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중년 이상으로 진입한 세대들은 바쁘고 삭막한 도시를 떠나 흙냄새 나는 전원에서 말년을 보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우선 전원주택이 들어설 땅이 있어야 되고 전원주택이라고는 하지만 건축비가 만만치 않다. 또 농사경험이 없는 도시인들은 농촌이나 산간에서 무엇을 하고 지내야 할지도 막막할 것이다. 귀농, 전원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지만 막상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정부는 극심한 취업난과 인구의 고령화가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에서 귀농, 귀촌을 지원하는 전원주택 구입비 일부 지원, 귀농교육 및 컨설팅 제공, 농촌 체험 프로그램 등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도시인들은 여유롭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여가형, 노후생활형 전원주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이 아니므로 그저 텔레비전에나 보는 부자들의 호사처럼 여길 수밖에 없다. 이런 실정에서 경기도가 전원생활을 꿈꾸는 도시민의 큰 걸림돌인 토지 구입과 주택
직접 보지 않으면 믿지 않고 살아왔다 시력을 잃어버린 순간까지 두 눈동자를 굴렸다 눈동자는 쪼그라들어 가고 부딪히고 넘어질 때마다 두 손으로 바닥을 더듬었는데 짓무른 손가락 끝에서 뜬금없이 열리는 눈동자 그즈음 나는 확인하지 않아도 믿는 여유를 배웠다 스치기만 하여도 환해지는 열 개의 눈동자를 떴다 시인소개: 1967년 강원 동해 출생. 1997년 두 눈 실명, 시각장애 1급 판정. 2005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구상솟대문학상, 민들레문학상,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전국장애인근로자문학상, 2010년 서울문화재단창작지원금 수혜. 경희대사이버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시집 <푸른 신호등>
걷기 열풍이다. 수원에는 걷기에 제격인 곳이 두군데있다. 하나는 5.74km의 화성 둘레길이고 또 하나는 길이 2.72km의 수원천 길이다.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을 남북으로 흐르는 수원천 생태하천은 광교산에서 발원한 물이 광교저수지를 거쳐 화성시 경계지점인 황구지천으로 흘러든다. 이곳에서는 수원천 복원사업이 진행중이다. 수원시는 26일 복원사업이 진행중인 영동사거리 수원교에서 현장 브리핑을 열고 오는 9월말까지 복원사업을 완료할 계획임을 밝혔다. 수원천 복원사업은 콘크리트로 복개된 매교~지동교 780m 구간을 철거하고 서울 청계천처럼 도심 생태하천으로 바꾸는 사업으로 지난 2007년 9월부터 676억원이 투입된다. 이 복원구간 공사가 완료되면 물길 따라 걷는 수원시민들의 걷기열풍이 재연될 조짐이다. 수원천 둔치에는 시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할 수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하광교지역에서 시내쪽으로 출퇴근 하는 시민들의 자전거 출퇴근로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수원천 길이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길이라고 본다면 화성 둘레길은 200년전 우리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역사 탐방길로 손색이 없다. 본사는 오는 30일 토요일 오전
광릉수목원에 있는 ‘숲의 명예전당’이라는 곳에 가면 조형물에 여섯 사람의 동판 초상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산림 발전에 공헌을 한 주인공들이다.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다소 의외인 듯 하지만 그가 재임 중 산림녹화에 기여한 공로를 생각하면 명예전당의 첫 번째 자리에 있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오히려 엉뚱하다 싶은 초상은 다섯 번째 인물이다. 뿔테 안경이 걸린 오똑한 콧날이 아니더라도 풍기는 인상부터가 전형적인 한국인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정희로부터 시작돼 나무할아버지 김이만, 육종학자 현신규, 독림가 임종국으로 이어지는 앞 서열의 네 명과 맨 끝자리에 있는 SK그룹 창업주 최종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낯선 얼굴의 이방인은 누구일까. 또 무슨 이유로 전직 대통령과 함께 국가적인 기념물에 이름을 올리게 됐는가. 이런 의아심을 갖고 초상 아래로 시선을 내리면 ‘민병갈 像’ 네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계속해 초상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양각돼 있다. ‘이 땅과 나무를 사랑한 민병갈(Carl Ferris Miller) 1979년 한국인으로 귀화하기 전 1962년부터 40여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충남 태안의…
출산율이 반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합계출산율이 1.22명으로 지난해 보다 0.07명이 늘어났다. 2000년 들어 가장 출산율이 높았던 2007년(1.25명)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다. 저출산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던 우리나라 입장에서 희소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출산율은 낮아도 너무 낮다. 인구보건복지협회와 유엔인구기금(UNFPA)이 공동으로 발간한 ‘2010년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전 세계 평균인 2.52명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186개국 중 184위다. 출산율이 조금 올랐다지만 여전히 전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율 반등에 고무된 모양이지만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60년만에 찾아온 백호띠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쌍춘년과 황금돼지해였던 2006년과 2007년, 출산율이 반등했다가 2008년, 2009년에 다시 출산율이 크게 하락세로 접어들었던 사실을 기억하자. 청년들의 일자리 구하기는 여전히 어렵고 평균 초혼연령은 높아만 가고 있다. 또한 유가 상승과 물가 폭등으로 아이들 양육비에 대한 부담이 커져만 가는 현실을 볼 때 저출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조선 백자가 출토된 인천 송도 11공구 갯벌에 대해 문화재청이 추가 조사가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지표 재조사를 촉구했던 어민과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4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오이도 어민들이 이곳 갯벌에서 발견한 백자 3점의 문화재적 가치가 크지 않고 유물들이 조류에 떠밀려 온 것으로 보여 재조사가 불필요하다고 26일 밝혔다. 그러나 백자가 발견된 이후 줄곧 이 지역에 대한 지표 재조사를 촉구했던 오이도 어민들과 환경단체는 문화재청의 조사결과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도 11공구는 조류가 밀려오는 곳이 아니라 빠져나가는 곳으로 백자가 외부에서 밀려들어 온 게 아니라 공사로 인해 갯벌이 깎이면서 갯벌 밑에 있던 유물들이 드러났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어 최초 발견 당시 많은 양의 유물이 200m 반경 안에 집중돼 있었는데 열흘 이상 지난 현장조사 때는 조류 탓에 유물들이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을 문화재청이 결론도출의 근거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에 어민과 환경단체는 문화재청의 조사결과를 검토해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경기 연천군 전곡읍에는 국가사적 제 268호으로 우리나라 구석기 유적을 대표하는 선사유적지가 있다. 지난 1978년 겨울 한탄강 유원지에 놀러왔던 미군 병사에 의해 구석기가 발견됐다. 다행히 그 미군 병사는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한 바 있어서 일반인들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던 구석기를 알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서울대학교 김원룡교수가 아슐리안계 구석기 유물임을 밝히면서 여러 차례 발굴조사를 했다. 그 결과 주먹도끼, 사냥돌, 주먹찌르개, 긁개, 찌르개 등 다양한 종류의 석기를 발견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발견된 유럽과 아프리카 지방의 아슐리안 석기 형태를 갖춘 주먹도끼와 박편도끼는 동북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세계 고고학계의 통설을 깨며 주목을 받고 있다. 전곡리 유물들은 동아시아의 구석기 문화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고 한국의 구석기 연구뿐만 아니라 전세계 구석기 연구를 풍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는 게 고고학자들의 이야기다. 이에 따라 전세계의 고고학 지도에는 한국의 전곡리 유적지가 빠짐없이 표시되고 있어 경기도의 또 다른 자랑거리로 꼽힌다. 이곳에 지난 25일 전곡선사박물관이 개관됐다. 전곡리 선사유적지에 세워진 박물관에서는 구석기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