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면!” 나뭇가지를 대충 다듬은 나무총으로 숨어 있는 상대방을 찾아 겨냥하며 외치던 이 확인 명령 소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혹시 있을까? 가난했기에 세 들어 살던 곳이 기찻길이 높게 걸린 굴다리 아래 개천변이었고, 그 기차 불통 소리를 벗 삼아 7명의 우리 가족은 비교적 다복한 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중 5.16 쿠데타가 터지고 새마을 운동의 여파로 나무로 집 짓던 대목 직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아버지는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 모두를 시골로 내려 보내고 그 당시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나와 단 둘이 자취를 하게 되었다. 그 시절 기찻길을 경계로 이웃마을과 구분 짓고 소통하던 방식이 바로 이 총싸움이었다. 그런데, 우습게도 우리는 이놈의 ‘카면!’을 무슨 뜻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적의 은신처를 정확하게 추적하여 잡아내면 충분하였고, 이 소리는 잡았다는 신호이며, 막연히 ‘너 가면 벗어, 너 가면 죽어’ 정도의 뜻으로 이를 좀 멋스럽게 표현한 것이라 짐작하면 족했던 것이다. 이 놀이는 우리 전통 마을의 교류의식이었던 석전(石戰)이 변형된 것이며, 우리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미군 ‘하야리야 부대’가 그 단어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음을 알기까지는…
고건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그 여파가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고 전 총리를 믿고 의지했던 국민들의 실망감이다. 어떻게든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능력있는 지도자를 요구했던 우리는 또 한사람의 지도자가 출마를 포기함으로써 그만큼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이러한 실망감에는 한가지 잘못된 인식이 포함돼 있다. 그것은 우리의 정치가 정책보다는 인물 우선인, 그래서 인물이 정치를 좌지우지 하는 정당구조를 지녔다는 점이다. 정치학자들에 따르면 인물 위주의 정치는 합리적인 정책의 부재나 결손이 발생할 때 이를 위장하기 위해 정치적 상징으로서의 인물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한다. 정치인의 좋은 이미지가 마치 좋은 정치를 실현할 것 같은 이미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이러한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각종 언론은 정치적 상징으로 대표되는 대선주자들의 개인적 이미지를 보여주는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고, 우리는 그 이미지를 전제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고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가 안겨준 실망감은 그가 제시안 정책보다는 희망과 기대의 상징이었던 한 인물의 부재가 주는 실망감이라
성신사는 말 그대로 성을 지키는 신을 모신 사당이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성신사가 있었다. 성신사는 1796년 화성 완공을 앞두고 성을 지키는 성신의 사당을 먼저 지으라는 정조대왕의 명에 따라 그해 9월1일 완공됐다. “첫째의 할 일은 좋은 날을 점쳐서 먼저 성신묘(城神廟)를 세우는 것이다. 그런 후 때에 맞추어 향을 내리고 제사를 지냄으로써 만세에 흔들리지 않는 터로 정하면 신이나 사람이 함께 화락하고, 나에게 수(壽)를 주며, 나에게 복(福)을 주어, 화성이 명실상부할 것이다.” 이것이 정조대왕께서 성신사 건립을 지시한 이유다. 정조대왕은 성신사 완공 후 성신(城神)에 대한 고유문(告由文)을 직접 작성하기까지 하였다. 성신사는 화성에서 화성행궁과 더불어 가장 중요하고 신성한 공간이었던 것이다. 성신사는 팔달산 회주 도로 중간에 있는 강감찬 장군 동상 자리에 있었다. 이곳이 화성 성내에서 가장 좋은 명당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건물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화성행궁과 함께 파괴하였다. 수원시 학예연구사 김준혁 씨는 “민족정신이 깃들어 있는 곳을 일차적으로 파괴한 일본인들의 눈에 성신사는 파괴 대상 1호였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이곳을 파
화성시 태안읍 병점동에 살고 있는 주민입니다. 어느 지역이나 사건 사고가 발생하겠지만 유독 화성시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는 과거 이지역에서 발생했던 사건들까지 들먹거리며 전국을 떠들썩 하게 만드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시나 경찰서 등에서는 범죄예방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별로 피부에 와 닿지 않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해당 기관들의 무관심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일례로, 병점 송화초등학교에서 한일타운으로 넘어오는 길은 유일하게 육교 하나로 돼 있습니다. 시에서 도로를 재정비한다는 명목으로 인도를 없애는 대신 육교를 세웠고, 꽤나 많은 주민들이 이 곳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대형 할인매장인 홈에버를 가려는 주부들과 학생들이, 저녁에는 학원 끝나고 오는 학생들이나 퇴근 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이용하면서 늘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퇴근시간이나 그 시간을 조금만 넘을 경우에는 오고가는 인적이 들물고 특히 요즘같이 실종사건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 곳을 지나가려면 작은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기 일쑤입니다. 왜냐면 워낙 주변에 인적도 없는데다 지하철로를 피해 높게 만들
.
한나라당 대선 후보 중 국민의 지지도가 높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을 11개월이나 앞둔 지금부터 감정적인 설전을 벌이고 있다. 양 진영이 같은 당의 상대방 후보에 대해 ‘후보 검증’이란 말을 쓰는 것 자체가 파당 내지는 분당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할 말이 못되므로 이 당이 과연 대선을 치를 수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후보 검증을 주장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지난 20일 대구 시민회관에서 열린 새물결 희망연대 창립대회 축사에서 당 지도부가 자제를 요청함에도 불구하고 “지키지도 못할 정책,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정책을 표만 생각해 마구잡이로 발표해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이 전 시장을 공격했다. 이 전 시장도 같은 날 대전 시엠비(CMB) 엑스포아트홀에서 열린 ‘대전발전 정책포럼’ 창립대회 초청 특강에서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 3을 4명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말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객관적으로 접근하면 이명박 전 시장의 정책이 ‘지키지도 못할 정책,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정책’인지 여부는…
우리 사회는 개발경제의 고도성장 이후 정치적으로 1987년 6·29 이후의 자유민주체제와 경제적으로는 1997년 외환위기(IMF) 이후의 신자유주의체제를 유지하면서 체제의 한계성을 노출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체제에 대한 개헌을 주장하는 것도 임기 말년의 정략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유민주체제보다 신자유주의체제의 문제가 더 심각함을 알아야 한다. 더구나 그것을 받아들인 관료들이 국가정책을 위한 시장이 아니라 시장을 위한 국가역할의 축소를 주장하여 정책부재를 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개발경제의 주택정책은 의식주의 하나인 집을 재정지원 없이 국민의 자금을 모아 짓도록 하면서, 국가가 택지를 개발하여 원가에 공급하고 그 집값을 규제해온 것이다. 국민에게 싸고 좋은 집을 많이 공급하려고, 집값을 규제하면서 건설 전에 분양하도록 허용한 것이 선분양 주택정책이다. 그런데 97년 외환위기 이후 경기부양책으로 선분양의 전제인 분양가 규제를 철폐하여 주택정책이 허물어지면서 부동산문제가 심화된 것이다. 주택사업자들이 높은 분양가로 폭리를 취하고, 전 국민이 폭등하는 집값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에 뛰어들도록 주택자금을 무한정 방출한 것이 문제였다. 노
정부가 지난해 11월 15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의 골자는 아파트 분양가 인하와 아파트 공급 확대이다.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이전까지의 각종 정부 대책이 주택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데에 맞추어졌던 것에서 급선회했다고 볼 수 있다. 이어 경실련이 발표한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가 폭리, 한나라당의 토지임대부 분양 방식, 여당의 환매조건부 분양 방식 등을 두루 수렴하여 올 1월 11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 개편 방안’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11.15대책과 1.11대책을 통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따르면, 오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김포, 파주, 송파, 검단, 분당급 신도시 등의 공공택지에서 분양될 가구 수가 70만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2001년부터 2006년 사이에 분양된 67만 가구 수를 상회하는 규모다. 이로써 수도권에 또 다시 200만이 넘는 인구가 유입될 것이다. 결국 신행정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의 건설로 국토 이용의 효율성과 균형발전을 추구하겠다던 참여정부의 로드맵은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무릎을 꿇는 것인가. 게다가 정부는 11.15 대책에서 신도시의 주택 공급 수를 늘리기 위해 용적률은 상향 조
노무현 대통령이 개헌 발의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국민 대다수는 아직도 개헌 자체는 찬성하지만 그 시기는 지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와중에 법원이 집권당인 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당헌개정 작업을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비록 당내 계파 간의 갈등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지만 사법부가 집권당의 정치일정을 중단시키라고 결정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87헌법 이후 법원이 더이상 사법적 기구가 아닌 정치적 기구로 변전되었다는 증거의 하나이다. 서울 남부지법 민사 51부는 지난 19일, 우리당 기간 당원 11명이 당을 상대로 제출한 당헌개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수용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당헌상 중앙위가 비대위에 당헌 개정권을 재위임할 수 없고, 비대위 성격상 당헌 개정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재위임을 하더라도 의결정족수인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당헌 개정결의의 효력정지 및 개정된 당헌의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결정문에서 또 “정당 활동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함에 있어 소홀함이 있어서는 아니되나 정
시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호매실택지개발지구가 서수원권 중심도시로 개발된다는 내용이었다. 개발 내용에는 무엇보다 친환경과 살기좋은 환경이란 말들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시는 먼저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몇년 전에도 그랬듯이 우린 개발이란 명목하에 시내 곳곳을 헤집고 파내 아파트를 세우고 건물을 올렸다. 도로도 확충되긴 했지만 인구가 늘어나는 수요만큼은 아닌것 같다. 50년마다 돌아온다는 재개발. 요즘 수원이 그렇다. 남쪽으로는 영통지역의 막바지 개발과 동쪽으론 연무동 재개발 소문이 피어오르고, 북쪽으론 파장동 일대 및 SK부지, 서쪽으론 호매실지구와 농진청 부지 등이 그렇다. 수원시도 최근 이런 재개발과 관련해 밑그림을 마련하고 보다 나은 수원 건설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밑그림에는 공원도 있을 것이고, 아파트도 있고 단독주택도 있지만 단 하나 빠진게 있다면 수원의 지역경제를 책임져야 할 공장이나 대표브랜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요 공공기관도 이전하는 마당에 수원하면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가 수원에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안타깝다. 많은 대표브랜드들이 수원에 자리 잡아야 만이 수원은 생산성 있고 힘있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