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국이 아닌 동양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크리스마스가 되면 경제상황에 상관없이 크리스마스 축일 준비가 한창입니다. 예수를 믿든 믿지 않든 모든 사람들이 이날 만큼은 하나가 됩니다. 한 유명 백화점이 선보인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수도의 밤을 환히 밝히기 시작하자, 거리는 갖가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수놓아집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 그리고 신문들도 연일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나라 전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술렁이며 연말의 들뜬 기분에 젖어 듭니다. 예로부터 한국 사람들은 선물을 주고 받기를 무척이나 즐겼습니다. 이 관습이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일이 대중화된 한 가지 원인이었습니다. 그 모든 크리스마스 선물과 카드와 음반 판매에 힘입어, 매출액은 연말에 최고치를 기록합니다. 사실 각종 광고들은, 평범한 청소년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집에 머물거나 선물을 받지 못할 경우, 불행하기 짝이 없는 사람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크리스마스 날이 다가오면 상점과 대형 매장에는 선물을 사려고 나선 인파가 몰리는데 동양의 다른 도시들에서도 그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도시는 교통 체증에 시달립니다. 호텔, 상가, 음식점, 유흥가들은 넘치는
필자는 대학에서 역사학를 전공했다. 역사학은 세상을 넓게, 멀리 보는 안목을 주고, 도도한 시간의 흐름에서 한 점 인간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깊은 교훈을 준다. 당시 필자가 다니던 대학의 한국근대사, 그 중 독립운동사를 가르치시는 윤병석 교수님은 한국의 몇 안 되는 독립운동사 전문가로서 탁월한 식견과 높은 덕망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고질적 한국병인 ‘기회주의, 배금주의, 무사안일주의’는 일제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여 민족적 정기와 사회적 정의가 훼손된 원인이 가장 크다고 평가하신 적이 있다.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4대 입법 중 하나로 ‘과거사청산’이 등장한다. 과거사를 청산해야 한다, 불필요한 국론분열만 조장한다 갑론을박,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과거사에 대한 쌈박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국민적 대세였으므로 과거를 정리하기 위한 각종 법과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의 지난 100여 년을 1945년을 기준으로 나누어 과거사로서 정리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친일진상규명법(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은 국권침탈 전후부터 광복 이전(1945년 8월 15일)까지 행해진 친일반민족행위에 관한 진상을 규
새벽공기를 어지럽게 가르는 청소차의 경보음, “검정색 승용차 2056 차 빼세요.” 신경질적인 확성기 소리, 잠시 후 밖은 잠잠해지고 다시 평온의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이 골목에서 가끔씩 일어나는 주기적인 행사였다. 그러나 오늘 새벽은 사정이 달랐다. 청소차의 경보음과 승용차를 이동시키라는 확성기 소리가 십여분 간 계속되더니 고성이 오고가며 서로가 “네 탓”이라며 삿대질까지 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사건의 내용을 살펴본즉 청소차가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하여 양쪽으로 주차되어 있는 좁은 골목길을 어렵게 삼백여m까지 진입하였는데 문제의 승용차가 이중으로 주차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른 승용차의 통행은 가능하나 대형 청소차는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불법 주차한 승용차의 주인과 인근 주민들이 합세하여 청소차 운전기사를 몰아세우는 것이었다.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후진하여 되돌아가면 될 것이지 새벽부터 시끄럽게 왜 경보음을 울리며 난리야.” 승용차 주인이 욕설을 퍼부우며 승용차를 이동시키자 청소차 운전기사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골목길을 빠져 나갔다. 오늘 아침의 사건은 누구의 탓일까? 소음을 일으킨 청소차? 아니면 불법으로 주차한 승용차? 순
투쟁일변도의 노선에서 벗어나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호소했던 정진화 후보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13대 위원장에 당선됐다. 경기도에서도 정 당선자와 같은 노선의 유정희 후보가 7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차기 지부장으로 당선됐다. 그동안 전교조가 아이들이 아닌 거리의 투쟁현장에만 있었다는 내외부의 비판이 이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차기 경기지부장인 유 당선자도 당선소감을 통해 “무조건 반대를 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도내 전교조 조합원들의 생각”이라며 “대안 제시 뿐 아니라 충분한 교섭을 통해 대중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차기 지도부 역시 투쟁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힌 것 뿐이지 전교조 노선은 기존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즉 성과급, 교원평가 반대 및 비정규직 해소, 교육자치 수립 등 기본입장은 그대로일 뿐 과격한 시위를 가능한 자제한다는 것이다. 차기지도부가 스스로를 소위 ‘온건파’라고 칭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교조의 노선이 정부당국의 입장과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어떤 모습으로든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기지역의 경우 유 당
우리 사회의 일각에 자리한 “한 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란 말은 해병대 출신들이 의리와 단결심을 농축한 은어다. 그러나 이와 차원이 다른 “한 번 교수면 정년까지 가는 교수”란 말은 교수 사회의 안일과 나태, 폐쇄성, 오만, 그리고 그 ‘철밥통’의 부당성을 빗댄 우스갯소리였다. 해병대의 전통은 현역이건 예비역이건 그대로 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수 사회에는 기득권을 보유하려는 구습(舊習)이 아직도 잔존하고 있다. 대학 교수가 철밥통이란 말은 경쟁을 통해 임용이 된 후 일정한 때가 되면 자동으로 승진하고, 재임용이란 장애물이 있긴 하지만 중요한 하자가 없는 한 이것을 그대로 통과하기란 쉬우며, 정년 퇴임까지 선택된 사람으로 머물러 있다가 퇴임하면 명예 교수, 석좌 교수 등으로 대접을 받아온 데서 비롯한다. 그러나 학문을 연마하고 대학생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 사회야말로 실력이 없는 사람을 제외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일부 교수들이 저질러온 남의 논문 베껴 쓰기, 제자 논문 도둑질하기, 논문 데이터 조작하기 등은 페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밖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교수가 비록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할지라
지난 8월에 개정된 자연재해대책법은 건물주가 의무적으로 건축물 주변의 보도와 뒷길 등에 대한 눈과 얼음을 제거토록 하고, 이런 내용의 조례의 제정을 자치단체에 위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도 관련 내용을 조례로 제정하고 있는 추세다.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린 최근 2-3일 동안 내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는 사람들과 이것을 방치하는 사람들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전자는 최근에 지자체가 주도하여 전국적으로 제정되고 있는 이른바 내 집 앞 눈 치우기 관련 조례로 내 집 앞 눈 치우기를 권장하는 데 시민들이 동참하는 현상이요, 후자는 법이나 조례가 어떻게 규정하든 간에 내가 바쁘고 귀찮기 때문에 눈 치우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결과다. 양심적이며 공동체의 평화와 안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내 집 앞 눈 치우기를 법이나 조례가 강요하건 말건 간밤에 폭설이 내렸으면 내 집 앞의 눈을 다른 사람이 밟고 갈 것이므로 그들이 미끌어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아침 일찍 일어나 치우는 자세를 견지한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에 내 집 앞의 눈을 치우는 일은 운동도 될 뿐 아니라 선행에 속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시민들이 자기 집 앞에 쌓인 눈을 자발적으로 치운 곳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대학에서 한국 유학생들의 석사논문과 박사논문이 금전거래로 얻어진 논문임이 드러나 퇴교와 동시에 국외로 추방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 학교의 경우만 아니라 미국 대학가에서 한국학생들의 Plagiarism이 큰 화제꺼리가 되고 있다는 소문이다. Plagiarism이란 표절(剽竊) 혹은 도작(盜作)이라 부르는 부정행위(不正行爲)를 말한다. 표절이란 남의 작품이나 글 혹은 학설을 마치 자기의 것인양 발표하는 행위를 말한다. 학문의 세계에서는 파렴치한 행위 중에 제일로 손꼽는 행위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미국 대학가에서 한국 학생들의 연이은 부정행위가 드러나면서 이제는 학교 교무 당국이 한국 학생들 전체에 대한 태도가 심상치 않다고 한다. 더욱이 지난해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 이후 교육부 장관 교수시절 제자의 논문을 Plagiarism한 것임이 알려져 장관직을 물러나게 된 사실이 크게 알려지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민족적인 수치다. 이 문제가 외국인들 눈에 어느 정도 심각하게 비칠까? 한 외국인 교수가 이르기를 북한의 핵위협보다, 그리고 악화일로에 있는 한국경제 사정보다 더 무서워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부정행위
건강보험이라는 제목아래 민간보험사의 상품판매 전쟁이 시작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며 수많은 국민들이 과연 건강보험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혼란을 느끼게 된다. 대통령은 공공의료 30% 확충과 건강보험보장성 80% 확대를 공약했지만 지금 ‘의료산업선진화’라는 미명아래 이루어지고 있는 공보험과 민간보험 이원화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나 부작용에 대한 고려없이 일방적이고 조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에 투입되는 재원의 부담성과 국민의 다양한 의료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결국에는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보험의 재정을 이용해 해결해 보자는 것이지만, 이는 공보험의 재정적 위축을 가져와 공보험 존립의 위협이 될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은 소득 수준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납부하면서도 보험급여(진료혜택)를 동등하게 받지만 민간의료보험은 납부하는 보험료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실상 공보험인 건강보험은 보험료를 체납(진료개시 후 10일 이내에 납부하면 됨)해도 요양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보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부담없이 질 좋은 의료혜택을 받도록 노력하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저기 개똥무덤이 내 집인걸… 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마음을 다 주어도 친구가 없네… 손을 잡고 싶지만 모두 떠나가네… 버스안 흔들거리는 창가에 기대어 깜박 잠이 든 나의 귓가에 아주 낯익은 노랫소리가 나의 가슴을 흔들어 깨운다. 언젠가 오래도록 신명을 내며 흥얼거리던 이 노래… 정작 이 노래는 희망이 아니라 절망을 노래한 것을 왜 이제야 깨닫게 되는 걸까? 그 작은 어깨 위에는 지나치게 소박하고, 나지막히 들려오는 희망의 목소리가 있다. 아니 어쩌면 절망 속에서 벗어나려는 마지막 외침일 지도 모르는… 목소리 “정말 우리도 할 수 있는 거야? 정말? 언니…누나…” 오늘밤도 이렇게 울다 잠이 든다… 오늘밤도 이렇게 울다 잠이든다… 다시 또 노래소리가 들린다. 개똥벌레 노래가 잔잔히 흐르는 내가 탄 버스는 개똥벌레 처럼 꿈틀 꿈틀 기어가듯 미끄러져 나갔다. 그 버스안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처럼 차창에 머리를 기대어 상념에 젖어 있거나 친구 아니면 연인, 형제, 직장 선후배 등등 하여튼 얽히고 설킨 끈끈한 인연으로 연신 조잘 대고 있었다. 게중에는 젊은 대학생과 초·중·고등학생들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가며 손 안에 들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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