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이혼으로 외조부모집에서 지내던 경기도 의왕의 아홉 살짜리 초등학교 3학년 소년이 극도의 외로움 속에서 개에게 물려 숨진 사건은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저민다. 이혼한 부모로부터 버려져서 외갓집으로 보내졌지만 외조부모는 먼 시골을 오가며 농사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고 추수를 위해 집을 오래 비워야 했다. 소년은 살림집을 겸한 비닐하우스에서 참혹한 모습으로 숨졌다. 소년의 죽음이 유달리 안타까운 까닭은 사고가 비참했다거나 피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이 어린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도사견이 아니라 부모의 이혼, 가족해체, 가난과 사회적 소외였다. 소년의 죽음을 흔한 사회적 비극의 하나로 치부해버릴 수 없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를 죽도록 방치했다는 ‘공범의식’ 때문이다. 굳이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묻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피하고 싶은 일이지만, 그럴지라도 그 죽음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를 물어야만 한다. 아이를 버려둘 마음은 없었겠으나 끝내는 버리고만 것은 무엇 때문인가. 우리 사회의 무엇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또다른 수많은 어린이들이…
1979년 고교평준화 이후 26년이 흘렀건만 아직도 명문대를 선호하는 입시 경쟁은 치열하고 공교육의 본질은 점점 더 퇴색되어가고 있다. 사교육비에 대한 투자만큼 개인의 성적이 향상되고 명문대 합격률도 높은 것이 현실이다. 돈이 없으면 자식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아픔을 안고 살아야 한다. 평준화 본래의 취지는 우수고, 명문고의 등급을 없애고 대입경쟁의 심각성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학원이나 어떠한 사교육도 할 수 없게 하여 오직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정규수업만 똑같이 받게 하는 것이다. 있는 자와 없는 자들 간의 위화감을 없애고 인본주의적인 평등과 균등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자율학습을 하겠다는 것이 화근의 불씨가 되었다. 자율학습은 보충 수업과 더불어 이것이 점점 양성화돼 학교간, 지역간 경쟁심리를 증폭시키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것이다. 마침 현대 정치의 변혁기를 맞아 사회적으로 어수선하고 불안정한 시기에 청소년들을 학교에 잡아둘 필요가 있었고 교사의 월급과 수당이 자연스레 인상되어지는 효과를 냈다. 또한 학부모들의 교육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주기도 했다. 결국 명문대에 많은 학생을 입학시키기 위하여
정부는 성장·수출·소비 등 거시지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따라서 경기가 활발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더 고달프고 팍팍하다. 길거리를 나가봐도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각종 지표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끝모를 장기불황으로 동네 상권이 속속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폭탄할인’이니 ‘반값’이니 ‘땡처리’, ‘덤’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지만 임대료조차 감당할 수 없어 문을 닫는 가게들이 줄을 잇는다. 장기불황의 벽은 여전히 높고도 길고 서민들은 먹고 살 일이 점점 더 막막할 따름이다. 보통국민들의 생활형편을 보여주는 고용지표는 양과 질 모두 나빠지는 것으로 드러났고, 양극화 현상의 심화로 중산층은 서민층으로, 서민층은 빈민층으로 떨어지는 궁핍화 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이 올 들어 9월까지 2만3,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신청 건수보다 3.5배나 더 많은 수치다. 소득 하위 30%에 해당하는 빈곤가구들의 가계부채도 작년보다 더 늘었다. 많은 서민가정이 빚을 얻어 겨우겨우 연명하는…
도시 인근의 야산, 어린이를 포함한 수천명의 주민이 모여들고 판사로 보이는 남자가 끌려온 한 남자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곧바로 3명의 요원들이 말뚝에 묶인 그 남자를 향해 총을 쏴 사살한다. 남자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나무토막처럼 쓰러진다. 이 화면은 나치의 범죄를 고발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북한이라는 우리 한반도 한쪽에서 흔히 벌어지는 최근의 실재상황을 미국의 CNN방송이 촬영해 황금시간대인 지난 13일(일요일) 오후 8시에 한 시간에 걸쳐 ‘비밀국가의 은폐된 참상’이라는 제목으로 방송한 특집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다. 다큐멘터리는 “수감자의 95%가 죽어나가는 곳이 북한 정치범수용소”라고 덧붙였다 CNN은 이어 북한의 한 정치범수용소에서 굶주림과 강제노역에 신음하다 짐승처럼 죽어가는 이른바 ‘정치범’들의 모습과, 시장에서 식량을 훔쳐 달아나다 붙잡혀 두들겨 맞는 아사 직전의 어린 아이, 거리에 버려진 죽은 여인의 시체 옆을 무표정하게 지나가는 주민의 모습도 비춰주었다. CNN은 인종과 이념, 정치적 편견을 뛰어넘어 사실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매체로 그 명성이 높다. 지금 유엔총회에는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들이 제출한 ‘
쌀 협상 비준안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나라가 수개월째 홍역을 앓고 있다. 쌀 협상 국회비준동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성난 농심(農心)이 거리로 나섰다. 정부는 쌀값 대란 등 총체적 농업 위기에 빠져 있는 현실에서 갖가지 추가대책을 내놓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같은 대책들이 농업 위기와 쌀 대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정부 스스로도 익히 알고 있다. 그렇다고 묘안이 달리 있을 수도 없다. 어떻든 쌀 협상안 국회 비준은 이제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비준이 더 지연되면 내년부터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예외 없는 관세화, 즉 전면 개방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번 쌀 협상안은 우리나라 쌀 농가 보호를 위해 우리 정부가 요청해서 예외적으로 향후 10년간 개방을 유예받은 것이다. 그 대신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일정량의 외국쌀을 수입하기로 약속했었다. 만약 이같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관세화 10년 추가 유예 협상’은 없었던 일로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대외 신인도 추락은 물론이고, 당장 세계무역기구의 국제규약에 따라 올해부터 쌀 시장을 전면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 = 건교부 장관과 열린 우리당이 ‘20% 이상 분양가 인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며 도입한 원가연동제가 적용된 화성 동탄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는 서민들에게 또 다시 배신감을 안겨주고 말았다. 지난 16일 우미·제일·풍성신미주 건설 등이 동탄신도신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격을 보자. 평당 740~750만원에서 760~770만원으로 지난해 원가공개요구를 묵살하고 분양을 강행한 아파트와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 80% 이상의 시민들은 분양원가공개와 공공택지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도입한 선분양아파트에 대한 원가연동제도는 분양가인하효과는 ‘립서비스’에 그쳤다. 결국 공공택지를 특혜분양 받은 건설업자들만 배를 불리게 됐다. 판교지구도 평촌,산본신도시와 용인 수지.죽전지구 아파트 가격을 올리게 만들고 분양가 추가인상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경실련등 시민단체는 분양원가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수년간 묵살당했고 정보공개청구마저 묵살돼 정보공개관련 재판이 아직도 진행중이다. 그래서 이번에 정부가 원가연동제를 적용한다고 발표했을 때 서민들은 “이제는 정말로 정당한 가격을 내고 내집을 마련할 수…
팔달산자락 도청 잔디밭에는 지난 가을 축제가 한창이었다. 이름 하여 도청가족 족구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아마도 도청 직원들 사이에서 족구대회만큼 뜨거운 화제가 된 사건도 그리 많지 않을듯하다. 처음에는 2개 코트에서 지극히 조용하게 진행되던 족구경기가 날이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더니 말 그대로 도청 전체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16강 경기가 열렸던 날에는 무려 6개 코트에서 수많은 직원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경기가 진행됐다. 회를 거듭할수록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박진감 넘치는 경기들이 넘쳐나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누가 말하지 않고 시키지도 않았지만 직원들은 소속 팀의 응원을 위해 스스로 저마다 운동장으로 몰리고 있다. 풍선막대에서부터 징과 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응원도구들도 선 보였다. 평소 근엄하게만 느껴졌던 실국장등 간부들도 하나로 어우러져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을 했고 멀리서 이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부지사의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휩싸여 수원 화성도 어깨를 들썩이고 팔달산자락이 춤을 추고 새들도 입을 모아 노래하고 있는듯하다. 한마디로 도청은 한마당 족구 대잔치에 휩싸였었다. 그리고 결승전이 펼쳐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가 다시 국내외의 윤리적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연구만큼 윤리논란이 뜨거운 분야도 많지 않다. 따라서 연구 과정과 절차에 있어서 최대한 투명하고 윤리적인 과정을 거쳐 논쟁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황교수의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의 허브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생명윤리의 허브로도 발돋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줄기세포 연구와 함께 윤리적 투명성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황교수의 연구는 윤리적 논란을 극복해 나가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황교수와 공동연구를 해온 미국 피츠버그대학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교수팀의 난자 취득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황교수와 결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번 일로 황교수팀의 이미지 손상은 물론, 줄기세포의 국제적 공동연구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섀튼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황교수팀이 지난해 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난자를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체세포 복제연구에서 16명의 여성으로부터 242개의 난자를 기증받아 썼는데, 이 중 황교수의 부탁을 거역하기 힘든 입장의 황교수 연구팀 소속 연구원이 있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씨가 불법 도청과 관련, 구속된 것은 이른바 ‘민주·인권·정의’를 독점한 듯이 부르짖던 ‘국민의 정부’의 위선과 이중성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다. 수상 경위야 어떻든 그래도 명색이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끈 국민의 정부가 감청장비를 개발한 뒤 국가기관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국민의 사생활을 엿듣고 감시하는 등 기본권을 침해한 범죄 행태가 검찰 수사에 의해 발가벗겨지면서 국민은 ‘정의’의 투사임을 자처하던 국민의 정부의 허상을 비로소 확인하게 된다. ‘인권 대통령’이라고 자처하던 김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수사로 도청범죄의 제반 정황이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도청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하면서 은폐까지 시도하더니,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무도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엉뚱한 주장을 하면서 영장청구를 취소하라고 되레 큰소리를 치고 나섰다. 그러더니 결국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반성은커녕 ”형평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청와대와 여 야 정치권의 반응은 더욱 국민을 어이없게 만들고 있다. 청와대는 ”두 전직 국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까
어느날 맹자(孟子)에게 한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은 제(齊)나라에서 돈 2천량은 안받으시면서 송(宋)나라의 돈 1천400량은 받으셨습니다. 저 같으면 600량이 많은 제나라 돈을 받았을 겁니다. 무슨 이유로 다 받지 않고 그것도 돈 양이 적은 송나라 돈을 받았습니까. 맹자는 느긋하게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송나라의 것은 전별금(餞別金 : 떠나는 사람에게 그동안 수고한 대가로 주는 이별금)이라 성의를 생각해서 받았다. 그러나 제나라 때에는 받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와 명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돈을 받으면 뇌물(賂物 : 자기의 목적을 빨리 쉽게 이루기 위해 남몰래 주는 재물)이 되는 것이다. 뇌물이란 때와 장소를 안가리고 대가성이 있으면 누구든 유혹을 한다. 뇌물이란 걸렸다하면 혼자만 벌받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가족을 고통 속에 빠뜨리고 학연 지연들에게까지 충격과 실망감을 주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있어 왔지만 한동안 뜸해서 없어졌나 했더니 경쟁이나 하듯이 공직자의 비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도청(道廳) 전 고위공직자가 관련업체의 재개발아파트와 장묘업체의 인허가 편의 대가로 10억원의 금품을 받고 구속되었다. 지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