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년 동안 지속된 남북분단의 고통도 모자라 이제는 이념간·지역간·계층간·세대간 갈등이 날로 심화돼가고 있는 서글픈 현실이다. 남북한 공동으로 개최된 서울축전이 보혁구도의 이념대립으로 충돌하여 한편에서는 진보세력이 반미를 외치고 다른 쪽에서는 북한을 규탄하며 한미우방을 강조한다. 상대를 포용할 줄 모르고 자기 주장만 외치며 평행선을 달리는 레일 위의 열차 같은 현실을 화해와 포용으로 멈추게 해서 통합된 하나의 길로 가야 한다. 보·혁 양 세력은 자신들의 주장만이 민족을 구하고 국가를 살리는 일로 착각하고 있다. 하루 빨리 아집과 모순에서 벗어나 민족통합을 생각해야 한다.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다양성과 경쟁력 제고라는 시대 가치와 정신을 존중하며 미래로 전진해야 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한민족의 저력을 십분 살려 사랑과 인류애라는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편협성과 오만함을 청산해야 민족 통합의 과업을 이룰 수 있다. 우리는 광복 60년만에 국민총생산 520배, 수출 25만배 성장에 세계 11위의 경제대국, 반도체·선박 건조량 세계 1위인 나라가 됐다. 황우석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는 무한한 난병 치료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뛰어난 두뇌와…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미림팀장 공운영의 X-파일 도청테이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온 세상의 호떡집에 불이 났다. 이번 도청사건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려면 온 지혜를 모아야 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나라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휘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도청이란 상대(相對)의 허락도 없이 몰래 도둑질하듯 귀로 듣듯이 녹음기(錄音器)에 녹음테이프로 재생할 수 있도록 기계적 녹음을 말한다. 과학문명이 발달되면서 공상과학(空想科學)에 있음직한 도청장치가 난무(亂舞)하는 현시대에 도청 노이로제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법무부가 지난 6일 입법 예고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전기사업자의 협조 의무규정은 새로 두고 있다. 이번 도청사건의 노파심으로 국가정보원과 법무부 관계자들은 합법적인 감청의 길은 열어 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마저 제한한다면 국가 안보에 구멍이 뚫릴 수 있고 유괴(誘拐)와 같은 범죄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취 주사약은 수술환자에게 투여(投與)할 때 한 생명을 살리지만 범죄용으로 사용할 때는 한 생명을 죽이게 되는 것이다. 전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X-파일 유출(流出) 사건은 김영삼 정권 시절인 1993년부터…
세무당국의 과다한 세금부과로 인한 조세저항 건수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국세청의 자체 정밀 조사결과 일선 세무당국이 잘못한 비율이 무려 40%에 가깝다고 하니 납세자로서는 어안이 벙벙해질 따름이다. 작년 한 해만도 무려 1만3천5백여건이 과세불복으로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39.2%가 세무당국의 잘못이었다 하니 과세행정을 어떻게 신뢰하고 납세의무를 수행할지 국민은 정말 답답하기만 하다. 이러고도 선진 조세행정이니 공평·공정세정을 언급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이렇듯 부당한 세무행정을 시정한답시고 이제까지 과소징수자에 대해서만 문제삼았던 고과평점기준을 바꿔 과다징수 담당자에게도 책임을 묻기로 조처했다고 하는데, 국세청 측은 그렇게 안이하게 대처할 문제가 아님을 통감해야 한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경찰청에서는 한 번 낸 범칙금을 중복 고지하는 것이 흔한 일이라고 한다. 한번 낸 교통범칙금 납부통지서가 재발부되어 징수된 금액이 550억원에 이르고 과태료를 납부했음에도 부당하게 압류한 사례 또한 93만여건에 금액으로 6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4년 동안 교통범칙금의 경우 무려 100만건이 넘게 중복 발급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에 대해 경찰청 측은 수납
얼마 전 우리 지역의 한 문화재단에서 교사들을 위한 예술교육 연수를 계획했다는 소식을 듣고 더없이 반가웠다. 학교 교육에서 예술 교육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이들의 곱고 아름다운 내면을 가꾸고 감수성을 기르는데 있어 문화예술 교육만큼 좋은 밑거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 세계 1천여개에 가까운 학교에 퍼져있는 발도로프 교육철학의 바탕은 ‘교육은 곧 예술이다’는 명제이다. 나는 수년전에 발도로프학교와 같은 이념으로 세운 스위스의 슈타이너학교에서 현지 연수를 한 경험이 있다. 슈타이너학교는 독일의 발도로프학교를 세운 교육사상가인 슈타이너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스위스의 초중등 과정의 학교이다. 슈타이너학교 교육의 전체 과정에는 음악, 조소, 오이리트미, 목공, 공예, 미술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예술 교육이 핵심 요소를 이룬다. 예술 교육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몸과 마음으로 겪고 느끼게 하는 것을 중시하여 진정한 자유인으로 성장하게 한다. 그곳 선생님들의 지도로 학생들이 배우는 교육내용을 실습하면서 우리가 그 동안 배우고 익혀왔던 개념과는 매우 달라 놀라웠다. 슈타이너학교 실습과정 가운데 수채화를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사용하는 물감은 모두가
최근 수도권 주요 대학 대다수가 수시 모집을 하면서 출제된 논술문제는 우려하던 바 이상의 당혹감을 수험생들에게 안겨주었다. 논술고사 일부 문제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사실상의 본고사 수준으로 출제되었고 어떤 문제는 낱말조차 생소해 당혹감을 감출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출제성향은 교육인적자원부의 논술 가이드라인 발표가 늑장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대학당국도 고교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를 출제해 학생들의 지식을 측정하고자 한 것은 다양한 소질을 가진 학생을 뽑겠다는 수시모집 당초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출제형식이다. 논술을 통해서 세계관이나 표현방식의 우열을 계량화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논리의 체계를 넘어 새로운 사고를 피력할 때정해진 논술적 틀을 버려야 할 경우도 없지 않다. 이러한 논술에 대해 점수를 매겨야 한다면 무엇을 근거로 어떤 점수를 줘야 하는지, 더구나 이를 상대평가할 경우 어떤 점을 들어 어떻게 차별화해야 하는지 매우 난감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논술 자체로 학생을 선발하는 시험, 더구나 반영률 40~60%에 이르는 논술 출제란 부당하기 이를데 없다. 이른바 교과통합형이라는 이름을 붙여 여러 과목을 연결해 놓고 복잡
생활고에 시달리는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으나 정치권은 연정과 도청문제에만 매달린채 민생 챙기기는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인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최저생계비의 120%미만의 차상위 계층이 전체 인구의 15%인 716만 명으로 우리 이웃 7명 중 1명이 빈곤층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최저생계비 4인 가족기준 113만6천원에 못 미치는 수입으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수입이 최저생계비보다 낮지만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을 못받는 비수급자가 372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청년실업률이 8.3%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IMF 이후 지속적인 경기불황과 노무현 정부 들어 심화된 경제사회 양극화 현상의 결과 계층구조가 삼각형 모형을 나타내는 심각한 빈민층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국민의 의식주 문제 해결은 국가정책의 기본인데 이의 해결에 소홀한 채 정쟁에 혈안이 된 정치현실이 한심할 뿐이다. 사회 안정과 발전을 주도하던 중산층이 붕괴되어 빈민으로 전락하는 불안과 절망의 사회를 일자리 창출로 활기를 찾게 하며 희망을 주는 정책집행이 급선무다. 양극화된 기형적…
1988년 8월 4일, 저녁 9시 뉴스인 ‘뉴스데스크’ 시간에 젊은 사람이 앵커 어깨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시청자 여러분, 내 귀에 도청장치가 돼 있습니다”라고 소리쳤던 사건이 있었다. 뉴스제작진도 시청자도 모두 경악했던 이 사건. 이 사건은 이후 단순한 해프닝으로 밝혀졌고 또 이 사건을 일으킨 소 모씨는 이후에도 신출귀몰하며 여러 사건을 일으켰으나 형사적으로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과거에는 정권의 안위를 위해 불법도청이 일상화되어 왔다. 그간 민주화운동을 해온 사람들은 갑자기 전화기의 감도가 떨어지고 또 전화기에서 잡음이 생기는 일을 경험한 것이 다반사였다. 도청의 최대 피해자인 김대중 전대통령은 즐겨먹는 음식까지 파악되었다고 하니 경악할 노릇이다. 또 정권의 반대자뿐만이 아니라 심지어는 청와대까지 도청하였다고 하니 정말 무소불위였다. 이렇게 진행된 도청자료를 통해 다시 도청대상들을 협박하는 일이 일어났다고 난리들이다. 도청대상에게 돈을 내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또 도청기관에 이를 이용해서 복직하고 훈장까지 받았다고 한다. 정말 시정잡배 협박범들이 보면 초고단수의 선배들이다. 이제는 도청 내용을 공개하라, 못한다 난리들이다. 공개를 반대하는 쪽에서
50년 가까이 지켜온 균형재정이 깨진 것은 지난 외환위기 직후였다. 이때 국민 모두는 적자재정에 따른 추경예산 편성문제가 몰고 올 후유증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후 무려 28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적자 국채를 찍어내는 나라 살림살이가 계속돼 왔다. 기획예산처는 적자재정 편성이 습관성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고민을 거듭해 오다가 현 정부가 들어서는 2003년부터는 균형재정을 달성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해에도 3조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했고, 이듬해도 전해와 다름없는 적자재정이 되풀이 됐다. 그러다가 결국 2004년에는 1조28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부채를 추경예산을 통해 늘려놓고 말았다. 추경예산은 천재지변, 전시 등 비상사태에 한해서만 편성하는 것이 상례이다. 평시에는 상황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추경예산 편성은 하지 않는 것이 경제원리이다. 재정지출 확대가 근본적으로 경기회복에 효과가 없음은 학계에서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예컨대 일본 정부는 1992년부터 2000년까지 9차례에 걸쳐 123조엔을 퍼부었지만 장기 불황에서 탈출하지 못한채 재정은 결딴났으며, 엄청난 빛더미를 후대에 물려줄 수 밖에
지난 6월 30일 정치개혁법안아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지방의원의 유급화가 확정되고 기초자치단체장 및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을 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내년 6월 지방선거애 출마할 인사들이 벌써부터 정당에 줄을 서기 시작하는 등 양상이 뜨겁다. 이처럼 지방선거 입후보자들의 관심과 열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는 것은 무엇보다 지방의원의 유급화 때문이다. 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기초의원들은 5천만~6천만원, 광역의원의 경우는 6천만~8천만원까지의 세비를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내년 지방선거 때는 2002년 지방선거 때보다 최소 세배 이상의 출마자가 선거전에 뛰어들어 사상 가장 치열하고 혼탁한 선거전이 예견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공·사석에서 출마 포기 의사를 분명히 했던 많은 중진급 기초의원들이 최근들어 속속 재출마 쪽으로 선회하고 있고, 여기에 일찍부터 정계 진출을 준비해왔던 각 정당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들과 지방 당직자, 지역구 관리를 맡아왔던 국회의원 보좌진들중 상당수가 유력 후보자로 거명되면서 지방선거는 이미 시작된 양상이다. 일선 지방행정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동장이나 면장 등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고시 준비생, 대학…
시장 메카니즘이 작동원리로 뿌리내리면서 우리 경제는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 어느 영역에서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곳곳에서 혁신이 일상화되고 있으며, 경제행위에 대한 냉혹한 자기책임과 합리적 보상 관행이 사회정서로 굳어가고 있다. 금융 영역에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아니 더 급격하고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개인용 컴퓨터의 광범위한 보급, 인터넷망의 구축 등 정보기술의 혁명적 발달이 변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시장의 힘이 작용하여 금융서비스 비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하고 전문화된 금융상품이 전례 없이 빈번하게 출시되고 새로운 금융기관이 우후죽순처럼 출현하고 있다. 어쨌든 오늘날 소비자들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신용 및 저축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금융거래와 관련된 정보와 그 밖의 일반적인 경제정보들에도 어느 때보다 쉽고 깊이 있게 접근 가능해 졌다. 이리하여 주택구입이나 노후생활을 위한 경제적 준비를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등 개인의 복리를 증진하기에 더 할 수 없이 좋은 환경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금융시장의 여건 변화를 개인이 충분히 활용하여 적정한 의사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