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수도권의 공동화를 방지하고 수도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마련한 ‘수도권발전대책’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도대체 수도권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낙후된 비수도권 지역의 균형적인 개발을 위해 앞서가고 있는 수도권의 성장을 억제하겠다는 것인지 애매모호한 이른바 ‘제한적 규제 완화’라는 명분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애써 마련한 발전대책이라는 것이 이처럼 어정쩡하게 짜여질 수밖에 없는 근본 원인은 우리 정책 당국자들이 아직도 70년대식의 이른바 ‘경쟁적 지역개발론’을 굳게 신봉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경쟁적 지역개발론자들은 잘사는 지역이 성장과실을 독점하기 때문에 낙후된 지역들이 발전기회를 가질 수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앞서가는 지역의 성장억제를 통해서만 낙후지역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패러다임 하에서는 균형개발의 해결책이 수도권의 지속적인 규제에 달려 있을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지역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서는 지역개발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지역개발의 패러다임을 경쟁적 지역개발론에서 개성적 지역개발론으로 전환해야 한다. 낙후지역 개발은 앞선 지역의 성장과일을 나누거나 빼앗아서…
지난 토요일 모 뉴스전문 채널에 아주 어이없는 돌발영상이 나왔다. 주로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의 NG(방송실수) 또는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을 일반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그 코너는 국민들에게 코미디보다 더 우스운 장면들을 종종 보여준다. 그 날 영상은 흥미롭게도 여야 국회의원들이 수년 전에 개업해 운영했던 여의도의 한 식당에 관한 것이었다. 소위 민주화 세력이라 불리던 90년대 국회의원 일부가 투명한 정치 운운하며 열었던 식당으로 기억컨대 영업이 부진, 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그 때 같이 투자를 했던 의원 중 한 사람이 자기 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매출액을 4분의1로 축소 신고해 탈세를 했다”고 발언한 것이 모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회의원이 탈세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되자 다른 의원들이 이를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진데 있다. 그 발언의 사실여부를 떠나 그때 그 식당 운영에 참여했던 의원들의 공통적 의견은 “세금을 100% 신고해 남는 것이 없어 망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의원은 “세무서로부터 다른 식당들과의 형평을 고려해 축소 신고해 줄 것을 제안 받기도 했다”고 발언했다. 우리 국민들은 세금을 곧이곧대로 다 내는 바보가 되기 싫어하는 속성이 있다.
정부가 이제는 지방자치마저도 자신들의 입맛대로 꿰맞추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소위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라는 것을 지난 6일 개최하고, 내년 1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김영길, 이하 공무원노조)의 정식 출범을 앞두고, 광역자치단체장에게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의 징계권을 부분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결정의 이유가 내년에 1월로 예정된 공무원노조의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어서 라고 하니 정말 어이없고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러한 결정이 소위 실세총리라고 하는 이해찬 총리가 주재하는 회의석상에서 논의되었다고 하는 사실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 해 공무원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모두 제한하는 공무원노동조합법을 12월 31일 11:58에 졸속으로 국회를 통과시켰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는 이미 만들어진 공무원노동조합법의 내용만을 가지고도 공무원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완전하게 제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도 모자라 이제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유권한 마저 자신들의 입맛대로 뜯어 고치겠다는 발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논리대로 한다면, 광역자치단체장이 중앙 정부의 꼭두각시 역할을 거부하면,…
우리나라의 2003년 현재 출산률은 1.19명으로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에 크게 못 미친다. 경기도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1월 현재 도내 신생아는 11만 2천 6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 5천 617명보다 2천 971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핵가족화 이후 심화된 저출산 내지는 ‘무자식 상팔자’의 영향 탓이다. 아무튼 우리나라는 이미 인구 감소 위기에 직면했고, 그 징후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출산장려금 제도다. 도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가 아기를 낳았을 때 50만원의 장려금을 준다고 약속한 바 있고, 시·군은 셋째 아이를 낳았을 때에 한해 10만원 상당의 유아용품을 전달하고 있거나, 주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이 제도는 출산장려라는 현실과 부합되지 않을 뿐더러, 지나치게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장려금의 액수다. 출산은 본인의 의지와 가족의 백년대계를 위해 이루어지는 인륜대사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굳이 정부나 지자체가 장려금을 줄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증가를 위해 장려금을 주고자 한다면 50만원은 너무 적으며 기초생활수급자에게만 주고,
북한 핵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을 재개키로 한 것은 북핵사태가 위기국면에서 벗어나 대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일단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북한의 새로운 전략적 결단이 없는 한 회담의 전망은 어둡다. 북한은 여전히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려면 먼저 우리로 하여금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 근원인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가중되는 미국의 핵 위협을 청산하고, 우리가 당당한 핵무기 보유국이 된 지금에 와서 6자회담은 마땅히 참가국들이 평등한 입장에서 문제를 푸는 군축회담으로 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과 전략을 바꾸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도 분명하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체제보장, 경제지원 등 많은 제안을 거듭해 왔고, 이번 회담에서는 이런 제안들에 대한 북한의 대답을 들을 차례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앞으로 더 이상의 새로운 제안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은 제3차 6자회담에서 북한이 리비아식 모델의 선례에 따라 모든 핵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완전히, 투명한 검증절차를 거쳐 폐기할 것을 실행하도록 요구했다. 그리고 이에 상응한 경제, 안보,…
인터넷 실명제 도입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하고 심각한 현안이다. 이 제도의 도입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표현의 자유 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의 부작용을 우려한다. 물론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표현의 자유만 누리고 책임을 지지 않겠다면 이는 민주사회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사이버 테러’로 불리우는 이 심각한 신종 범죄를 마냥 방치할 수만도 없다. 부작용은 제도 운용의 과정에서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인민재판’식 여론재판이 일상화되고 있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익명의 장막 뒤에 숨어서 무차별적인 음해와 인신공격 등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이제는 그 양상이 도를 지나쳐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사이버 폭력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부는 ‘인터넷 실명제’ 도입 추진과 함께 15개 인터넷 포털업체 등을 대상으로 이용약관 운용과 자율규제 등에 대한 일제점검에 들어갔다. 사이버 테러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데는 익명의 탈을 쓰고 일방적인 주장과 음해. 욕설과 협박을 일삼는 충동적이고 맹목적인 악성 네티즌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연정’구상에 대한 추진이 열린우리당에 의해 구체화되면서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통령 권력을 내놓겠다”고 한 노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의 말에는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우리 정당구조, 곧 지역구도에 찌든 비정상적인 정치문화를 정상화해보고자 하는 진정성이 분명 베어 있다. 그러나 그러할지라도 이같은 표현은 적절하지 못했다. 대통령은 막중한 자리다.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 권력을 내놓겠다니, 이게 또 웬 말인가” 하면서 어리둥절한 반응들이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현실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발언의 의도와 배경에 대한 여러 억측이 불거질 가능성도 높다.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것이 이 정파 저 정파에 나눠줄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같은 발언은 헌법에 따른 정치체제와 선거를 통해 국민이 선택하고 결정해 놓은 현재의 정치구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은 ‘원론’에 충실한 정치인이다. 소신이 뚜렷하고 임기응변의 돌파력이 있으며, 군부전제와 지역감정의 장벽에 혼신의 저항을 했던 높은 도덕성으로 젊은 세대의 폭넓은 지지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연립정부’ 구상을 밝힌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권력구조의 재편 공론화를 제안, 비상한 관심과 함께 정치권 내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법안 통과가 안된다. 우리 정부는 내각책임제적 요소가 있으니까 국회의 다수파에게 총리 지명권과 조각권을 주면 국정이 안정되지 않겠느냐“라고 연정론 제안의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대통령의 이런 제안은 야당들로부터 공식적으로는 바로 ‘퇴짜’를 맞았다. 야당 쪽에서는 일제히 “당 정체성을 무시한 연정보다는 초당적인 국정 운영이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연정’ 발언과 ‘권력구조 재편 공론화 제안’에 대한 정치권 내부의 기류는 지금 한마디로 ‘복잡다단’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엇갈리는 흐름이 교차하는 탓이다. 실제로 ‘연정’이 추진될 경우 개헌 문제도 함께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언젠가는 한번쯤 차분하게 논의해 봐야 할 사안이다. 물론 오늘의 국정 혼선을 제도와 야당의 책임으로 돌리는 듯한 대통령의 현실인식과 책임전가 논리는 다소 실망스럽다. 국정의 파탄은 제도 때문이 아니라 능력부족
정치판은 연정(聯政) 논란, 경제계는 우울증, 노동계는 하투(夏鬪), 거기다 장마까지 겹쳐 세상 어느 한 구석도 밝은 곳이 없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듣고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고도 남을 낭보가 터져 나왔다. 낭보 진원지는 육군 제20사단(결전부대) 예하 62여단(돌격여단)이다. 알다시피 최근 군에서는 북한군 철책절단, 함정실종, 총기난동, 기밀문서 유기까지 크고 작은 군기문란사건이 잇따랐다. 특히 8명의 생명을 앗아간 총기난동사건은 신세대 병사에 대한 고참병들의 언어폭력이 참극의 일부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병영관리 허점과 함께 군부에 대한 신뢰가 여지없이 실추됐던 것도 사실이다. 하나 군은 자기반성이 빨랐을 뿐 아니라, 국면 전환 역시 민첩했다. 이 부대 장병 1천 500명 가운데 400여명이 지난 6일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가 벌이는 장기 및 골수기증 캠페인에 동참해 장기기증서약 및 골수기증을 위한 채혈을 마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운동은 이 부대 최병선(28)대위가 중대원을 상대로 장기기증서약서를 받으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선행을 하는 부하에게는 후덕한 지휘관이 있었다. 여단장 김지환 대령은 장기기증 캠페인을 전 부대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고
인터넷실명제는 인터넷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이 확인되어야지만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는 제도로, 지난 2003년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려는 정부의 계획이 발표된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된 바 있다. 이후에도 정부는 사이버폭력, 부정선거 대책 마련을 운운하며 인터넷실명제 도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였고, 급기야 지난 6월 15일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이버폭력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인터넷실명제’를 언급하면서 적극적인 도입의 의지를 보였다. 열린우리당 역시 7월 5일 인터넷 실명제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인터넷실명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제도이다.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와 헌법재판소에서 인터넷실명제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이며, ‘인터넷의 표현에 대해 질서 위주의 사고만으로 규제해서는 안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인터넷실명제를 도입하려는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이는 실명제를 도입해 개인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여 기본적으로 모든 국민의 인터넷상의 일상 행위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