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의 불협화음속에 예고된 ‘노사의 위기’가 드디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4일부터 노조와 대립해온 고양시 소재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이 59일 동안의 노사협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직장폐쇄라는 최악의 조치를 내리고 만 것이다. 공단측은 직장폐쇄 조치를 내리면서 사업장내에서 천막 농성중인 노조원들에게 퇴거 명령도 함께 내렸다. 물론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지난 9일과 10일에 있은 마라톤 협상때 사측이 ‘시간을 갖자’고 제의해 놓고, 하루만에 직장폐쇄조치를 내린 것은 약속 위반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우호적인 협상의 장은 깨졌고, 이제 남은 것은 패자가 되지 않으려는 명분 쌓기와 힘겨루기뿐이다. 국민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노·사간의 대화와 양보로 파국만은 막아 주기 바랬다. 우선 때도 시도 없이 계속되는 파업 자체가 싫었기 때문이다. 노·사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이므로 자기 몫을 챙기려는 욕구가 앞서고, 그 권리와 이익을 쟁취하려니까 집단행동도 불사 할 수 있다는 것 까지는 이해하지만,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사고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경우도 노조는 인사와 경영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것과 노조원의 허용범위를 문
6·15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6·15의 의미는 깊고 역사적이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첫째는 민족분단 반세기만에 이루어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이었다는 점, 둘째는 민족통일의 발판인 남북공동선언 5개항의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따라서 민족사적 대업 앞에 자질구레한 주변 논리나 구태의연한 분단고착화의 음모가 끼여들 여지는 전혀 없다. 그러나 6·15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맞는 올해의 분위기는 사뭇 씁쓸하기만 하다. 노무현정부의 대북정책은 6·15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듯하다. 대북송금 관련 특검 실시는 그렇다 치더라도, 지난 5월의 방미(訪美)와 이달 초 방일(訪日)에서 보여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다. 노 대통령은 부시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한국의 대북정책은 미국과의 협의를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는 6·15남북공동선언의 기본정신을 명백하게 훼손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6·15의 역사적 의미는 그 어떤 논리로도 훼손되어서는 안될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한 기본원칙이며 대전제다. 노무현 정부는 6·15공동선언의 첫 번째 조항
신용카드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다. 소위 신용불량자 300만명 시대의 주범이 바로 신용카드이며, 각종 강력 범죄의 발생 동기와 원인이 신용카드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은 기지의 사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근래에는 카드대금을 막기 위해 인면수심(人面獸心)의 패륜(悖倫) 범죄까지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쯤 되면 정부는 신용카드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각종 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정부는 불공정 경쟁과 불법 변칙영업으로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한 신용카드사들을 구제하기 위한 지원정책은 적극적으로 세우면서도 정작 신용카드의 피해자인 카드소비자를 위한 구제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근래에는 신용불량자 양산이나 그로 인한 강력범죄 발생 뿐만 아니라 카드사의 고객정보까지 외부로 유출되어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신용망국론이 나올법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경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터넷 게임, 영화 사이트에 가입한 네티즌들과 신용카드 가맹점업주의 신용정보 등 400여만명의 개인정보를 사고 판 개인정보 매매사범들을 검거, 이들을 신용정보의 이
물 관리의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예로부터 국치의 기본으로 치산치수(治山治水)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산업화의 상징인 개발 만능주의가 심화되면서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황폐와 오염의 열병을 앓고 있으나, 이를 막으려는 인간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엊그제 감사원이 발표한 ‘팔당상수원 보전지역 관리실태’ 감사 결과는 우리의 물관리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극명하게 말해 주고 있다. 감사원이 지적한 부당 사례를 매거할 것도 없이,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팔당호 주변의 반치수(反治水) 행위는 이제 극점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얼마나 구린 구석이 많았으면 위장전입을 꾀한 자 등이 600건, 시설물의 허가취소 및 원상복구 140건, 직무를 소홀히 한 공무원이 21명에 달했다. 이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상수원을 직접 오염시키는 오폐수처리가 형편없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오수처리시설이 부족한데다 그나마 전문 관리업체가 아닌 개인에게 관리를 맡기면서부터 오염은 급증 일로에 있다.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면서 산림을 훼손한 사례도 한두건이 아니다. 이쯤되면 팔당호 주변이야말로 치외법권지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감사원의 눈에는 띄는데…
도내 곳곳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실행정이 만연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현재 도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실행정이 절차상의 사소한 실수로 치부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모럴 헤저드와 무사안일 행정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흥시의 경우, 공사예산도 확보하지 못한 채 공사를 벌려 6년째 질질 끄는 바람에 시공업체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시흥시는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리는 선심성 공사를 벌려 놓고 2년에 끝낼 공사를 6년째 지연시키고 있어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편, 피해를 본 시공사가 시를 상대로 법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용인시는 ‘남사면 통삼4리 배수관로 확장공사’의 시공사 선정을 위해 전자입찰공고를 냈으나 낙찰과정에서 컴퓨터 입력 오기(誤記)로 낙찰업체를 번복해놓고 업체의 항의에 사과는 커녕 “다른 지자체도 업무착오로 낙찰업체가 뒤바뀌는 일이 종종 있다”며 억울하면 “행정소송을 내라”는 식으로 배짱을 튀기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각급 지자체의 관급공사 수주에 열을 올리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관급 공사의 경우 공사대금 결재가 빠르고 확실하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
신효순·심미선양이 우리 곁을 떠난지 1년이 됐다. 말이 떠난 것이지 그녀들은 비명에 횡사한 것이다. 그래서 애통하고, 국민들도 분을 삭이지 못했다. 전율감 마저 감돌았던 촛불시위는 우월주의에 빠져있었던 미국으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게 했고,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도 받아 냈다. 그러나 촛불시위 이후 두 나라는 동맹국인가를 의심할 만큼의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미국내에 확산된 혐한(嫌韓) 기운은 주목할만한 대목이었다. 여기에 더해 주한미군 감축설과 함께 재배치문제가 대두되더니, 마침내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 평가까지 나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같은 일련의 사태를 촛불시위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목적이 순수해도 상황에 따라 궤도가 바뀔 수 있고, 방향이 비약되면 목적 자체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다. 불평등 한·미협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재발방지도 원론적인 약속뿐이니 무리도 아니다. 그러나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치고 일거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막대한 국가 이익과 국민적 자존심이 걸린 사안일수록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애증의 경계를 넘나들며 표출되었던 감정적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여름 같은 더위가 계속되면서 걱정되는 것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익사사고이고, 다른 하나는 식중독사고다. 벌써 전국 각지에서 익사사고가 잇따르면서 1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익사사고의 유형은 물놀이를 하다 횡사하는 경우,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는 경우가 주종을 이룬다. 익사사고를 원천적으로 막는 길은 물가에 가지 말고, 물가에 간다해도 섣부른 입수(入水)를 자제하면 걱정할 일도, 비극을 남길 일도 없는데 이 간단한 경계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여름 더위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얼마 뒤면 방학이 시작되고, 여름휴가도 겹친다. 찾을 곳이라곤 바다와 계곡, 산 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일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피서와 목숨을 바꾸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우선은 국민 각자가 각성해야하고, 다음은 당국이 철저한 익사사고 예방책을 미리부터 세우는 일이다. 식중독사고는 또 다른 차원의 위협이다.엊그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월부터 4월 사이에 식중독사고를 낸 35개 업소의 명단과 소재지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는 20개소가 집단급식소, 일반음식점 8개소, 기업체 수련원 급식소 6개소, 학교 체육부 합숙소 1개소가…
법에 명시된 행정절차법의 목적은 “행정절차에 관한 공통적인 사항을 규정하여 국민의 행정참여를 도모함으로써 행정의 공정성·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있다. 또한 동 법 제21조와 제22조에서는 “행정청은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며, 침해적 처분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청문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의 일선 시·군에서는 행정절차법의 목적에 위배되는 행정처분을 일삼는가 하면 심지어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의 ‘인용재결’ 결정까지 무시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도내 일선 시·군이 행정처분 전에 당사자로부터 ‘청문’을 거치도록 명시된 행정절차법을 무시하고 청문절차 없이 행정처분을 내림으로써 불이익을 당한 민원이 연간 수백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선 시·군 가운데 행정절차법 상 청문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정처분을 내린 건수가 성남시 100여건, 가평군 1건 등 연간 1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는 문서로 밝혀진 건수일 뿐 실제 행정심판을 청구하지 않은 민원까지 합치면 연간 수백여건 이상의 청문절차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이 요구한 공장 증설허가를 정부 관련 부처가 단안을 못내린채 차일피일 하는 바람에, 경제 회생에 큰 몫을 하게될 양사의 장기발전계획이 무산될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와 같이 삼성전자와 쌍용자동차 측은 진작에 향후 수10년을 내다보는 장기 발전계획을 세우고, 우선 생산라인을 확장할 수 있도록 공장 증설허가를 정부 관련부처에 요구한지 오래다. 기업의 사정과 공장 증설의 필요성을 절감한 경기도도, 중앙 부처에 건의와 설득에 나서는 등 현안 해결에 앞장섰다. 한편 중앙부처도 삼성과 쌍용의 공장 증설 요청이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한 상태이긴 하다. 그러나 그 검토가 부지하세월인데다 관련 부처간의 이견 조정마저 순조롭지 않아 시한(時限)에 몰린 기업으로서는 계획 자체를 포기해야할지, 수정 해야할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지금 두 기업의 발전계획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수도권공장규제’를 비롯한 ‘안돼’법규들이다. 안된다고 규정한데는 상당한 이유와 명분이 있다는 점 이해한다. 그러나 안된다고 결정할 때의 상황은 ‘불변’일 수 없다. 즉 ‘가변’할 수 있는 것이 ‘불변’인 것이고
21세기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은 영화다. 영화는 다양한 매체로의 전이와 파생상품의 생산유발효과가 높은 핵심적인 콘텐츠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영화산업에 대한 이렇다할 지원, 육성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일본대중문화 개방확대방침을 밝혔다.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일본대중문화 개방확대방침을 밝힘에 따라 역사교과서 왜곡과 신사참배 등으로 중단돼온 일본대중문화 개방흐름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일본대중문화는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개방 방침을 천명한 뒤 98년 10월, 99년 9월, 2000년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돼오다가 2001년 7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시정거부에 대한 대응조치로 다시 빗장이 걸렸다. 세 차례에 걸친 단계적 개방 과정을 거치면서 공연과 출판시장은 완전 개방됐으며 영화, 비디오, 음반, 게임, 방송프로그램 등의 분야는 부분 개방됐다. 한편, 일본 대중문화 개방확대와는 달리 한·미투자협정(BIT)과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앞두고 최근 경제부처와 문화관광부가 스크린쿼터를 둘러싸고 심각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스크린쿼터의 현행 유지를 주장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