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모임엔 주먹을 불끈 쥐고 교가(校歌) 한 소절(小節)을 불러야 속 시원하듯, 10월의 끝자락은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한곡조 뽑아야 가을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 시월의 마지막 날, 헤어짐이 아닌 참으로 소중한 만남을 가졌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연을 지닌 지인(知人) 3명이 만났다.(모두 개성이 출중(出衆)한 사람들이다) 한 명은 요즘 말로 범생(範生)중 범생(範生)이었다. 참으로 반듯하며, 자기정리가 매우 잘 된 사람이다. 우리 때는 가정이 별로 여유가 없고, 머리가 좋은 사람은 상고(商高)를 택했다. 상고 졸업생들은 대부분 첫 직장으로 은행을 택하는데(본인은 결코 그런 말 없지만), 대졸과 고졸의 차이가 여러 면에서 섭섭하고 또 은행이란 곳이 장래의 뜻을 담기엔 뭔가 그릇이 작은 것 같아 일반 대학에 입학해서 방위병으로 근무하는 도중에 행정고시(行政考試) 합격통지서를 받는다. 옆에서 보기엔 승승장구(乘勝長驅)했다고 할 지 모르지만, 얼마나 많은 불면(不眠)의 밤을 보냈을까? 중앙부서 차관(次官)을 지낸 뒤 세계적이라 할 수 있는 큰 반도체기업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각고의 노력(스스로 연봉을 35% 삭감하는 등)탓에
매년 수능 시험일에는 한파가 찾아왔다. 가뜩이나 긴장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날씨와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올 수능시험일에는 날씨 걱정은 안해도 될 성 싶다. 기상청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2일 전국적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5~12도 정도로 비교적 포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상이라는 것이 변화무쌍한 것이이서 아직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올해 수능시험일엔 ‘입시 한파’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수험생들에게 격려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김 교육감은 메시지에서 수험생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준비한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건강에 유념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교육감의 영상메시지를 다시 보고 싶으면 도교육청 홈페이지 ‘짱짱TV’를 클릭 하면 된다. 이번 수능시험에 경기도내에서는 16만173명이 응시했으며 수원을 비롯한 15개 지역 235개 시험장에서 12일 일제히 치러진다. 수능시험 마지막 주말인 7, 8일 경기도 내 주요 사찰이나 교회, 성당에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기도 효험&rs
엊그제(7일)가 입동(立冬)이었다. 24절기의 19번째 절기로 상강(霜降)과 소설(小雪) 사이에 있다. 글자 그대로 겨울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겨울이 되면 간절해지는 것 가운데 하나가 뜨끈한 온돌이다. 우리나라의 온돌은 고구려 때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는 흑룡강 지방의 항이 남으로 전해진 것이라고 하는데 온돌문화가 한반도 남녘 끝까지 퍼지기까지는 수천년이 걸렸다. 온돌이 생기기 전인 18세기 전후까지만 해도 우리 민족은 대청같은 마루에서 살았다. 온돌이 도입된 초기에는 온돌은 머슴이나 하녀 등 이른 바 아랫것들이 쓰고, 지체 높은 양반들은 대청마루를 썼는데 후대에 오면서 양반은 온돌, 아랫것들은 대청마루로 쓰임새가 바뀌었다. 온돌은 방고래와 구들장으로 구성되는데 방고래는 아궁이에서 굴뚝쪽으로 갈수록 약간씩 높아지고, 구들장 위의 진흙 두께도 약간씩 얇아진다. 이것은 방을 골고루 따뜻하게 하기 위한 지혜였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온돌방은 사면이 흙벽이고, 천장과 바닥도 흙장이었다. 우리 선조들이 흙을 고집한 이유는 우리 풍토조건과 맞아 떨어지는 과학적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흙은 열을 차단하는 단열효과가 높다. 삼복 더위에는 서늘하고, 삼동…
필자는 고등학교 때 꿈이 군수가 되는 것이었다. 한 지역의 군수가 되어 지역을 잘 가꾸면 그 지역도 발전하고, 이를 벤치마킹하는 지역이 확대되면 우리나라 전체가 잘 살게 될 것이라는 소박한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자방자치시대가 정착되어 가고 있는 시점이어서, 모든 지자체가 자기 고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각기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주민과의 모임에 참석한 주민 한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가볼만한 곳이 많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이전에 가본 곳이라 하더라도 다시 한 번 가보십시오.” 지방자치 이후 각 도시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특색 있는 볼거리를 다양하게 조성하였다는 평가였다. 어떤 도시가 명품도시일까? 명품도시의 조건에 대해 전문가들 간에도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경원대학교 도시계획학과 이우종 교수님의 견해에 동감한다. 이 교수님께서는 명품도시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여건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학술지에 기고하신 바가 있다. 첫째, 보행자 중심의 걷고 싶은 도시를 조성해야 한다. 둘째, 대중교통 중심의 스마트한 도시가 실현되
인공어초는 사람이 만든 물고기 보금자리다. 물고기들은 이곳에서 잠을 자고 산란을 하며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긴다. 즉 생존의 공간인 것이다. 바다동물의 번식을 도울 목적으로 바닷속에 구조물을 투입하는데 이 구조물에 해조류가 부착하여 번식하게 되며, 이곳은 어류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조(海藻)를 뜯어먹고 사는 전복·소라 등도 많이 자랄 수 있다. 또 인공어초는 끌그물 어업으로부터 어린 물고기들을 보호해 수산자원이 남획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인공어초는 ‘바다목장’의 구실을 해준다. 특히 서해는 세계 어느 바다보다 영양분이 풍부한 바다이다. 서해바다의 해저에 인공어초를 많이 설치해 바다목장을 완성한다면 우리나라는 해산물 걱정을 안 해도 될 것이다. 사실 지금 연근해에서 어업을 하고 있는 어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기가 안 잡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공어초를 보다 많이 투입하게 되면 점차 해산물이 풍부해져서 신선한 먹을거리가 많아지고 어민 소득이 증대될 뿐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관광수입도 증대될 것이 분명하다. 경기도가 수산자원 증강과 어업인 소득향상을 위해 국화도, 풍도 일대에 물고기 보금자리인 어류용과…
막걸리 하면 떠오르는 것이 포천 막걸리다. 포천을 결부시키지 않고는 막걸리를 연상시킬 수 없을 정도다. 그렇다면 포천 막걸리는 어떻게 유명해졌을까. 경기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이 도내의 농촌마을과 연관돼 있으면서 재미있거나 궁금한 이야기 50가지를 담은 ‘경기농촌 명품 50선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책자 3천부를 연말에 발간할 예정이다. 책자에 소개될 이야기들은 재단이 직접 현지 조사를 하거나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그 유래를 알아냈다. 이 책자에 수록되는 포천 막걸리의 유래는 이렇다. 1964년 경기도 포천에 주둔하는 군부대에 일동 막걸리와 이동 막걸리가 납품되기 시작했다. 양조장에서 익은 막걸리를 탱크차에 싣고 영내 PX에 마련된 항아리에 담아주면 그곳에서 주막처럼 병사들에게 막걸리를 팔았다. 힘든 훈련을 마치고 막걸리 한잔을 마신 병사들은 제대 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주위에 자랑을 했고, 이것이 포천 막걸리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계기가 됐다고 한다. 포천시가 전통술의 메카를 꿈꾸고 있다. 포천시 지역 내 ‘전통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통술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포천시는 지역 내 주류 제조업체를 참여시켜 화현·내촌·일동·이동
필자는 지금 코엑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공공디자인 엑스포 전시장 가운데에 있는 쉼터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공공디자인’이라는 말이 2006년부터 붐을 이루기 시작하여 이제는 매년 가을에 공공디자인 엑스포라는 이름으로, 전국 지자체와 관련 단체의 공공디자인 실적을 소개하고 자랑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질적으로 나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특히 올해는 녹색성장과 수변공간이라는 것을 화두로 하여 공공디자인 엑스포가 개최되고 있다. 아직 개막 직전의 마지막 준비 작업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이긴 하지만, 분명 공공디자인이 점차 더 인식이 높아져 가고 있음을 전시되어 있는 내용들을 보아 충분히 알 수 있다. 한 예로, 방방(BangBang)이라는 이름의 작품은 커다란 풍선을 설치하여 그 안에서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한 예술작품인데, 이것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에코블럭이라고 하여 비가 내리면 빗물을 흡수하고 이를 땅으로 스며들게 하는 친환경보도블럭이 전시되고 있고, 등록을 하면 출입증을 주는데 출입증 또한 재생지로 만들어서 색다른 이미지를 준다. 더욱이 부대행사로 공공디자
지난달 29일 안산시 선감동에 개관한 경기창작센터는 작가들에게 스튜디오를 제공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주축으로 지역 협력 프로그램, 국제교류 프로그램, 교육 프로그램, 작품 창고 및 예술 공방 프로그램, 국제 섬머 페스티벌 등을 병행, 작가들의 창작과 연구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경기창작센터는 안산시 단원구 섬감동에 위치하고 있는 옛 경기도립직업전문학교를 리모델링해 부지 면적이 54만545㎡에 달하고 총 7개 건물에 대규모의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본관이라고 할 수 있는 3층 건물인 컨버전스동은 1층에 전시관과 사무실, 강의실 등을 갖췄고 2, 3층에는 20여개의 스튜디오가 들어섰다. 개관을 기념해 올해 말까지 국내 작가 16명과 외국 작가 8명을 초대해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홍희 경기도미술관장은 경기창작센터가 “한국 작가들에게는 세계무대 진출의 기회를, 외국 작가들에게는 한국을 이해하는 계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창작센터에 대한 바람은 그 규모만큼이나 크다. 하지만 현재 경기창작센터가 가야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작가들이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릴수는 있겠지만 창작센터안에 매점 조차 없어…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은 한때에 한 가지 일을 하는 원칙을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말로 하면 1시(時) 1사(事)다. 그는 한 저술가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대통령의 직무를 계속하기 위해서 내가 발견한 유일한 방법은 1시에 1사를 처리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모든 일은 절대로 다음날로 미루지 않는다.” 아이젠하워의 신문 비서였던 제임스는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되면 그 일이 어디서 일어났든지 즉시 행동을 시작하고, 신속하게 판단하고 명령했다. 그러기 위해서 그의 책상은 날마다 빈틈없이 정리되어 있다.” 아이젠하워는 간단 명료한 사무처리를 선호하고, 외부 인사와의 접촉은 대개 오전 중에 끝낸 뒤 오후엔 구상에 잠기곤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열심히 일하고, 놀 때 여한없이 놀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할 때와 놀 때의 구분은 확실히 해두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을 끝내지 않고, 놀 시간이 되었다고 노는 것은 진정한 휴식도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는 일꾼의 자세도 아니다. 쉬는 것은 일을 끝내고 났을 때 향유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생활의 참된 향락’의 저자 하이만 유다샤하텔 박사는 이렇게 말
약의 포장용기는 다양하다. 밀폐용기, 기밀용기, 밀봉용기 등 여러 명칭이 있는데, 평소 약국을 찾는 소비자들은 포장용기에 대해 궁금해하는 내용이 많다. 신체 저항력을 조절하는 약은 매우 민감한 특성을 갖고 있기에, 변질되지 않도록 하고 올바로 이용해야 한다. 또한 병의 증세와 약의 종류에 따라 복용하는 시간이 달라지는데, 이에 다음 글에서는 약의 종류에 따른 포장용기 사용과 올바른 복용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한 번쯤 집에 있는 약의 포장에 어떤 종류의 용기를 사용하는지와 약의 복용방법을 확인하면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약의 용기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밀폐용기(密閉容器)는 고체형태의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내용의약품이 손실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는 용기이다. 이는 과립제, 산제(가루약), 정제, 좌제, 캅셀제, 트로키제, 환제를 보관하는 용기이다. 둘째, 기밀용기(氣密容器)는 액체상태, 고체형태 및 수분이 침입하지 않고, 내용의약품을 손실, 풍화, 조해(潮解), 증발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용기이다. 기밀용기는 밀폐용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조해란 고체를 공기 중에 방치할 때 그 고체가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여 녹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