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관리의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예로부터 국치의 기본으로 치산치수(治山治水)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산업화의 상징인 개발 만능주의가 심화되면서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황폐와 오염의 열병을 앓고 있으나, 이를 막으려는 인간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엊그제 감사원이 발표한 ‘팔당상수원 보전지역 관리실태’ 감사 결과는 우리의 물관리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극명하게 말해 주고 있다. 감사원이 지적한 부당 사례를 매거할 것도 없이,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팔당호 주변의 반치수(反治水) 행위는 이제 극점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얼마나 구린 구석이 많았으면 위장전입을 꾀한 자 등이 600건, 시설물의 허가취소 및 원상복구 140건, 직무를 소홀히 한 공무원이 21명에 달했다. 이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상수원을 직접 오염시키는 오폐수처리가 형편없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오수처리시설이 부족한데다 그나마 전문 관리업체가 아닌 개인에게 관리를 맡기면서부터 오염은 급증 일로에 있다.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면서 산림을 훼손한 사례도 한두건이 아니다. 이쯤되면 팔당호 주변이야말로 치외법권지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감사원의 눈에는 띄는데…
도내 곳곳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실행정이 만연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현재 도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실행정이 절차상의 사소한 실수로 치부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모럴 헤저드와 무사안일 행정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흥시의 경우, 공사예산도 확보하지 못한 채 공사를 벌려 6년째 질질 끄는 바람에 시공업체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시흥시는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리는 선심성 공사를 벌려 놓고 2년에 끝낼 공사를 6년째 지연시키고 있어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편, 피해를 본 시공사가 시를 상대로 법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용인시는 ‘남사면 통삼4리 배수관로 확장공사’의 시공사 선정을 위해 전자입찰공고를 냈으나 낙찰과정에서 컴퓨터 입력 오기(誤記)로 낙찰업체를 번복해놓고 업체의 항의에 사과는 커녕 “다른 지자체도 업무착오로 낙찰업체가 뒤바뀌는 일이 종종 있다”며 억울하면 “행정소송을 내라”는 식으로 배짱을 튀기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각급 지자체의 관급공사 수주에 열을 올리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관급 공사의 경우 공사대금 결재가 빠르고 확실하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
신효순·심미선양이 우리 곁을 떠난지 1년이 됐다. 말이 떠난 것이지 그녀들은 비명에 횡사한 것이다. 그래서 애통하고, 국민들도 분을 삭이지 못했다. 전율감 마저 감돌았던 촛불시위는 우월주의에 빠져있었던 미국으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게 했고,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도 받아 냈다. 그러나 촛불시위 이후 두 나라는 동맹국인가를 의심할 만큼의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미국내에 확산된 혐한(嫌韓) 기운은 주목할만한 대목이었다. 여기에 더해 주한미군 감축설과 함께 재배치문제가 대두되더니, 마침내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 평가까지 나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같은 일련의 사태를 촛불시위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목적이 순수해도 상황에 따라 궤도가 바뀔 수 있고, 방향이 비약되면 목적 자체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다. 불평등 한·미협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재발방지도 원론적인 약속뿐이니 무리도 아니다. 그러나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치고 일거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막대한 국가 이익과 국민적 자존심이 걸린 사안일수록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애증의 경계를 넘나들며 표출되었던 감정적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여름 같은 더위가 계속되면서 걱정되는 것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익사사고이고, 다른 하나는 식중독사고다. 벌써 전국 각지에서 익사사고가 잇따르면서 1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익사사고의 유형은 물놀이를 하다 횡사하는 경우,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는 경우가 주종을 이룬다. 익사사고를 원천적으로 막는 길은 물가에 가지 말고, 물가에 간다해도 섣부른 입수(入水)를 자제하면 걱정할 일도, 비극을 남길 일도 없는데 이 간단한 경계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여름 더위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얼마 뒤면 방학이 시작되고, 여름휴가도 겹친다. 찾을 곳이라곤 바다와 계곡, 산 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일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피서와 목숨을 바꾸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우선은 국민 각자가 각성해야하고, 다음은 당국이 철저한 익사사고 예방책을 미리부터 세우는 일이다. 식중독사고는 또 다른 차원의 위협이다.엊그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월부터 4월 사이에 식중독사고를 낸 35개 업소의 명단과 소재지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는 20개소가 집단급식소, 일반음식점 8개소, 기업체 수련원 급식소 6개소, 학교 체육부 합숙소 1개소가…
법에 명시된 행정절차법의 목적은 “행정절차에 관한 공통적인 사항을 규정하여 국민의 행정참여를 도모함으로써 행정의 공정성·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있다. 또한 동 법 제21조와 제22조에서는 “행정청은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며, 침해적 처분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청문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의 일선 시·군에서는 행정절차법의 목적에 위배되는 행정처분을 일삼는가 하면 심지어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의 ‘인용재결’ 결정까지 무시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도내 일선 시·군이 행정처분 전에 당사자로부터 ‘청문’을 거치도록 명시된 행정절차법을 무시하고 청문절차 없이 행정처분을 내림으로써 불이익을 당한 민원이 연간 수백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선 시·군 가운데 행정절차법 상 청문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정처분을 내린 건수가 성남시 100여건, 가평군 1건 등 연간 1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는 문서로 밝혀진 건수일 뿐 실제 행정심판을 청구하지 않은 민원까지 합치면 연간 수백여건 이상의 청문절차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이 요구한 공장 증설허가를 정부 관련 부처가 단안을 못내린채 차일피일 하는 바람에, 경제 회생에 큰 몫을 하게될 양사의 장기발전계획이 무산될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와 같이 삼성전자와 쌍용자동차 측은 진작에 향후 수10년을 내다보는 장기 발전계획을 세우고, 우선 생산라인을 확장할 수 있도록 공장 증설허가를 정부 관련부처에 요구한지 오래다. 기업의 사정과 공장 증설의 필요성을 절감한 경기도도, 중앙 부처에 건의와 설득에 나서는 등 현안 해결에 앞장섰다. 한편 중앙부처도 삼성과 쌍용의 공장 증설 요청이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한 상태이긴 하다. 그러나 그 검토가 부지하세월인데다 관련 부처간의 이견 조정마저 순조롭지 않아 시한(時限)에 몰린 기업으로서는 계획 자체를 포기해야할지, 수정 해야할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지금 두 기업의 발전계획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수도권공장규제’를 비롯한 ‘안돼’법규들이다. 안된다고 규정한데는 상당한 이유와 명분이 있다는 점 이해한다. 그러나 안된다고 결정할 때의 상황은 ‘불변’일 수 없다. 즉 ‘가변’할 수 있는 것이 ‘불변’인 것이고
21세기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은 영화다. 영화는 다양한 매체로의 전이와 파생상품의 생산유발효과가 높은 핵심적인 콘텐츠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영화산업에 대한 이렇다할 지원, 육성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일본대중문화 개방확대방침을 밝혔다.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일본대중문화 개방확대방침을 밝힘에 따라 역사교과서 왜곡과 신사참배 등으로 중단돼온 일본대중문화 개방흐름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일본대중문화는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개방 방침을 천명한 뒤 98년 10월, 99년 9월, 2000년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돼오다가 2001년 7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시정거부에 대한 대응조치로 다시 빗장이 걸렸다. 세 차례에 걸친 단계적 개방 과정을 거치면서 공연과 출판시장은 완전 개방됐으며 영화, 비디오, 음반, 게임, 방송프로그램 등의 분야는 부분 개방됐다. 한편, 일본 대중문화 개방확대와는 달리 한·미투자협정(BIT)과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앞두고 최근 경제부처와 문화관광부가 스크린쿼터를 둘러싸고 심각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스크린쿼터의 현행 유지를 주장하고 있
참여정부는 출범에 즈음해서 ‘어린이 안전 원년의 해’를 선포한 바 있다. 원년 선포가 하도 잦았던 터라 신뢰감은 떨어졌지만, 제도의 골자가 온갖 위기에 직면해 있는 어린이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이어서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도 예전에 흔히 보아 왔던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전국 초등학교의 등·하교시간에 맞춰 1명의 경찰관을 고정 배치해서 교통사고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어서 기대할만 했다. 그러나 원년 선포 3개월 여가 지난 지금 이 제도는 있는 건지 , 없어진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 알다시피 어린이 안전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현안이다. 해마다 교통사고와 안전사고로 희생되는 어린이가 수천 명에 달하고, 그것도 증가 추세에 있다면 과연 이 나라는 마음 놓고 살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불안하기는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를 문 밖으로 내보내는 순간부터 자식 걱정을 해야 하니까 일손이 잡힐리 없다. 정부는 안전 원년을 선포하면서 해마다 교통사고율을 10%씩 줄여 경제 개발협력기구(OECD)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호언했는데 현실은 전혀 다르다. 특히 한심스러운 것은 새 정부가 선발정책으로 결정해 국민에게 제시
반세기 동안 패전의 수모를 극복하고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이, 군국주의 냄새를 진하게 풍기고 있다. 그것도 노무현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바로 그날, 참의원이 군국주의 회귀의 발판이 될 이른 바 유사법제를 통과시켰으니 충격적이다. 이 법제는 다른 나라가 일본을 침공했을 때 방어하는 전수(專守) 개념의 법제라고 일본은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나라는 없다. 뿐만 아니라, 개회 중인 일본 국회의 회기가 아직 10일이나 남아 있는데도,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 땅을 밟기 1시간여 전에 민감한 법제를 보란 듯이 통과시켰으니, 이는 국제 외교상의 예의도 아니지만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주변 국가를 무시한 폭거가 아닐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에서 유감을 표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됐고, 이제부터는 일본이 군사대국의 꿈을 실현하는 일만 남았다. 아무튼 일본은 유사법제 통과를 계기로 반세기 넘도록 지켜 온 평화헌법, 전수방위, 비핵 3원칙을 스스로 포기하고, 1895년 대만에 이어 1910년 한국을 침략하면서 발휘했던 천인공노할 군국주의 망령을 되살릴 수 있는 호기를 잡은 것이다. 물론 일본은 부인하고 있다. 일부 정
“세상 참 많이 변했다." 근래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를 보면 실감하게 되는 말이다. 권위주의 정권 때 권력이 언론에 재갈을 물렸다면, 요즘은 언론이 대통령의 입 단속에 나서고 있다. 근래 언론이 대통령의 말실수를 집요하게 꼬집고 있다. 물론 대통령의 말실수가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실수를 굳이 헤드라인으로 다룰 필요가 있는지는 좀더 생각해 볼 일이다. 말실수 잦기로 유명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 때는 그래도 가십(gossip) 정도로 다루었던 기억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예의 직설화법을 즐기며 감정을 에두르지 않고 그대로 표현, 솔직 담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지나치게 거칠고 공격적이며 즉흥적인 발언으로 실수를 자초하기도 한다. 대통령의 발언은 언론의 지대한 관심 덕분에 어느덧 국민적 유행어가 돼버렸다. 그중 ‘맞습니다, 맞고요'를 패러디한 코미디와 ‘그럼 이제 막가자는 거죠?'는 유행어가 된지 오래다. 거기까진 그래도 웃어넘길 만하다. 심각한 것은 대통령의 지나친 자조적 발언이다. 취임 100일도 안 돼 ‘대통령 못해 먹겠다'거나 ‘청와대가 꼭 감옥살이 같다'고 한 것은 누가 봐도 신중치 못한 실언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