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아! 세무서에서 남은 세금 돌려준다며 계좌번호를 물어보는데 맞니?” 수 년 전 어머니의 전화였다. “엄마! 그거 사기예요. 보이스피싱.”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검찰청·경찰청·세무서 등을 사칭하며 전화를 해서 명의가 도용되어 발급된 신용카드가 범죄에 사용되었는데 공범이 아니냐고 은근히 겁을 준 후, 피해자를 현금지급기로 유인하는 수법은 이젠 고전적이다. 최근에는 표준말을 사용하며 2~3시간이 넘게 거짓말을 하면서 소유 계좌번호,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등 개인정보를 하나씩 알아내 텔레뱅킹을 통해 범죄 계좌로 피해자의 돈을 이체시켜 버린다.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거짓말 전화로 인해 3만3천80건에 3천531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거짓말 전화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거짓말 전화에 속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땐 주저 없이 112에 신고해야 한다. 112신고센터는 금융기관과 연결되는 핫라인이 구축되어 있어, 신고 접수와 동시에 해당 은행 콜센터 직원과 통화를 할 수 있고, 해당 은행에서는 곧바로…
안산시 미래성장은 관광산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호주의 캔버라시를 모델로 조성된 안산시는 1970년대 제조업 중심의 반월국가산업단지를 배후로 성장했다. 2000년대 이후 재정자립도가 급격히 떨어진 안산시는 녹색해양관광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본부를 신설해 미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2년 전 관광해양과가 신설됐을 때 주위에서는 안산에서 무슨 관광산업을 육성하느냐고 의아스레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아직도 일각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부족한 관광인프라를 이유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물론, 여러 지자체는 오래 전부터 관광산업에 매진하며 인프라를 조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안산시가 관광 거점으로 삼고자 하는 대부도는 자연이 빚어낸 바다가 있다. 그리고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생명의 보물창고인 갯벌이 드러난다. 이보다 더 큰 관광인프라가 있을까? 시는 지난해부터 바닷길, 갯벌길, 소나무 숲길, 염전길, 석양길, 포도밭길, 시골길을 이은 74㎞ 대부해솔길과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를 만들었다. 주말마다 수천 명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산시는 국·도비를 지원받고 시비를 보태 대부해솔길이 시작되는 곳인 방아머리
지구상에 존재하는 현생 인류는 역사적으로 물과 더불어 유구함을 이어왔음을 누구도 부정치 못할 것이다. 수자원이 풍부한 강을 중심으로 농경과 산업을 발달시켰고, 문화와 예술을 꽃피웠으며, 집단적인 사회를 결속해 그들만의 강하고 연속성이 있으며 창조적인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이다. 황하강을 중심으로 일궈낸 ‘황하문명’, 인더스강 주변의 ‘인더스 문명’,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을 아우르는 ‘메소포타미아 문명’, 도도한 나일강을 바탕으로 일으킨 ‘이집트 문명’ 등 세계 4대문명을 살펴보아도 명백하고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임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다. 필자의 생각과 같은지는 몰라도 정부에서도 4대강인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을 중심축으로 한 대한민국의 제2의 부흥기와 전성기를 역사적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4대강 살리기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했을 것이리라. 그러나 예산 낭비와 환경생태계 파괴, 주요 ‘보’의 철거 등 여러 이견들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는 정쟁의 한 축으로
최단기간 유튜브 영상 4억뷰 신기록의 싸이 ‘강남 스타일’이 수주째 뉴스의 중심에 있다. 8만여 관중이 서울시청 앞에 운집한 채 말춤 춘 광경이나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말춤은 그 명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음을 가히 짐작케 한다. 소방관의 한 사람으로서 ‘소방관 스타일’로 개사해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강남스타일을 소방스타일화해 국민 상당수가 소방안전에 귀를 기울이면 그만큼 화재가 적어질 듯싶다. 지난 2월부터 적용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상 소방특별조사제는 시설유지 보전 책임격인 건물주나 그 이용자 등에게 책임을 주지시켜 결과적으로 화재 예방성과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는 소방관이 화재 방지를 위해 24시간 늘 상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며 납세의무자가 의무를 이행치 않을 때 관할 세무서가 그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건물주나 소방안전관리자가 소방시설 유지나 관리에 책임 있음에도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책임을 소방관이 진 일도 있음은 심히 아쉽다. 소방기본법 제3조는 소방서 등 소방기관은 화재 예방·경계·진압…
세계아동학대예방의 날인 11월 19일을 우리나라에서도 아동복지법 조항 속에 넣고 ‘아동학대예방의 날’로 정했다. 21년 전 UN아동권리협약에 비준한 뒤 아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아이들 최우선의 원칙에 관심을 갖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아이들에게 시행했던 권리사업들에 대한 4차 국가보고서를 제출하였고, 급기야 올해는 우리도 ‘아동학대예방의 날’을 갖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대사례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고, 아이들은 고통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우리 부모들은 훈육과 학대 사이에서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도대체 훈육과 학대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자.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다른 사람 앞에서 의젓하고 칭찬받는 아이이기를 원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행동과 말에 잔소리하고 지적을 한다. 처음에는 아이의 문제행동에 대해 잔소리를 하거나 말로 설명한다. 이것은 분명히 훈육이다. 왜냐면 나의 아이이고 다른 애보다 더 잘 한다고 칭찬받았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가지고 부모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훈육을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아이의 문제행동보다는 부모 자
청명한 하늘과 시원한 바람, 붉게 물든 단풍이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며 등산객을 유혹하는 완연한 가을이다. 주5일 근무와 웰빙(Well-being)문화의 확산으로 사시사철 등산객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가을 단풍산행의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단풍놀이 산행을 가지만 그 중 몇몇은 꼭 119헬기나 구조대에 의해 내려오곤 한다.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산행을 한 결과다. 실제 산악 사고사례에서도 아무 경험 없이 암릉, 암벽을 오르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경우,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은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심장마비 사고, 준비되지 않은 산행으로 길을 잃고 헤매다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 등 사고의 유형도 다양하다. 사례에서 보듯, 산악 사고는 폭우, 폭설, 낙뢰, 낙석 등 자연적인 요인도 있지만 부주의, 판단미숙, 준비와 정보, 경험과 기술 부족 등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사고가 절대적이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서 자연적 요인의 사고는 예방할 수 있으므로 대부분 산악사고는 입산자 개인이 조심하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위한 올바른 등산법 및 기본적인 안전사고 예방수칙들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최근 작가 김훈 씨의 ‘남한산성’이란 책을 읽었다. ‘남한산성’은 우리나라 민족 최대의 굴욕이라 할 수 있는 ‘병자호란’의 얘기를 담고 있다. 물론 소설은 소설로만 읽혀야 하고, 소설 속에서 묘사하는 상황이 그 옛날 실제와 다른 점도 많겠지만, 책에서의 병자호란은 전쟁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싸움 없이 끝난 조선의 일방적인 패배였다. 현재의 세계는 평화를 지향하며 서로에 대해 물리력을 행사하는 상황을 지양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의 힘에 의해 나라의 존망을 위협받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나라 내부의 힘에 의해 흥망성쇠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이 어떠한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외적으로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에 대한 야욕을 품고 세계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공작을 펼치고 있고, 중국은 고구려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일명 ‘동북공정’이라고 하는 황당무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등 우리 영토나 우리 고유의 역사를 위협받고 있다. 내적으로는 빈부격차 등의 원인으로 사회갈등이 심해져 사회가 양극화되고 있으며, 나라의 국민이며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이 점
나는 요즘 해질녘이 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엊그제 퇴근 무렵, 숨을 몰아쉬며 6개월 된 아이를 포대에 안고 사무실에 들어온 30대 중반의 아주머니 때문이다. 이 아주머니는 말문을 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리기 시작하셨다. 나는 무척이나 긴장되고 사연이 궁금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흐르는 눈물을 가로막고 무슨 일 때문에 오셨느냐고 묻지를 못했다. 사연인즉, 자신의 일상생활 중에 모르는 사람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까지 계속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병원에 가도 복도에 서성거리고, 길을 걸어갈 때도 뒤쫓아 온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자신은 ‘스토커에게 시달리고 있다’며 일면식도 없는 불특정 다수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자신의 사정을 남편이나 가까운 친·인척들에게 얘기를 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그냥 모른 척 하라며 지나치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상담을 요청해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거기까지 듣고 나니 그 아주머니의 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난 보통의 때보단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그 분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2시간 이상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진실인데 남
우리나라에서 수돗물을 마시기 시작한 지는 120여 년이 됐다. 그래서 옛날에는 개천이나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마셨다. 이러한 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었을 것이다. 일부 학자들이 인간의 평균 수명 연장의 원인으로 의학보다 수돗물 보급이 더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작년 말과 올해 8월,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호에 녹조(일명 이끼)가 다량 발생해 흙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스민 물질의 농도가 증가했다. 녹조 등 조류는 질소와 인에 의해 생성된 영양물질을 먹고 자라며, 그 중에서 남조류 일종인 아나베나(Anabaena)가 대사과정을 통해 지오스민을 외부로 방출하면서 이러한 흙냄새가 나는 것이다. 이러한 지오스민은 휘발성이 매우 강해 끓이면 금방 사라지고 인체에는 무해한 물질이다. 녹조류 중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에서 분비하는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란 물질이 있다. 이는 3종류(RR, LR, TY)로 나뉘며, LR의 경우 독성이 강해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규정돼 있으나, 올해 팔당상수원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 중 RR은 독성이 매우 약해 세계보건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103주년이 되는 날이다. 가을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 요즘인데, 국가를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기꺼이 바친 만 30세의 뜨거운 피를 가진 청년,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구를 겨눴을 때도 이런 차가운 바람이 불었을까. 100여 년 전 그 날의 안중근 의사를 다시금 기억해보고자 한다. 안중근 의사는 1879년 9월 2일,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가슴과 배에 검은 점이 7개 있어 북두칠성의 기운으로 태어났다는 뜻으로 어릴 때는 응칠이라는 아명으로 불렸다. 아버지 안태훈이 세상을 떠난 후에 안중근은 교육운동을 시작하고, 1907년에는 국채보상운동에도 참여한다. 하지만 헤이그 밀사 사건으로 고종이 퇴위당하고 군대가 해산 당하자, 안중근은 더 이상 온건 노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의병에 합류했다. 1909년 초, 뜻이 같은 동지 11인과 함께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를 결성하는데, 안중근은 이때 왼손 넷째 손가락 한 마디를 끊어 결의를 다진다. 유명한 ‘대한국인(大韓國人)’과 손바닥 인장이 찍힌 모습은 바로 이때 찍은 것이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가 사찰을 명목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