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하게 잘 조성된 전나무, 편백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가 걷는 많은 숲길은 사람들이 정성 들여 가꾸어 온 것이지 자연 그대로 숲이 아니다. 좋은 일자리 창출도 기업인, 근로자의 혁신 노력과 공공부문의 인프라 구축, 인력양성 등 3개 경제주체 간 협업에 달려있다. 기업은 왜 혁신을 해야 할까? 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설비투자, 인건비 등 비용은 지속 증가하나, 제품 및 서비스 가격 인상은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 설문조사(딜로이트)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79%는 지속적인 혁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혁신기업 수익이 일반기업보다 평균 11%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혁신 필요성이 뒷받침된다. 우리나라 기업이 추구하는 혁신은 어느 유형일까? 창업의 2가지 유형 중, 에디슨형은 원초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신산업을..
인문학 수업 때였다. 요즘 젊은 학생들에게는 어떤 고민이 있는지 질문했다. 사람의 사는 모습은 서로 닮아있기에 20대 중반의 학생들 대답은 대동소이했다.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부터 현재 생활에 대한 것까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고민을 토로한 학생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아~나랑 비슷하네’를 연발했다. 각자의 상황에서 나온 이야기였지만, 다른 듯 비슷한 서로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했다. 연신 끄덕거리며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고민이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점에 안도와 위안을 느끼는 듯했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였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공감(Empathy, 共感)’은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1975)는 ‘상대방의 삶에 들어가 상대의 깊은 의미를 감지하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즉, 타인의 생각이나 감정 등을 이해하고 마치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처럼 정서적 동질감을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공감은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오늘도 어디선가에서 마음이 힘들었을 당신에게 누군가가 당신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며, 동의해주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치유와 기쁨을 느끼지 않겠는가! 그런 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힘과 위로가 되어주는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공감능력을 키워야 한다. 공감능력은 자신의 감정도 잘 조절하면서 타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감능력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눈과 마음, 온몸의 방향이 말하는 상대를 향해보자. 살짝 상대의 방향으로 몸을 기울이면 더욱 좋다. 둘째, 부드럽게 눈을 맞추자. 다만 대화의 60% 정도 눈을 맞추고, 가끔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 상대가 말하는 데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셋째,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의 이야기를 듣자. 상대의 생각과 감정에 따라 미소도 짓고, 속상해도 하며 상대의 이야기를 몰입해서 듣고 이해하자. 그 생각과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며 상대의 상태를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공감능력을 키울 것이며, 공감능력은 당신의 긍정적인 사회관계를 넓혀줄 것이다. 선거전이 한창이다. 경제도 어렵고, 세금도 오르고, 서민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물가도 천정부지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학생들이 요즘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가가 너무 비싸서 식당에서 친구들과 밥 한 끼 먹으려고 해도 부담이라고 한다. 장을 보면 물건가격에 놀라는 경우가 허다하니 비단 학생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서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고 있다. 지금 선거전에 나온 정치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민과의 소통’이 최고라는 정치인, 국민의 말에 귀 기울이고 눈 맞추며, 국민의 삶에 ‘공감’하는 정치인이 뽑혔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우리의 미래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기에.
경기도가 오는 4월부터 추진하는 ‘2024년 아파트 노동자 인권보호 및 인식개선 지원사업’에 눈길이 쏠린다. 공동주택 관리종사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고용안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왜곡된 아파트 문화에 기인하는 크고 작은 잡음들이 빈발하고 있는 시점에 작지만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도민들의 평화롭고 안락한 아파트 생활을 증진하는 새로운 문화창달에 의미 있게 기여하길 기대한다. 올해부터 추진하는 이 사업의 주요 내용은 ‘착한아파트 문화 확산을 위한 인식개선’, ‘아파트 현장 모니터링단 운영’ 등 2가지다. ‘착한아파트 문화 확산을 위한 인식개선 사업’은 경기도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사업으로서 시·군과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생활 밀착형 인식개선 캠페인을 실시하는 사업이다. 착한아파트는 공동주택 관리종..
돌이켜보면, 10대를 거쳐 20대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내가 어떤 일을 좋아 할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들보다 잘하는 일이 없었고 내게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한 정보도 없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적성에 맞는 진로를 상담해 주는 곳은 없었고 각자의 생존은 개인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청소년기에 직업을 선택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였다. 학교 성적에 따라 대학과 전공이 전해지고 그 선택은 한 사람의 인생을 규정짓는데 충분했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실업계로 불렸던 직업계고에 진학하거나 곧바로 직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막스 베버(Weber, M.)는 세속적인 직업노동이 신으로부터 부여 받은 소명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직업의식이 완전함을 추구하는 길이라고 했지만, 사실 이는 소가 웃을 일이다. 누구나 안정되고 좋아하는 직업을 가질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노동은 신의 소명도 아니고 무간지옥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행히도 지금은 과거와 다르게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정보와, 더 나아가 직업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많아졌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재단에서도 이와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도교육청의 지원으로 31개 시·군에서 ‘진로체험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 재단에서도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 화성시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에게 진로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청소년의 진로 결정에 나름의 도움을 지원했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쌓아왔던 진로교육에 대한 노하우와 실적을 인정받아 올해에는 경기도 남부지역에 산재해 있는 ‘진로체험 지원센터’들의 거점 센터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앞으로 우리 재단의 진로체험지원센터는 전국단위의 진로교육 정책 논의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경기 남부 지역의 여러 센터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 각 진로체험지원센터의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러한 일들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직업 선택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고 직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청소년들이 조금이라도 빠른 시기에 각자의 소질과 역량을 파악함으로써 잘 먹고 살 수 있는 인간의 권리를 쟁취했으면 좋겠다. 덧붙여, 청소년의 먹고 살 권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국의 진로체험지원센터의 관계자들께 존경하는 마음을 보낸다.
말은 사라진다. 반면에 글은 남는다. 말은 음성(소리)이어서 사라지고, 글은 문자(형태)이어서 남는다. 말이 존재하는 양식은 ‘사라짐의 양식’이고, 글이 존재하는 양식은 ‘보존됨의 양식’으로 구분되어왔다. 말은 사라지는 속성으로 인하여 그 존재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즉 말은 해버리자마자 그 자리에서 금방 소멸한다는 현실 앞에 취약하다. 이것이 우리의 통념이었다. 말은 빅 히스토리(Big History) 차원에서 살펴봐야 할 정도로 오랜 연원을 가지고 있다. 유발 하라리가 말하는 ‘사피엔스’의 진화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인지 혁명도 사피엔스가 말을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가능했다. 두텁고 오랜 말의 역사에 비하면, 글의 역사는 보잘것없다. 그런데 말이 있어서 글이 태어났다는 점을 우리는 놓친다. 말의 역동이 최고조에 달함으로써, 글을 탄생시킨다. 문명사회에서 글은 말을 주변으로 밀쳐내고, 지식과 문화를 거머쥐는 권력의 자리에 임한다. 말은 낮은 백성들의 세상 언저리를 지킬 뿐이었다. 말이 지니는 존재성의 취약함, 즉 말은 현실에서 금방 소멸한다는 점은 생각해 보면 숨은 함의가 많다. 이는 말의 위상을 거룩하게 만들기도 하고, 속되게 만들기도 한다. 유일신 종교에서 신의 존재는 대개 목소리로 현신한다. 모세가 유대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면서, 시나이(Sinai)반도의 산에서 본 야훼는 음성으로 마주친 신이었다. 신이 문서로 말씀을 내려 주셨다는 이야기는 왠지 신성(神性)을 훼손하는 것 같다. 신의 음성을 들었다는 사람은 있어도, 신의 얼굴을 보았다는 사람은 없다. 말의 즉시 소멸성은 말의 쓰임을 속되게 만든다. 여기서 이 말을 하고, 저기 가서 저 말을 하는 것이라든지, 말로 한 약속은 쉽게 둘러 엎는다든지, 거짓말을 또 다른 거짓말로 땜질하는 것이라든지, 내가 한 막말 욕설은 돌아보지 않고 남이 한 실언은 한사코 할퀴고 든다든지 등등이 다 말의 취약성에 올라타서 사람들을 속이는 작태이다. 내가 한 말을 누가 외우겠나. 따지고 들면, 잡아떼면 그만이지. 선거판에서 흔히 보는 장면이다. ‘선량(選良)’ 후보들이라는데, ‘선불랑(選不良)’ 후보란 말이 더 맞겠다. 학교가 아이들을 잘 가르쳐 놓으면 뭣 하나, 저런 말에 물들까 무섭다고도 선생님들은 말한다. 말은 바로 소멸해 버리고 만다는 통념이 사람들을 이렇듯 말로써 삿(邪)되게 한다. 그러나 문명사의 변전은 묘한 것이다. 글(문자)의 기세에 밀려났던 말은, 바로 그 문자 문화의 힘으로 취약성을 극복했다. 문자를 능가하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잘 아는 대로, 인류는 문자 혁명으로 눈부시게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켰다. 오늘날 디지털 기술과 AI 지식 혁명에 이른 것도 인류의 문자(글)사용 기반이 만들어 낸 것이다. 그 성과로 이제는 어떤 구어(말)도 문자 이상의 강한 보존성을 갖게 되었다. 어떤 말(口語)도 오디오 파일로 담아서 보전되고, 어떤 발화(發話) 상황도 영상 파일로 기록된다. 말은 즉시 사라진다는 통념은 수정되어야 한다. 기록성과 보존성만 확보된 것이 아니다. 강한 소통성, 빠른 전파력까지 갖추었다. 이 변화가 너무 빨라서 기성세대는 이를 이해하면서도 실재하는 현실(reality)로는 얼른 체득하지 못한다. 이전에 했던 막말로, 어디선가 분별없이 내뱉었던 욕설의 말로, 그때만 모면하기 위해서 했던 모순의 말도, 내 이익에 급급해서 했던 거짓말도 모두 불려 나온다. 내가 했던 말들, 사라진 줄 알고 있었는데, 사라지지 않았다. 영상으로 담겨 있었고, 녹취 파일로 숨어 있었다. 그래서 선거 후보자들이 사과하고 사퇴하고, 취소하고 번복하는 일들이 줄을 잇는다. 지금은 ‘사라지지 않는 말의 시대’이다. 말은 사라지지 않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6일 밝힌 ‘북수원 테크노밸리 개발 구상’을 환영한다.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북수원 테크노밸리는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에 위치한 도유지인 경기도인재개발원 부지를 테크노밸리와 주거 등의 블록으로 나눠 고밀복합개발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제3판교테크노밸리처럼 일자리, 주거, 여가를 한 곳에서 해결하는 도내 두 번째 테크노밸리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최초로 방문의료, 재활치료, 단기입원, 주야간보호 등의 시설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경기도형 돌봄의료 원스톱 서비스도 도입된다고 한다. 도의 구상은 과천·인덕원테크노밸리~북수원테크노밸리~광교테크노밸리~용인테크노밸리~판교테크노밸리를 연결해 국내 최고의 AI지식산업벨트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며칠 전, 모 문화예술단체의 기념식에 초대받아 뜻있는 시간을 보냈다. 국기(國旗)에 대한 경례로 시작된 이 날의 국민의례는 약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애국가(愛國歌) 제창과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호국영령(護國英靈)에 대한 묵념이 생략된 채 곧바로 정해진 자리에 앉아야 했다. COVID-19로 인해 5년 만에 재개된 기념행사라는 주최측 안내를 듣고 나니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로 시작하는 애국가 1절은 불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개회선언, 내․외빈 소개, 축사, 환영사, 공로패 수여 등 족히 30분 이상 진행된 1부 행사에 경향 각지에서 온 500여 회원 청중들이 전혀 지루해하지 않고 적극 호응하는 것을 볼 때 아쉬움은 더 컸다. 홀로 애국가 가사를 읇조리다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사랑하세”라는..
벌써 한의사로서 진료를 해온지가 20년이 넘어간다. 그 시간동안 의료인이라면 다 그렇겠지만 반복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상세히 대답하기는 항상 진료시간이 짧다. 어떤 질문은 급격히 서구화된 문화로 인한 당연한 결과인가 싶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정말 잘못 덧씌워진 이미지로 인한 질문도 있다. 한약과 간에 관한 질문도 그렇다. 지난 주말에 지인의 강력한 소개로 내원했다는 그는 한의원에서 치료받는게 처음이다. 애주가인 그는 불과 2개월여 전까지는 매일 술을 먹었는데, 최근에 너무 피로해져서 조금 줄였다고 한다. 나는 가능하다면 음주를 줄이고 식이요법을 권하며 에너지 회복을 위해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지지 않나요 괜찮나요" 하고 묻는다. 나는 술이 염려되는데 이분은 아닌가보다. 눈앞에 좋은 것이 있어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드문일은 아니다. 이런 경우 한약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지 먼저 묻고 아는 범위를 바탕해서 대답한다. “한약이라고 하면 어떤게 떠오르세요. 한약이라고 생각되는걸 한 번 말해보세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도라지요” 한다. “맞아요. 도라지는 길경이라는 이름의 한약재예요.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물으니 대답이 없다. 그에게 설명을 잇는다. ”수정과 속의 계피, 삼계탕 속의 인삼과 황기, 수박과 같이 먹는 화채속의 오미자, 한국인의 필수 반찬인 김치 속에 들어가는 파, 마늘, 생강도 한약재예요. 카푸치노에 뿌려먹는 시나몬이 바로 계피지요 ” 많은 다른 이들처럼 생소한 표정을 짓는 그에게 말을 잇는다. “한약재 중에 한의원에서 상용하는 116가지 약재가 식약공용한약재로 분류되어 있답니다. OO님과 같이 애주가, 간이 몹시 피로해 있는 이들에게는 간을 회복을 돕는 한약을 처방해야 하거든요. 식품으로 사용해도 좋다고 정해져있는 식약공용한약재에서도 꼭 필요하고 증상에 맞고 안전한 것을 선택에서 처방해야 한답니다.” 2017년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대전대학교 손창규 연구팀이 전국 10개 대학 한방병원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적 관찰연구에서 한약 복약에 의한 간 손상 발생률은 0.6%에 불과했으며 간 손상이 발병한 경우라도 별다른 임상증상이나 비가역적 문제를 보이지 않고 정상 간수치로 회복되었다. 동의대학교 권찬영 교수가 2024년 발표한 주제범위 문헌고찰(Scoping Review) 연구에서도 15건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 메타분석에서 한약 복약과 관련된 간기능 및 신기능의 유의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2022년 발표된 심평원 빅데이터에 기반한 한약 안전성 연구는 약인성 간(肝)독성 진단 환자 66만 7024명을 대상으로자기-대조환자군(SCCS) 방법으로 의료기관 노출 및 약물의 위험도를 분석하였는데 한방의료기관의 노출은 양방의료기관의 노출에 비해서 약인성 간손상이 거의 없음을 제시한다. 치료를 위한 한약은 잔단과 함께 임상적 확인과 관찰이 중요하다 개별 반응이 다를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진료받고 처방 받아야 안전하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내 버스·전철 등에서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 지나가기만 해도 자동 결제가 되는 ‘태그리스(tagless) 결제 시스템’ 도입을 함께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오세훈표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를 두고 서울시와 경기도가 과도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뉴스여서 부쩍 관심이 쏠린다. 이 문제는 어디가 먼저냐의 논제가 아니라, 철저히 지역민들의 편의성 제고에 관점이 집중돼야 한다. 수도권 광역 지자체들의 ‘태그리스 결제 시스템’ 도입 추진이 수도권 교통문화에 새로운 국면을 개척해내길 기대한다. 경기도는 경기도·서울시·인천시 국장급 실무협의회를 통해 각 지자체에 태그리스(비접촉) 기술 확대 협의기구 마련을 제안해 각 지자체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태그리스 시스템은 스마트폰·교통카..
나이 들어도 젊어질 수 있는 역노화 시대가 우리 곁에 와 있다고 한다. 아주대 의대 연구팀은 최근 노인 장기조직에 ‘중간노화세포’라는 새로운 개념의 세포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여기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 다시 젊은 세포와 비슷한 기능으로 회복할 수 있음을 규명하였다. 중간노화세포의 기능회복으로 항노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하며, 그 내용은 2023년 11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발표되었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질병의 일종이며, 그래서 치료될 수 있다는 주장은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이자 노화와 장수 분야 권위자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가 자신의 25년 연구를 집대성한 저작에서 펼친 핵심 내용이다. 그 책이 2019년에 출간되자 도처에서 찬사가 쏟아졌다. 우리나라에는 그 다음해 '노화의 종말'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이 나왔고, 그 책에 소개된 소식, 간헐적 단식을 하는 사람이 유행처럼 번졌다. 생명 연장을 주제로 한 대부분의 연구와 저작은 의사, 과학자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그런데 투자전문가가 이 분야의 책을 내어 또 다른 주목을 받았으니, 2021년에 출간된 세르게이 영의 「역노화」가 그것이다. 그는 장수 분야의 저명한 선각자 50명 이상을 만나 나눈 대담과 최첨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과 교류한 내용을 토대로, 나이 들수록 젊어지는 로드맵을 제시했는데,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150살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장수란 조기 사망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노화를 역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건강 데이터나 인공지능을 이용한 헬스케어의 혁신, 표적 항암치료로 알려져 있는 CAR-T세포 치료, 줄기세포를 이용한 장기 이식 및 장기재생 등 의학과 테크놀로지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18년에 노화를 질병으로 분류하고, 노화 제어와 치료제 개발을 주요과제로 제시했는데, 이런 결정에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한 몫 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턴바이오가 줄기세포 기반의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이용하여 피부를 4~5년 전 상태로 되돌려주는 신약을 개발하여 임상이 임박했으며, 이 기술은 장기와 조직의 노화세포도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회춘약의 기전이라는 소식이 지난 주 전해지자, 턴바이오에 투자한 국내 제약회사의 주식이 주식 시장에서 테마주로 주목받기도 했다. 과학자와 기업가, 그리고 투자자들은 이미 장수 분야 가능성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데 인간은 정말 장수하기를 원하는가? 병상에서 무기력하게 보내는 생의 마지막 모습을 보아왔기에, 대다수 사람들은 너무 오래 사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것 같다. 이렇듯 사람들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며, 장수연구의 목적도 이와 같을 것이다. 사실 장수보다 더 간절한 바람이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혹은 사고로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의술과 기술 혁신으로 보통사람과 같이 보고, 듣고, 걸어 다닐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더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머잖아 그런 날이 올 것이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 촉발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국면에 대화와 해결책이 모색되고 있다. 늘어나는 정원이 공공의료 및 지역의료의 공백을 메우게 될 뿐만 아니라 첨단 바이오·헬스 분야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