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학교 교육과정 연계 도박 예방 교육 도움 자료’를 제작·배포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청소년 도박이 법적 처벌과 보호처분, 중독·2차 범죄 위험까지 동반하는 심각한 사회문제화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도박의 늪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는 일은 결코 미뤄둘 수 없는 중대한 과제다. 정치권을 비롯한 위정자들의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다. 도박에 물든 아이들이 우글거리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을 것인가. 경기도교육청은 모든 학생이 도박으로부터 안전하도록 예방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 교육과정 연계 도박 예방 교육 도움 자료’를 제작·배포한다고 밝혔다. 자료는 도박 예방 선도 교사들의 현장 사례를 바탕으로 하여 일시적이고 형식적인 예방 교육이 아닌 생활교육으로 예방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주요 내용에는 ‘창의적 체험활동 연계 예방 교육’, ‘지역 연계 예방 교육’, ‘도교육청 정책 연구 결과 및 현장 대응 체계도’ 등이 포함된다. 도교육청은 지난 12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함께 도박 예방 선도교사 강사 양성사업 성과공유회를 개최해 현장의 예방 교육 전문성을 높이고 인력풀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오는 23일에는 남부청사에서 도박예방교육위원회를 열고 올해 사업 운영 실적과 정책 연구 데이터를 분석해 내년도 도박 예방·대응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앞으로도 도박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가정·학교·지역이 함께하는 학생 도박 예방문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청소년 도박 문제는 좀처럼 해법을 찾기 어려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또래 문화의 확산력이 왕성하고 통제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도박은 가장 위험한 ‘불장난’이다. 청소년 도박은 단지 도박행위에만 그치지 않는다. 도박 자금을 구하거나 빚을 갚기 위해 학교폭력·절도·사기 등 범죄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마디로 말해서 가벼운 도박으로 시작된 일탈이 머지않아 강력범죄까지 저지르게 만드는 ‘악마의 불구덩이’에 다름 아닌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진행된 국가수사본부의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에 적발된 도박 사범은 모두 5195명이다. 이 중 10대는 7.0%(417명), 20대가 25.3%(1514명), 30대 24.9%(1489명), 40대 22.8%(1366명)를 점하고 있다. 20대~40대의 비중은 무려 73%에 달한다. 단순하게만 분석해도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청소년기에 도박에 물들었을 개연성을 유추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경기도 내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는 남·북부 단 두 곳에 상담원도 10여 명에 불과하다. 110만 명이 넘는 도내 청소년 규모에다가 대면 상담과 체험 중심의 예방 교육이 필수적인 아이들의 특성을 감안하면 지금의 인프라는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청소년 도박 문제는 예방 교육 강화만이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고 말한다. 교육 당국뿐만이 아니라 국가 지도층이 한마음으로 나서야 한다. 김준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시 정)이 대표 발의한 학생들의 도박 문제 조기 발견과 예방 교육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교육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입법 과정이 관심을 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보다도 더 정확하게 ‘도박’의 특성을 대변하는 속담은 없다. 일단 도박에 물들면 오직 행운에 기대어, 학습 욕구도 노동 의욕도 모두 상실한다. 우연과 횡재의 욕망에 발목이 잡혀 온갖 범죄 행위를 불사하는 폐인으로 살게 되는 벼랑길이다. 불법 사이버 도박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을 구해내는 일에 더 이상 머뭇대서는 안 된다. 경기도교육청의 도박 예방 교육 강화를 성원한다. 모든 아이가 ‘도박’이란 절대로 가서는 안 될 절망의 길임을 각인할 수 있도록 강력히 이끌어야 할 것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구조적 문제다. 여기에 2030년대 AI·우주 산업 경쟁까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중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의 핵심에는 인구 감소라는 냉혹한 현실이 놓여 있다. 이제 인구 문제를 국경과 국적, 혈연 안에서만 해결하려는 좁은 접근을 넘어 한반도 밖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를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 미래 자산으로 재정립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최근 10여 년간 우리 재외동포 인구는 180여 개국에 걸쳐 700만~750만 명으로 추산된다. 1952년 9개국 57만 명, 1968년 68개국 64만 명, 1978년 97개국 127만 명, 1995년 136개국 520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광복 100년이 되는 2045년에는 ‘재외동포 1천만 명 시대’도 과장된 전망이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재외동포의 기원’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이다. 학계에서는 1864년 러시아 연해주로의 첫 집단 이주를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 기준은 한민족 이산(離散)의 역사를 지나치게 좁게 설정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고구려·백제 멸망 이후 발해와 일본, 당으로 이동한 유민들, 신라와 고려 왕조 교체기 동안 정치·사회적 격변을 피해 떠난 이주민들까지 모두 포함할 수 있는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편 근세 동북아의 중대한 사건인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과정에서 일본과 청으로 끌려가 끝내 귀향하지 못한 수많은 조선인 포로와 그 후손들은 충분히 재외동포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본다면 한민족의 이산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되었고, 그 규모 또한 매우 방대하다. 근·현대사로 들어서면, 일제강점기와 분단 과정에서 한반도 밖으로 떠난 다양한 유형의 한국인들에 더해, 이주 4~5세를 거치면서 한국적 정체성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한인 후손들까지 포함된다. 이들은 공식 통계에 잘 잡히지 않으며, 본인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뿌리를 드러내지 않는 한 파악조차 어렵다. 그럼에도 오늘날 전 세계에는 우리가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광범위한 한국계 인구가 존재한다. 핵심 질문은 분명하다. 국내외 한국인 사회는 이 거대한 역사적·문화적·혈연적 공동체를 어디까지 ‘우리와 뿌리를 공유한 공동체’로 인정할 것인가. 이는 단순히 인구 통계의 문제가 아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글로벌 시대의 미래 전략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와 직결된 과제다. 아일랜드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인구 540여만 명, 해외 인구 300여만 명의 아일랜드는 2015년 헌법 개정을 통해 전 세계 약 7천만 명에 이르는 ‘아일리시 디아스포라’를 공식적인 정책 대상으로 포용했다. 혈통의 정도나 언어 능력, 국적 보유 여부, 국내 거주 여부로 경계를 나누기보다 ‘뿌리가 아일랜드에 있다면 모두 아일리시’라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그 결과 아일랜드는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외교·경제·문화·산업 분야에서 영향력을 넓힌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국력이 단지 국민국가의 인구 규모가 아니라, 국가가 어디까지 공동체로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대한민국 역시 기존의 접근만으로는 한민족의 역사적 이산성과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다. 정체성은 희미하지만 뿌리 찾기를 원하는 동포 차세대들, 기억의 형태로만 관혼상제 문화를 간직한 한인 후손들, 그리고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연결고리를 모색하고 있는 잠재적 한국계 인구와 국내 이주민들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유연한 ‘글로벌 코리안 디아스포라’ 개념이 필요하다. 이제는 질문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누가 한국인인가”라는 20세기적 질문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은 누구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개별 사업이나 예산의 확대, 부·처·청·위원회의 신설이 아니라, 이를 관통하는 국가 차원의 디아스포라 전략을 서둘러 마련하는 일이다. 한인회장대회나 한상대회, 각종 모국초청연수, 한글학교와 차세대·문화예술단체 지원, 평통 해외조직 확대는 각각 의미가 있지만, 미래 국가 전략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그 효과는 제한적이고 단절될 수밖에 없다. 지자체 차원의 지역 기반 글로벌 후손 네트워크 구축, 국내 주요 대학·학회·연구소의 동포 교육·이민 학위과정 운영, 그리고 K-팝·드라마·영화·뷰티·푸드·IT·한국어로 대표되는 한류(K-Culture) 자산 육성 역시 하나의 전략 틀 안에서 함께 설계돼야 한다. 인구 절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지자체, 국회와 교육계, 민간과 기업이 먼저 손을 내밀 때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부담스럽거나 애매한 존재가 아니라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이제 “한반도를 떠나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연결할 것인가”라는 기존 문제의식을 넘어, “국경과 국적, 혈연과 언어의 경계를 넘어 존재하는 전 세계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무엇을 함께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향후 국가교육과정에도 이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대한민국은 정치·경제·사회·문화·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글로벌 지평을 열고, 21세기 세계 질서 속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진도에 있는 국립남도국악원에 다녀왔다. 다섯 개의 전통춤으로 이루어진 기획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공연이 시작되자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춤사위에 무대까지 함께 너울거리는 것 같았다. 춤을 추는 무용수의 손끝과 발끝을 따라가느라 한눈을 팔 수가 없었다. 한 발 한 발 갈 듯 말 듯 걸음을 밀고 당기다가, 순간 박차고 나아갔다. 부족한 수면으로 몹시 지치고 피곤했던 나의 몸이 그 리듬을 따라 점점 깨어나고 있었다. 우리의 것이니 잘 안다고 여겨왔지만, 돌이켜보면 제대로 본 것도,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얀 천을 들고 추는 ‘살풀이’는 다른 춤에 비해 비교적 익숙한 편이었다. 캄캄한 무대 위에서 슬픔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어두운 살을 풀어내고 있었다. 말 한마디 눈물 한 방울 없이, 몸으로 표현되는 생의 비애가 처연하게 다가왔다. 몸이 통곡하는구나, 라는 느낌에 소름이 돋았다. 내 안의 어디쯤, 오래 막혀 있던 곳이 터져 나오려는 것 같았다. 꾹 참았는데도 눈물이 자꾸 흘렀다. 그런데 인생이 어디 슬픔뿐이던가, 잠시 무대가 어두워진 뒤 다른 무용수가 커다란 북을 메고 나왔다. ‘진도 북춤’이었다. 우리 가락에 맞춰 펄럭이는 몸짓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몸이 꿈틀거렸고 어깨가 들썩였다. 흥이 많은 편도 아니고 극심한 몸치인 나의 몸에 반응하게 만든 우리 춤과 가락은 마치 염력을 지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슬픔과는 다른 결이었고, 몸을 다시 살아나게 만드는 힘이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것은 ‘복개춤’이었다. 이 춤은 무녀들이 행하던 제석굿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복을 기원하는 뜻이 담긴 춤이었다. 살풀이가 살을 풀어내고 슬픔을 씻어내는 것이었다면, 진도 북춤은 생의 힘을 북돋우는 리듬이었고, 복개춤은 사람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춤이었다. 이 춤들은 오래전부터 고된 삶을 건너는 데 필요했던 흥에 가까워 보였다. 공연을 보는 동안,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공연을 보러 가자는 지인의 제안이 그다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인기 있는 뮤지컬이나 콘서트도 아니었고 밀린 일들이 남아,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떠올랐다. 전혀 다른 문화권의 관객들이 그 작품 속 노래와 춤, 서사에 강하게 반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불안과 위협 앞에서 질서를 되찾으려는 오래된 제의와 닿아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노래하고 춤추는 일이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세계에 개입하는 행위로 그려지고, 악을 처단하기보다는 달래며, 끝내 모두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들이 알아본 한국적인 것을, 우리는 얼마나 깊이 들여다보고 있었을까. 우리는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정작 남이 좋아해 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처럼 느껴졌다.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왔을 때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는 거리와 사람들을 고르게 적셨다. 떨어지는 빗방울도 그 비를 맞는 나무의 흔들림도, 공연을 보고 나니 세상에 춤 아닌 게 없는 듯 보였다. 예술은 삶을 바꾸겠다고 말하지 않지만, 내리는 비처럼 어느새 우리 안의 메마른 곳을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서민들의 걱정 가운데 하나는 낡고 오래된 집을 수리하는 일이다. 금이 간 외벽과 담장, 낡은 방문과 창문, 오래된 보일러 등 손봐야 할 곳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 더위와 추위에 취약한 집들이 많다. 하지만 경제적인 형편이 어렵고 세대주가 연로하거나 질병이 있는 가정은 수리가 쉽지 않다. 수원시는 서민들의 이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집수리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주거정책이 ‘새빛하우스’다. 20년 이상 지난 4층 이하 주택(단독·다세대·연립)을 맞춤형으로 수리해준다. 접지·노후 배선설비교체 공사를 포함한 전기공사 신설, 방수·단열작업, 페인트칠, 창과 문 수리, 외벽공사 등 성능 개선을 위한 집수리 공사 등을 돕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총공사비의 90% 이내에서 최대 1200만 원(자부담 10%)을 지원한다. 전문가 컨설팅도 제공해주고 있다. 수원형 저층주거지 집수리 지원사업인 새빛하우스가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새빛하우스 사업은 2023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5월 2086호(누적)가 새빛하우스의 지원 대상으로 확정됨으로써 당초 목표였던 2000호 지원을 일찌감치 초과 달성할 만큼 시민들의 호응이 컸다. 새빛하우스 참여 희망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시는 ‘2026년까지 누적 3000호’를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집수리 대상 선정은 건축·설비·전기 등 각 분야 기술사와 전문가 20여 명이 참여한 새빛하우스 집수리 자문위원회가 공정하게 심사해 결정한다. 접수된 서류를 심사한 후 전문 인력들이 현장을 방문해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수원시의 새빛하우스는 경제·기후·주거복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수원의 대표 혁신 정책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에너지 효율 향상을 통한 경제적 부담 완화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정연구원의 사업 전후 효과 분석 결과, 에너지 효율 향상을 통한 경제적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밝혀졌다. 단열, 창호, 환기 설비 개선을 진행한 결과, 가구당 월평균 전기 사용량이 13.1% 감소했다고 한다. 특히 가구당(84㎡ 기준) 월평균 전기요금을 약 1만3500원(12%) 정도 절감했다. 에너지 취약계층의 경우 여름철 냉방기기 사용 시간은 59%, 겨울철 난방기기 사용 시간은 82.4%나 줄었다. 그만큼 생활비도 절감된 것이다.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온실가스도 감축됐다. 월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1% 줄었다. 1년으로 따지면 약 130t이 감소한 것인데 이는 나무 5800그루를 심은 것과 비슷한 효과다. 뿐만 아니라 노후 주택의 골치덩어리인 곰팡이·결로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저소득층·노년가구의 주거 환경이 개선됐다고 한다. 더불어 천식·아토피 등 알레르기성 질환 완화 효과도 발생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새빛하우스 수혜자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았다. 공사를 진행한 가구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지원 가구의 89.4%가 ‘폭염·폭우·한파 등 기후위험으로부터 안전해졌다’고 응답했고, 84%는 ‘침수·누수 등 주거환경 개선을 체감했다’며 수원시에 고마움을 표했다. 새빛하우스는 국토교통부 주관 2025년 대한민국 도시대상에서 수원시가 대통령상을 받는데 크게 기여했다. ‘주거환경 개선’ 분야에서 새빛하우스가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면서 지역경제까지 활성화시키는 포용적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지방정부 우수정책 경진대회에서도 기초자치단체장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ESG학회가 주최하는 제3회 한국ESG대상 지방자치단체 부문 대상을 받는데도 새빛하우스가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집수리 지원사업인 새빛하우스는 서민 생활에 크게 도움을 주는 바람직한 정책이다. 이재준 시장을 비롯한 수원시 새빛하우스 관계자와 집수리위원회, 전문가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이 시장의 말처럼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주거복지”인 새빛하우스가 지속·확대되길 바란다.
최근에 장시간 운전과 오래앉아있는 시간이 늘고 활동은 줄었더니 허리와 다리방사통이 생겼다.근처의 한방병원에서 들러서 MRI를 찍으니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약침과 매선, 한약치료와 최대한 침상안정 4일째, 점점 호전중에 식사 후 가볍게 걷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카카오톡을 확인하는데 감정을 자극하는 톡이 와 있었다. 무척 화가나고. 서운하고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다. 화를 애써 누르며 한 글자씩 톡을 하는 몇 분 남짓한 시간에 그 순간 허리와 엉치의 뻐근함이 증가되며 발까지 내려가고 있는게 느껴졌다. 기존의 통증이 1-10사이에서 3이었다면 7정도 까지 올라갔다. 스트레스와 분노 등이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고 치료도 하지만 심해지는 통증이 실시간으로 경험하니 또 놀라웠다. 고통의 비밀 (원제 Painful Truth)의 저자 몬티라이먼이 떠올랐다. 그가 통증연구에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가 해변에서 낚시 바늘에 찔렸는데 주변상황과 생각과 감정에 따라서 통증의 강도가 시시각각변하는 경험에서 시작했다. 그는 통증의 본질을 연구하여 검사상 이상없는 만성요통과 같이 매우 고통스럽고 삶이 제한되는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왜 아픈지 설명도 듣지 못하는 이들, 진통제로 통증을 달래며 부작용에 시달리고 삶이 위축되는 환자들을 위해 책을 썼다. 통증이란 무엇인가. 몬티라이먼은 증거기반 연구를 통해 설명한다. 통증은 통각과 다른 현상이며 통증은 감각뉴런의 활동만으로는 추론할 수 없다.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다양한 정도로 영향을 받는 개인의 경험이다. 통증은 대부분 의식통제 밖에 있는 뇌가 우리가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을 의식적 마음에 알리기 위해 내리는 결정이다. 뇌가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통증이 달라질 수 있다. 생물사회심리적인 병이므로 만성요통은 감정과 많은 연관을 가진다. 실제로 관련 연구들은 우울하고 불안할때 요통이 더 강하게 느껴지고 스트레스가 많을때 요통이 증가한다고 보고한다.. 감정을 표현하는데 심한 갈등을 느끼는 환자가 더 강한 통증과 분노를 경험한다. 어떤 마음상태냐에 따라서 치료경과도 달라진다.심리기법 중에는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과 인지행동치료가 좀 더 효과적이다. 한편 동의보감의 요통편에서 요통을 원인에 따라서 10종의 패턴으로 진단한다. 그 중에 기요통(氣腰痛)은 감정이 원인이 된 요통으로 현대의 연구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 “대체로 자기의 욕망대로 되지 않으면 심혈(心血)이 왕성하지 못하여 근맥(筋脈)을 잘 영양하지 못하며 기가 막힌 탓으로 허리가 아파서 오랫동안 서있지 못하고 멀리 걷지도 못하게 된다. ” 고 하며 한약처방을 한다. 욕망대로 되지 않으면 발생하는 부정적 감정은 심장의 기능에 영향을 주고 기혈,에너지의 소통의 장애로 요통이 발생한다.. 아무튼 분노 등의 감정이 기혈소통을 저해하고 통증역치가 낮아져 더 아플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진짜 꽤 아팠기에 열심히 아는 바를 적용했다. 심장의 기능을 돕고 혈행을 좋게 해주고 허리을 보해주는 한약을 쭉 들이켰다. 감정이 이해받고 배려받고 싶은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었구나 알아차리며 경혈을 지압하면서 감정을 토닥였다. 나의 감정과 욕망을 수용하며 에너지를 소통시키는 과정이었다. 10여분 지나니 통증이 다시 3으로 내려갔다.
크리스마스 연휴, 크리스마스 모임, 크리스마스 선물, 이 모두는 연말을 장식하는 하나의 상징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일부에게는 아직도 크리스마스가 기독교인의 축제로 여겨져 불편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는 어디서 기원한 것일까? 크리스마스와 종교는 진정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아파트 정문에 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것일까? 사실 12월 25일은 기독교와 무관했다. 이 날은 바이킹족들과 관계가 깊은 동지였다. 바이킹 문화에서 계절의 순환은 여러 축제를 낳았다. 동지가 그 중 하나다. 북반구에서는 11월부터 낮이 짧아져 12월 21일이 되면 가장 짧은 동지가 된다. 이 날을 기점으로 날이 길어지고 해가 점점 더 오래 비추게 된다. 이는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이자 태양의 부활과도 같다. 고대 로마에서는 12월 17일부터 25일까지 동지의 신인 ‘사투르누스’를 기리는 풍습이 있었다. 이때 각 가정은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식물과 전나무 가지로 집안을 장식하고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 율리우스 황제는 새 태양력을 사용하면서 동짓날을 12월 25일로 변경했다. 교황 리베리우스는 이 날을 하느님의 아들 예수 탄생일로 선포했다. 이로써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이 12월 25일로 정해졌다. 그 후 크리스마스 기념일은 기독교 명절로 유럽과 지중해 연안으로 퍼져 나가 동지와 관련된 이교 축제들을 대체했다.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의 미사’ 또는 ‘그리스도의 날 미사’를 의미하는 고대 영어 ‘Cristes mæsse’에서 유래된 것으로 기독교에서 미사는 성찬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미 언급했듯 고대 로마에서는 사투르누스 신을 모시는 축제 기간에 선물을 주고받았다. 이는 건강의 여신 스트레니아의 보호를 받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아이들이 선물을 받고, 어른들은 선물을 주며 서로 풍요롭고 번영된 새해를 기원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의 기독교적 기원은 동방박사가 예수께 드린 선물에서 찾을 수 있다. 마태복음을 보면 “그들은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아기에게 경배하고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러한 선물을 주고받는 전통은 19세기 후반 백화점의 출현으로 본격화 됐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상업화 되면서 선물용 종이로 포장되고 리본으로 장식됐다. 오늘날 이 선물은 종교를 떠나 모든 사회 계층의 남녀노소가 이용하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북유럽 국가, 특히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고대 동지 때 이교도들이 침엽수 가지로 집을 장식했던 관습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역사가들은 독일 영토였던 알자스에서 크리스마스트리의 기원을 찾는다. 트리가 종교적이냐 이교도적인 것이냐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트리를 촛불로 장식하는 것은 별이 빛나는 하늘 아래 숲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했던 개신교 개혁가 루터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촛불이 전등으로 대체됐고, 아파트와 도시 광장에서 불빛이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어떤 행사의 기원을 따져보면 서로 다른 문화가 얽히고설켜 있다. 결론적으로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의 것이기도 하지만 비기독교인의 것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일, 우리 모두 따뜻한 식사 한 끼나 진심 어린 선물, 이게 어렵다면 그저 곁에 있어 주는 소소한 정을 발휘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보자.
노동 당국이 지난 10월 플랫폼 종사자 실태조사 관련 기획서를 국가데이터처에 제출했다는 소식은 반가운 한편으로 만시지탄을 부른다.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의 애환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게 대체 언제인데, 위정자들의 대책은 왜 이렇게 거북이걸음인지 알 수가 없다. 그동안 쏟아낸 정책들이 제대로 된 통계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어서 씁쓸하기 짝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신속하게, 제대로 대처해주길 바란다. 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2021년부터 작년까지 실태조사 결과를 매년 발표해왔다. 그러나 공표 정례화를 위한 국가통계 승인 신청을 데이터처가 모집단의 대표성을 문제 삼아 반려하면서 실태조사 발표는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의 신청은 전국에서 무작위 추출한 5만 명(15∼69세)을 대상으로 플랫폼 종사자를 파악하고, 여기에 사후가중치를 적용해 전체 취업자 중 플랫폼 종사자 규모를 추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모집단이 너무 작고 무작위 추출이어서 표본을 대표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가통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국가데이터처의 불승인 사유다. 고용노동부는 플랫폼 종사자 등의 임금과 복리후생, 산업안전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관련 통계에 기반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로 일감과 보수를 받는 이들의 규모와 근무 실태 등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통계 기준으로 플랫폼 종사자는 88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노동부는 특수고용 종사자와 합쳐 약 144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각종 안전보건 법령 대상에서 벗어나 산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게 현실이다. 노동부는 임금노동자 성격이 모호해도 법이 포괄해 보호하는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일터기본법)’ 등 노동 존중 입법 패키지로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보험 관리체계도 ‘근로시간 기준’에서 ‘소득 기준’으로 개편해 플랫폼 종사자 등 비임금 노동자들의 가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책 추진의 근거가 될 수 있는 통계 공표 필요성에 노동부와 데이터처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데이터처는 모집단의 신뢰성이 담보될 수 있게 노동부에 관련 연구진을 추천하고 연구용역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고, 노동부가 이를 받아들여 내년 상반기 플랫폼 종사자 실태조사 관련 모집단 구성 조사방법론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르면 2026년부터 실태조사가 다시 공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빠르고 편리한 배달문화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다. 우리 국민이 안락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배경에 ‘배달 라이더’들의 존재는 핵심 요소다. 일상 용품에서 기호품, 살림살이에 이르기까지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삽시간에 현관문 앞에 필요한 물품이 배달되는 놀라운 초고속 생활 문화는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선진시스템이다. 그 편리함 뒤에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속도전에 종사하고 있는 배달 라이더들의 노고가 있다. 편의만 누리고 노동자들의 애환에는 관심이 없는 민심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의 무관심과 태만은 더더욱 질타받아 마땅할 직무 유기다. 정확한 통계에 기반한 제도 구축으로 144만 명 플랫폼 종사자들의 노동복지가 하루빨리 일신돼야 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배달문화를 누리는 안락한 일상의 뒤편에 그 누구도 미비한 제도로 인해 눈물짓는 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 웬만한 노동자들이 다 누리게 된 산재보험 혜택을 강 건너 불 보듯 발만 동동 굴리는 플랫폼 종사자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들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평등한 제도를 하루빨리 구축하길 바란다. ‘사람이 모두 빠짐없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일은 결코 사치가 아니다.
‘유학생 30만 명 시대’를 선언하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터디 코리아 300K 프로젝트’는 교육 국제화 역량을 제고하고 세계 10대 유학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국가 전략 중 하나이다. 교육부는 유학생 유치를 위한 학사 유연화 방안의 하나로 대학 정원과 무관하게 외국인 유학생만으로 학과 및 학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였다. 이에 국내 대학들은 외국인 전담학부를 신설하며 유학생 유치 기반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유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했고, 대학의 국제화 지표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체 대학의 유학생 수는 이미 25만 명을 넘어섰고, 그중 외국인 전담학부 입학생은 4518명에 이른다. 외국인 전담학과는 2024학년도 107개에서 2026학년도 335개로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의 양적 증가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고 이제는 정책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교육의 질과 학업 성취가 뒷받침되지 않는 국제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대학 현장에서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는 질문은 '유학생들이 전공 교육을 통해 실제로 성장하고 있는가'이다. 대학별로 학사 구조를 변경하고 외국인 전담학부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체제들을 마련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진과 유학생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공에 진입한 유학생들은 전공 교재 읽기, 보고서 작성, 발표와 토론, 각종 시험과 평가에 필요한 학문적 언어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입학 전이나 1학년 시기에 제공되는 일반 한국어 교육, 전공 진입을 위한 학문 목적 한국어 교육만으로는 본격적인 전공 영역 학문 수행에 필요한 언어 능력 및 학업 역량을 함양하기 어렵다. 그 결과 학습 부담은 누적되고, 이는 학업 성취 저하와 중도 탈락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의 적응력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 전담학부가 교육 조직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전공 연계 언어교육 체계를 제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전공 연계 언어교육이란 특정 전공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필수 용어와 개념, 주요 과제, 언어 기능, 평가 등에 필요한 언어를 단계적으로 지원하여 전공 학업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역량 교육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공별, 학년별 언어 요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전공 교수에게 언어교육까지 책임지게 할 수는 없으며, 언어교육 담당자가 모든 전공의 학문적 특성을 포괄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현실적인 해법이 아니다. 대학 본부 및 부처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전담 인력과 조직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전담학부의 성과는 유학생의 양적 증가 측면뿐 아니라 학업 성취와 졸업 후 진로 및 취업 등의 질적 성과로 평가되어야 한다. 유학생의 학업 실패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 시스템의 책임이며, 이는 곧 대학 및 국가의 유학생 정책 신뢰도와도 직결된다. 유학생을 단순한 재정 자원이나 통계 지표로만 접근하는 국제화는 한계가 분명하다. 전공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조직적으로 구축하여 횡적으로나 종적으로 세밀한 관리 시스템이 작동할 때, 대학의 국제화는 비로소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가. 영화산업을 재생시키려는 정부의 의지는 충천하지만 이렇다 할 구체적 방안이 실효성 있게 전개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안다. 문제는 돈이고 그 돈은 우리나라의 관료제 조직 구조 내 최고 권력인 기획재정부에 막혀 있다. 내년도 예산은 이미 정해져 있어, 움치고 뛸 여력도 없다. 한국의 국가 총예산은 2025년도 기준 677조 정도였고 이 중 문화 예산은 7조 600억 원 정도였다. 1%를 약간 상회한다. GDP가 비슷한 수준인 국가 중 호주와 캐나다에 비하면 좀 높고(각 0.5%) 프랑스와 비슷하며 독일(1.9%)보다는 좀 낮지만, 국가 구성 형태가 다르고 지원 분야가 세부적으로 달라 등가 비교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이 돈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곳에, 적절한 규모로 쓰이고 있느냐이다. 한국 영화산업은 최대 위기 국면에 있다. 2025년 총관객 수는 1억 2000만 명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1억 명을 넘겼다는 안도감을 가지게 될 만큼 바닥을 쳐도 한참을 쳤다. 2019년 관객 수 2억 6000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치이다. 관객들이 물밀듯 빠져나간 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금은 뭘 해도 안되는 때이며 웬만한 영화는 극장에 걸지도 말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예컨대 조여정 주연의 '살인자 리포트'는 지난 9월 극장 개봉에서는 실패했지만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에서는 비교적 성공적인 성적이 나오고 있다. 요즘엔 ‘극장까지 가서 볼 영화는 아니다’란 말이 대세가 되고 있다. 영화 '더 러닝 맨'도 유명작가 스티븐 킹의 소설 '러닝 맨'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베이비 드라이버'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등을 만든 에드거 라이트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파라마운트–롯데로 이어지는 메이저 영화사 배급이지만 한국 극장가에서는 사멸하고 있다. 감독과 원작 ‘따위’는 더 이상 관심사가 되지 못한다. 기이한 희망은 독립영화에서 나오고 있다. 개봉해봤자 전국 50개 안팎의 스크린 (전체 약 3300개)에만 걸리는 영화들이 2만~4만 명, 심지어 15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상한가를 치고 있다. '사람과 고기'가 4만 명을 넘겼고 '세계의 주인'이 15만 명을 넘겼다. '여행과 나날'은 개봉 1주 만에 2만을 넘기고 상영관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 상업영화를 대신해 이들에게 스크린을 더 내어 주는 것이 한국 극장가를 살리는 역설의 방법일 수 있다. 지난 30년간 상업영화에 몰렸던 관객들을 독립영화 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그 대이동에서 홍해를 가르는 모세의 기적을 바라서는 안 된다. ‘상업’과 ‘독립’ 사이에 놓인 그 거대한 강을 건너는 데 기적이란 있을 수 없다. 정교한 방법론, 그것을 실천하는 과감한 결정이 따라야 한다. 독립영화로 관객의 증가를 자극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극장가 전체 파이를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분간 인위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인센티브제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독립영화 월정액 쿠폰 같은 것을 만들어서 일정 액수를 내면 한 달에 세 편 이상 원하는 독립영화를 볼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대형 극장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예술영화관이 아닌 일반 상영관에서까지 독립영화를 걸면 그에 따른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상업영화에 발길을 끊은 관객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이고 있는 뉴 코리안 시네마 계열 독립영화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영화산업 전체에 탄력을 가져오게 해야 한다. 문제를 상업영화 쪽에서만 풀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답은 독립영화에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도가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이래 7개월여 만인 지난 2월 100만 명을 돌파했던 앱 가입자 수가 이달 10일까지 171만 명을 넘어섰다. 경기지역화폐 리워드를 유인책으로 쓰고 있는 이 정책은 지구를 사랑하는 누구나 참여하도록 크게 확산할 필요성이 넘친다. 관련 정책들을 주마가편(走馬加鞭)할 가치가 매우 높다 할 것이다. 도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의 누적 가입자 수는 171만 7501명이다. 가입자 100만 명 돌파할 무렵의 분석에 따르면 참여자 나이 비율은 10대 이하 약 4%, 2~30대 약 34%, 4~50대 약 50%, 60대 이상 12%로 나타났다. 2~50대에서 호응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로는 여성 65%, 남성 35%로서 여성의 참여도가 훨씬 높았다. 도는 도내 기후행동으로 소나무 317만 그루를 심은 것과 맞먹는 온실가스 39만 6686t의 저감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기도의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 사업은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주관 ‘지자체 탄소중립 우수사례’ 평가에서 장관상을 받은 바 있다. 도는 도의회와 조례 제정을 추진, 내년부터 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 주소지를 둔 도내 소재 대학 재학생도 해당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역 특성에 맞춰 특색 있는 앱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내년도 예산이 확보된 시·군의 경우 지역 주민들에게 더 다양한 리워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은 만 7세 이상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앱을 다운로드 받아 회원가입 및 본인 인증, 참여 활동 선택, 리워드 지급의 절차를 거치면 된다. 가입한 사람은 해당 앱을 통해 실천 활동에 참여하면서 연간 최대 6만 원의 지역화폐를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혜택 제공이 최근 앱 가입자 수 증가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가입자들은 4개 분야 13개 실천 활동을 한 다음 리워드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주요 실천 활동은 기후도민 인증, 환경교육 참여, 줍깅·플로깅 참여, 생물 다양성 탐사, 소통, 가정용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PC절전 프로그램 사용, 텀블러 할인카페 찾기, 배달 음식 다회용기 이용, 대중교통 이용, 걷기, 자전거 이용 등이다. 도는 올해 기후 퀴즈, 폐가전제품 재활용, 헌 옷 재활용, 고품질 재활용품 배출, 에너지 절약 챌린지 등 5개의 활동을 추가해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실천 활동 테마들은 사소하지만, 지구촌 가족들이라면 일상 속에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아니,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의 가공할 속도를 생각하면 너나없이 한시바삐 발 벗고 나서서 실천해야 할 종요롭기 그지없는 숙명적 사명이기도 하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어디까지나 ‘마중물’이어야 할 ‘리워드 지급’ 정책이 타성만 키우는 미끼 효과에 머물지는 않는지를 살피는 지점이다. 마중물만 잡아먹고 끝내 물을 끌어 올리지 못하는 고약한 펌프라면 대책 없는 골칫거리 아니고 무엇이랴.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 정책이 억지춘향전 형식으로 흘러 착시현상을 빚게 만들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별에 정착하여 사는 대표적인 생물인 인간종(人間種)의 생멸(生滅)을 결정지을 최악의 재앙이다. 인류는 지구촌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면서 동시에 재앙을 멈춰 세울 수 있는 유일한 해결 그룹이기도 하다. 원인과 책임은 남에게 미루고, 혜택과 권리만 움켜쥐려는 이 어리석음으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도록 이끌어야 한다. 어리석은 타성을 하루빨리 바꾸고 바르게 행동하도록 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