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 ‘설원’에는 ‘관리는 지위를 얻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나아지는 데서 악화되며, 재앙은 게으른 데서 생기고, 효도는 처자에서 약해진다. 이 네 가지를 살펴서 삼가 끝맺음을 처음처럼 할지니라’며 공직자의 초심(初心)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유진기업과 조희팔 측근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비리검사와 유례없는 특검(특임검사)을 창설하여 내부 범죄를 자신들이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모습을 지켜보며 ‘무소불위’가 무엇인지 피부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한국 검찰은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영장청구권이다. 5·16 이후 제5차 개정 헌법(1962년)을 통해 한국 검찰은 수사와 관련된 영장청구권 조항을 최상위법 헌법 제12조 3항과 16조 제2문에 규정하여 독점적으로 누리고 있다. 그간 검찰은 이를 악용하여 2005년 비리연루 고위공무원, 2006년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비리 등 국가적으로 중대한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독점적 영장청구권 지위를 이용, 스스로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검사범죄를 수사하겠다는 무늬만 특임검사는 국회에서 임명하는 특별검사와 달리 임명주체,
요즘 절화시장에서 인기 있는 꽃을 하나 꼽자면 안스리움을 들 수 있다. 안스리움은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처럼 수수한 아름다움이 매력이다. 하트모양의 꽃잎은 단단하고 은은한 윤이 나는 게 무척 매력적이다. 지금까지 분화로만 가꾸고 선물했던 안스리움을 절화로 개발해 시장을 석권한 경기도의 한 농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절화 안스리움을 재배하는 농가인데, 이 농민의 손길을 거친 안스리움은 전국에서 가장 건강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지면을 빌려 그의 비법을 살짝 공개한다. 첫 번째는 측고가 낮으면 잎의 온도 및 꽃의 온도가 올라가 꽃의 성장에 지장을 주는 점에 착안해 온실의 측고를 4m 이상 올려 견고하게 한 것이다. 또 스티로폼 베드를 직접 만들어 설치하여 안스리움이 좋아하는 습한 상태를 유지하는 등 최적의 재배 조건을 만들고 있다. 꽃과 대화하듯 안스리움의 특성 하나하나를 챙겨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농장주는 매일 아침 꽃들과 인사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모두 환한 얼굴로 인사하는데 그 중에서 안색이 좋지 않은 꽃을 보면 반드시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한다. 부족한 면은 채워주고 넘치는 부분은 나눠주면서 이렇게
현직 교사로서 몇 년 전부터 독도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독도관련 강의를 듣기도 하고, 관련 문헌 등을 기회가 되는대로 수집하고 있다. 나의 관심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당연한 믿음과 애정으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 하나를 인식하게 되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역사적인 증거가 곧바로 국제법적으로 우리 땅임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실적 문제가 여기에 있다. 역사적 사실이 곧 국제법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청된 강사가 1998년 11월 23일에 체결된 ‘신한일어업협정’에 대한 사실을 언급하자 학생들의 분위기에 일대 반전이 일어났다. 학생들은 이 협정으로 독도가 한일 ‘공동관리구역’으로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었으며, 그 동안 역사적으로 당연히 우리 땅이라는 사실만을 알고 있던 학생들은, 독도 침탈을 위한 일본의 국제적 노력, 그리고 역사적 사실이 곧 국제법적인 인정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다문화시대에 즈음하여 본교에도 다문화가정 출신 몇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이 중 한…
유치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는데 교육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3~5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내년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때 아닌 자녀 입학 고통에 시달린다고 본보가 보도한 바 있다(11월 27일자). 학부모들은 경기도 유치원 정책을 등한시한 교육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요즘은 내년 3월 입학할 유치원 원생모집이 한창이다. 실제로 최근 마감한 분당 공립 S유치원의 경우 원아 130명 모집에 726명이 신청,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원 광교신도시 산의초등학교 병설유치원도 54명 모집에 96명의 어린이가 입학 원서를 제출해 입학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생 130명을 모집한 오산 세교유치원에도 716명이 지원해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입시도 아니고 유치원 입학이 이렇게 고통의 관문이 된 데는 사태파악을 못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경기도 교육당국의 책임이 크다. 이 같은 현상은 우선 경기도내 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한 데 기인한다. 도내 유치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단설 및 병설 공립유치원 1천46곳, 사립유치원 988개 곳에 16만6천여 명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만 3~5세
국회는 지난 22일, 성폭력범죄에 대한 친고죄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형법 일부개정안 및 아동·여성대상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성폭력특위)에서 심사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5개 법률 개정안을 모두 가결했다. 친고죄(親告罪)는 피해를 당한 사람의 고소가 있어야만 검찰이나 법원이 죄를 판단할 수 있다. 고소 전에는 개입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고소가 취하되면 검사는 기소할 수 없다. 기소됐더라도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 성폭력범죄 중에서 강간, 강제추행 등 상당수 범죄가 ‘친고죄’이다. 친고죄는 그동안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개인 간의 문제’라는 사회적 편견을 만들었다. 즉 친고죄로 인해 ‘성폭력은 개인 간의 합의로 해결될 수 있는 사적인 문제’라는 그릇된 인식이 생긴 것이다. 또한 친고죄 조항으로 인해 그동안 성폭력피해자들은 가해자 처벌의 책임과 부담까지 피해자 개인이 떠맡아야 했다. 성폭력피해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명분의 친고죄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성범죄자 처벌과 이를 통한 재범 방지는 국가 형사사법시스템의 당연한 역할이자 의무이다. 성폭력피해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밖은 눈보라다 무게라곤 없이 그저 휘몰아치는 저 희고 쬐끄만 가시여우들 아무 데나 붙어서는 금세 물이 되고 바람이 되고 흙이 되는 구미호들 그것들을 배경으로 유리 안에서 동백 한 송이 핀다 어제만 해도 수상한 봉오리였던 것이 한 달 전만 해도 대롱 속 실성실성한 물이었던 것이 일 년 전에는 흙이었던 것이 백 년 전에는 돌멩이였던 것이 흑암(黑暗)이었던 것이 무슨 꽃처럼 한 길 가지 위에 난짝 올라 앉아 인(人).간(間).을 홀린다 갓난아이처럼 빠알갛게 울며 /이경림 - 시집 『상자들』- 2005년 랜덤하우스중앙 우리를 홀리는 것들을 시인은 “여우”라 부른다. “아무 데나 붙어서는 금세 물이 되고 바람이 되고 흙이 되는” 변신의 귀재. 눈보라 치는 겨울 창밖, 무게 없이 휘몰아치는 눈송이는 가시여우, 구미호다. 유리창 안에는 눈보라를 배경으로 “동백 한 송이 핀다”. 물이었던, 흙이었던, 돌멩이였던 것이 “가지 위에 난짝 올라 앉아” “갓난아이처럼 / 빠알갛게” 울며 우리를 홀린다. 그래서 동백 한 송이 앞에서 눈길을 돌리기가 그리 어려운가 보다. 일상에
경제 및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롭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야 하지만 시간과 능력 그리고 자원상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세계가 융합이라는 화두 아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이유이며, 변화는 새로운 것들에 의한 것이 아닌 기존 산업이나 기술 간 결합뿐 아니라 문화, 예술까지 결합해 산업, 개인, 사회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융합에 기반하고 있다. 세상은 ‘1+1=2’가 아닌 ‘1+1=무한대’도 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요구하고 있다. 일명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의 변신이다. 이런 변신은 자동차, 조선, 항공, 의료, 섬유·의류, 건설, 철강, 농업 등 산업 전반에서 나타난다. 그 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산업이 선진국의 앞선 기술을 받아들여 가격과 뛰어난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다면 이제는 이런 기반 하에 앞선 IT기술과 문화콘텐츠, 한국적 창의력을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상대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흑색선전이 난무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안철수 전 후보의 퇴장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엎치락뒤치락 박빙승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흑색선거를 일삼는 후보는 정책검증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봐도 된다. 이런 후보는 뽑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들이 이 점 명심해야 한다.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각각 충청과 부산을 첫 유세 지역으로 정했다. 두 후보는 첫 유세의 주목성과 파급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세종시를 찾기로 했다. 이는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맞서며 원안 고수를 강조해 결국 판정승을 이끈 박 후보의 ‘원칙과 신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곳이 세종시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전략적 요충지와 전통적 텃밭을 동시에 공략하는 차원에서 부산을 첫 유세지역으로 정했다. 부산은 문 후보의 연고지라는 지역적 장점이 있는 데다 이명박 정부 들어 반여(反與) 정서가
영국 맨체스터는 축구의 고장이기도 하지만 ‘협동조합의 고향’이기도 하다. 170여 년 전인 1840년대에 맨체스터 로치데일 주민들은 ‘조합원의 재정, 사회적 여건을 개선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손수 협동조합 가게를 차렸다. 이들이 협동조합을 만든 것은 기존의 사업자들이 버터를 팔면서 눈금을 속이거나 설탕에 모래를 섞어 팔면서도 ‘사기 싫으면 관둬라’는 식으로 부당한 횡포를 부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로치데일의 직물공장 노동자 28명은 1년에 1파운드씩 출자금을 걷어 직접 식료품을 구입한 다음 이를 조합원에게 공급했다. 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3층짜리 작은 가게가 바로 세계 최초의 협동조합인 ‘로치데일 공정 선구자 조합’이다. 세계 협동조합의 모태가 된 것이다. 그리고 UN은 2009년 12월 총회에서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UN이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한 것은 협동조합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모두 추구할 수 있다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12월 1일부터는 협동조합기본법도 발효된다. 5명만 모이면 누구나 금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