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60년 전에 유사 이래 가장 비극적인 전쟁의 끝을 알리는 협정이 체결됐다. 그 평화협정은 우리들만의 힘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가난하고 힘 없던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세계 여러 나라들의 도움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동맹국들의 경제원조 및 굳건한 안보 협력 속에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룩해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강한 나라가 됐다. 지금 전후세대는 이러한 희생과 도움으로 아주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권태로움에 빠져 참혹했던 전쟁의 상흔을 망각하고 우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신 그분들의 도움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된 통계에 의하면 6·25전쟁을 누가 일으켰는지, 언제 왜 일어났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전후세대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지 이제 고작 6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아무도 알지 못했던 아시아의 약소국이던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슬퍼할까? 또한 6·25전쟁을 겪은 참전유공자들은 이제 거의 다 고령이 되셨고, 건강도 좋지 못해 6·25전쟁을
중국 청나라 4대 강희제는 61년이라는 제위 기간만큼이나 많은 35명의 아들을 낳았다. 그중 24명의 이름이 윤(胤)자로 시작한다. 맏아들이란 뜻이니 모두 장자같이 행동하라는 의미이리다. 황태자는 장자 윤제였다. 그는 책봉과 폐위를 반복하다가 차자 윤잉에게 넘어간 후 세상을 떠났다. 윤잉도 폐위되었고 이후 형제들 간의 암투는 격화되었다. 1722년 강희제가 죽었다. 대권은 4자 윤진에게 돌아갔다. 그가 5대 옹정제이다. 그에게는 학자라는 찬사 외에 ‘냉철하고 잔인한 독재자’라는 닉네임이 붙어 다닌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강희제는 원래 14자 윤제에게 대권을 넘겨주려 하였는데, ‘傳位十四子’에서 十을 于로 바꾸어 윤제가 4자 윤진으로 바뀌었다는 음모이다. 한문에는 이러한 경우에 于보다는 於를 쓰는 것이 어법에 맞는다. 그럼에도 이 소문은 끊임없이 옹정제를 괴롭혔다. 그는 황위에 오르자 자신에게 도전했던 8자 윤사에게 40항의 죄목을 들어 유폐시키고 ‘아기나’라 부르게 하였다. 아기나는 만주어로 ‘개’라는 뜻이다. 그는 별칭답게 처참하게 죽었다. 9자 윤당에게는 28항의 죄
예부터 인류는 입을 옷(衣), 먹을 음식(食), 그리고 쉬고 잠을 잘 수 있는 집(住)을 인간의 가장 중요한 3대 요소로 여겨 왔다. 그 중에서도 ‘먹거리’는 두 말 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중요시하며 살아왔다. 이러한 맥락으로 보더라도 현 정부가 내세운 4대악 중 ‘불량식품’은 어찌 보면 당연히 국민과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했던 문제인지도 모른다. 경찰청에서는 최근 추석명절을 앞두고 ‘불량식품 제조·유통행위 사전차단’을 위한 집중단속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불량식품 근절을 위한 노력은 국가뿐 아니라 각양각색의 새로운 식품이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 소비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국민 개개인이 협조한다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고 단언한다. 경찰관 이전에 한 가정의 주부로서 가족을 위해 시장을 보러갈 때면 이전과 달리 요즘에는 유효기간, 원산지표시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우선, 불량식품 추방을 위해 가장 쉽게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것이 식품 구입 후 유통기한 경과라든지 변질된 식품임을 확인했거나 의심이 갈 때는 신고부터 하는 것이다. 전국 어디서나 24시간 국번 없이 &l
경찰은 개학철을 갓 지난 요즘 어린이보호구역 내 법규준수 및 교통 약자인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홍보·단속과 교통시설개선을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개학시기에 맞추어,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하교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은 교통사고예방을 위한 어느 때보다 깊은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예방활동은 한시적이 아니라 ‘1년 365일 24시간 교통안전사고로부터 우리아이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고 생각하며 지속적인 활동 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얼마 전 서구 관내에서도 등교중인 초등학생이 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소문을 접한 학부모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말들을 했다. 이러한 어린이보호구역을 통과하는 운전자들은 ‘내 아이가 등하교 한다’라는 자세로 운전에 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내 아이가 길을 건너고 있다고 생각하고 운전한다고 생각하면 과속, 신호위반 등 위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인격이 형성되고 교육의 기초를 배우는 초급 교육기관인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앞에서 이런 법규위반이 행해지고 있다면 우리 어린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소 잃
바야흐로 결실과 수확의 계절이다. 지난 여름 수해를 이겨낸 농부들의 노고는 요즘 결실과 보람으로 들녘의 황금물결과 풍요로운 과실로 넘실거린다. 서울 및 수도권 시민들은 주말과 휴일이면 자동차를 이용해 가족과 함께 높고 푸른 하늘과 산야에 충만한 가을 정취를 한껏 만끽한다. 그런데 온전히 마무리 되어야 할 가을날의 외출이 간혹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얼룩지는 경우가 있어 교외를 찾는 도시 사람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다. 농촌을 찾은 이들은 안 그래도 시름에 빠져 의욕을 잃은 농촌주민들에게 오해를 받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녀를 동반하고 자연을 가르치며 들녘의 메뚜기를 잡고 떨어진 밤을 줍는 것까지는 환영할 일이나 도가 지나쳐 다 익은 벼를 뽑는다거나 엄연히 주인이 있는 밤나무나 사과, 배, 포도나무에서 다 익지도 않은 과실을 따는 행위는 자녀 교육을 넘어서 남에게 폐를 끼침은 물론 형법상 엄연히 손괴죄요, 절도죄인 것이다. 매년 가을마다 배를 절도 당한 농부가 일요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과수원을 지키다 과수원 옆에 성묘 온 서울사람들이 땅에 떨어진 배 대여섯 개를 줍는 것을 보고 절도죄로 신고를 한 일도 있다. 순박한 농촌인심이 사라졌다느니,…
최근 조찬 모임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인의 하소연을 잊을 수가 없다.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이 업체 사장은 물가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반영은 고사하고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연 3회, 평균 7%의 단가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4월과 6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 통과됐을 때 중소기업인들은 “이제는 제대로 기업을 멋지게 경영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 기뻐했다. 중소기업계가 그동안 줄곧 주장해왔던 협동조합에 납품단가 조정협의권 부여,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일감몰아주기 금지, 사업조정제도 실효성 강화 등 관련법들이 차례로 만들어져 공정경쟁을 통한 건강한 기업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민주화 추진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취임하고 2007년부터 당시 중소기업계에 만연했던 ‘납품단가 후려치기’ 관행을 바로잡자는 운동에서 비롯됐다. 이후 기술탈취,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영역 침해 등을 ‘경제 3불’(거래의 불공정,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화)로 대표되는 중소기업계의 고질문제로 확대해 청와대, 국회, 정부 등에 적극 제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3·1절’을 ‘삼점일절’로, ‘일본 야스쿠니 신사’를 ‘야스쿠니 젠틀맨’으로, 최근에 문제가 된 ‘5·18 폭동설’ 등 우리의 역사인식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안전행정부 국민안보의식(2011)에 따르면 6·25전쟁 발발연도를 청소년 5명 중 3명이 ‘모른다’고 답했고, 청소년 대상 역사 지식수준 조사 결과에서는 ‘대체로 낮음’과 ‘매우 낮음’이 60%를 넘었다. 이렇듯 국민들, 특히 청소년의 역사의식 부족과 나라사랑 정신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건 무엇보다도 젊은 세대의 건전한 국가 정체성과 애국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국회에 제출된 나라사랑 교육의 기본계획 수립, 전문인력 양성, 학교 나라사랑 교육지원, 재외국민에 대한 나라사랑 교육 지원 등을 담은 ‘나라사랑 교육지원법안’은 의미심장하다.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 위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졌음에도,…
어느 날 원숭이 한 마리가 강가를 지나가다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원숭이는 물고기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거라 생각하고 물고기를 살려야겠다는 정의감으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물고기를 모래사장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강가로 나와 보니, 물고기들이 다 죽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원숭이는 “내가 조금 일찍 와서 물고기들을 구했으면 좋았을 것을 늦게 와서 이렇게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물고기를 위한다고 한 원숭이의 행동! 오히려 물고기를 죽게 만든 우스갯소리 같은 이야기로 이 글을 보면서 나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됐다. 우리나라를 포함, 140여개국이 2차 대전 이후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받다가 독립한 가운데 경제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나라는 오직 우리나라뿐이다. 그러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한 부작용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교폭력과 청소년들의 문제로 단순히 학생 간 다툼이 아닌 점점 다양화·저령화 되고, 최근에는 학생들의 싸움이 아닌 조직폭력배들과 연결돼 조직적이고 체계화 되어 가고 있다.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된 이유가 뭘까? 원숭이와 같은 부모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故 윤동주 시인의 ‘서시’ 초문이다. 몇십년 전에 쓰인 시구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감탄사가 절로 나오면서도 동시에 많은 함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청렴이라고 함은 사전적 의미로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는 것이지만, 사실 이 정도 문구로 청렴에 관하여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흔히들 ‘사랑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본다. 이에 대한 대답도 제각각이다.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는 대답도 있고, 결혼이 사랑이라는 대답 등 많은 답변이 있지만 아무도 모범답안을 내놓지 못한다. 청렴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그 누구도 정의할 수 없고, 표현할 수 없다. 마치 마음의 정표와도 같은 것이다. 청렴은 근래에 등장한 신조어 같은 것이 아니다. 그 근원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지만, 관직이라는 것이 등장, 국가라는 관념이 잡히고 체계화되면서 그와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개념으로 유추할 뿐이다. 즉, 청렴이라 함은 관직이라는 것과 떼놓으려야 떼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관련된 일화
한 나라 또는 한 시대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뛰어난 인물을 흔히 영웅(英雄)이라 부른다. 영웅은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아야 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적이 있어야 한다. 공적이라 함은 주로 한 나라 또는 지구촌을 위한 헌신이어야 한다. 한국에서 여론조사를 통하여 영웅을 뽑으면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김구 선생 등이 거론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아는 외국인으로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업적이 출중하기에 그렇다. 중국의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謀)의 <영웅>이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은 진시황제다. 그는 550년의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하고 통일한 공적으로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추앙받는다. 중국에서는 가히 영웅이라 말함에 손색이 없다.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이다. 그런데 이들은 한국에서 가장 기분 나쁜 두 명의 일본인으로 기억된다. 이들은 일본에서는 영웅일지 모르나 한국 또는 지구촌에서는 영웅일 수 없기에 진정한 영웅이 아니다. 남에게 해악을 끼친 패륜아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5일,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저녁 8시 메인 뉴스를 통해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