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울산 낮 최고 온도가 40℃를 넘을 정도로 무더위가 절정을 이르고 있고 여름철 휴가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경찰, 군인과 함께 전 공무원이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대대적인 훈련인 ‘을지연습’ 준비에 들어간다. 국민들 중에 을지연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실제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행동요령에 대해 알고 있을까, 을지연습을 준비하면서 갑작스레 궁금해진다. 올해 46회째를 맞이하는 을지연습은 ‘함께해요 을지연습, 튼튼해요 국가안보’라는 슬로건으로 국가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등 총 6천600여개 기관 40여만명이 참가하는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비훈련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국민들 일부는 ‘대한민국은 평화로운데 굳이 전쟁연습을 해야 하나’, ‘국가와 공무원, 군대만 훈련하면 되지 나까지 관심가질 필요가 있나’라고 을지연습에 대해 무관심하게 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평화에 안주하고 경제성장의 과실만 따 먹기에는 우리 주변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또한 최근 일본의 헌법개정 움직임과 우경화, 중국·
2013년 3월 22일, 술에 취한 채로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은 경범죄처벌법이 신설되었다. 경궁지조(驚弓之鳥)와 같이 주취자가 관공서에서 행패를 부려도, 제지하는 경찰에게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냐며 불쾌함을 이유로 시비를 걸고 민원을 제기하면 절차상 제지하는 경찰은 감찰조사를 받기 때문에 최대한 침착하게 “선생님”이라고 응대하며 숙이고 들어가는 입장일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 경찰의 현실이었다. 관공서에서 주취소란자를 실효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던 경찰에게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다른 어떤 법보다 최우선적으로 신설해야 할 법이었고 한편으로는 진작 시행했어야 할 법이었다고 한탄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국민의 법질서준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국민수준에 맞춰 경찰도 기초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앞장서서 경미범죄를 계도하고 단속해 나가며 보완해야 한다. 한국 사람은 정에 약하다고들 한다. 단속하는 입장에서도 난처한 상황이 많지만 위와 같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공직사회에서 청렴은 의무이자, 꼭 지켜야 할 최고의 덕목이다. 4천만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들이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비리가 척결되고 있지 않은 것도 작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곡식에 제비 같다’라는 옛 속담을 떠올리고자 한다. 이 속담의 뜻은 곡식을 먹지 않는 제비를 비유해 자신의 주변에 유혹이 산재해 있더라도 곡식을 먹지 않는다는 비유로 청렴함을 뜻하는 속담이다. 부패와 비리는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것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부끄러운 한 모습이다. 특히 사회지도층 인사나 고위공직자 등 사회와 국민들 앞에서 솔선수범해야 할 인사 중 일부가 자신의 탐욕을 제어하지 못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것은 부끄러운 현실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지난 5월 초 연임해 실패해 퇴임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의 경우 불법선거자금 수수와 계약비리 혐의 등으로 퇴임하자마자 사법당국의 날선 조사를 받고 있다. 한 나라의 대통령 자리에 올라갔으면서도 탐욕과 물욕의 개인비리에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잊을 만하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부정부패 사건들을 접할 때 국민들은 자신의 현실
동양의 위대한 경전인 논어(論語)에 보면 인간은 예부터 3박자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지(知)·인(仁)·용(勇)이요, 지(知)·덕(德)·체(體)이다. 공자는 늘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진정한 조화로운 인격체인 군자(君子)가 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결론지었다. “지자는 불혹(不惑)하고 인자는 불우(不憂)하며 용자는 불구(不懼)하다”라고 갈파한 것이다. 이러한 3박자가 가장 조화되는 시기가 바로 지금 성하지절, 여름이다. 인간과 자연이 어울리고, 인간과 인간 자신이 부딪히면서 이 3덕을 발휘하기에 적격이다. 그래서 여름은 젊음의 계절이라고 한다. 푸른 산이 부르고, 푸른 바다가 부른다. 이때 자연을 접하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다. 가을이 되면 성하의 그 깊은 정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늘 고독한 동물이라고 하지만, 여름에 고독을 느끼는 사람은 드물다. 자연이 너무도 생생하게 살아있기에 그래서 가장 신나는 계절이기에 고독을 느낄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 성하지절에 대한민국은 전쟁의 아픈 상처와 기억의 편린들을 떠올리게 된다. 아름다운 것과 조화로운…
1968년 1월 21일 소위 김신조 청와대 습격사건이라고 인구에 회자되는 사건은 대한민국의 현대 역사에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이 사건 이후 우리나라에는 향토예비군이 창설되었고, 군대에는 모든 장병들에게 유격훈련이 실시되었으며, 정부의 모든 기관이 참여하는 을지연습이 시작되었다. 그 외에도 이 사건이 초래한 크고 작은 많은 변화와 제도 개선이 이루어졌으나 그 중에서도 범정부적 차원에서 실시되는 을지연습은 그 의미가 중차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을지연습은 6·25와 같은 전쟁이 일어난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 놓고,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 안보를 지키기 위해 공무원 등 관계자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절차를 연습하는 훈련이다. 1968년 5월 11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주관 하에 그 해 7월에 ‘태극연습’이란 명칭으로 처음으로 실시하였으며 ‘을지연습’이란 명칭은 1969년부터 사용하였다. 그 후 군(軍)의 ‘프리덤가디언연습’과 통합하여 2008년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FG)’으로 명
“처음에는 금융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새는 자동차 수리하는 것에 더 매력을 느껴요.” 사법연수생 멘토가 보호관찰청소년 멘티와 만나 나눈 대화를 정리한 글 중 일부이다. 최근 사법연수생들이 보내오는 글을 읽으면서 ‘내가 지도하는 대상자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하고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보호관찰관에게 하지 못하는 얘기들을 스스럼없이 사법연수생 언니, 형들에게 하는 등 멘토링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5월 28일부터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생과 보호관찰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니 벌써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사법연수원생이 보내는 많은 경과통보서와 소감문을 읽으면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조합이 창출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에 밤잠을 잊고 몰입되기도 했다. 특히 고졸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한 여자청소년 대상자는 사법연수생 언니에게 “수학, 영어문제를 가르쳐 달라”고 하며 두 시간 넘게 카페에 앉아 공부하고, 또 다른 남자 청소년 대상자들은 볼링장에서 사법연수원생인 형, 누나에게 그런 것도 못하냐고 핀잔을 주는 글에서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법무부 고양보호관찰소는 사법연수생ㆍ
며칠 전 관내 성인게임장을 일제 점검하기로 하고 직원들과 함께 시내 게임장 한곳을 들어갔는데 오전부터 비가 와서 그런지 게임장 안은 평소보다 많은 손님들이 게임기 앞에 모여 있었다. 게임장 안을 한 바퀴 돌아보고 있던 중 눈에 띄는 손님 중에 60~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5~6명이 큰소리로 이야기 하며 게임을 하고 있어 혹시 잘못 보았나 해서 말을 걸어보았다. 76세 되신 할머니가 “비도 오고 할 일도 없고 놀러 갈 곳이 없어 1만원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 게임장에 놀러왔다”고 말씀하신다. 옆에 있는 중년의 아저씨에게 어르신들 자주 오시냐고 물어 보니 “게임장에 자주 와서 시끄럽게 한다”고 말했다. 노인분들에게 맞는 적당한 놀이문화가 없어 어둡고 매캐한 냄새가 가득한 동굴 같은 게임장에서 하루를 보내려고 하는구나 하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성인게임장을 출입하는 연령층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게임 연령대가 30~50대가 주축을 이뤘는데 노인인구 증가로 주변에 친구가 없는 노인들이 혼자 있기는 너무 심심하고 외로워 무언가는 계속해야만 살아있다는 존재감에 어둡고 칙칙한 게임장으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세계 여러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있다. 특히 전 분야에 걸친 우리 기술력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으며,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과 맛있는 먹거리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또한 세계 최고의 치안력이 바탕이 된 안전한 밤거리를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놀라워했다는 얘기는 이제는 식상할 정도다. 본인 또한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조명과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고층빌딩이 즐비한 도시를 걷다보면 반백년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거듭난 나라에 살고 있음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빛이 밝으면 밝을수록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는 법이다. 과연 우리의 의식수준은 빛나는 경제성장에 걸맞을 정도인지, 그리고 우리 스스로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라 불릴 자세가 되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신호위반이나 무단횡단 등의 교통법규는 내가 바쁘면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여기며, 양보운전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남을 배려하지 않는 운전은 매일같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기에 이른다. 이 같은 현상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 가장 기본적인 것을 소홀히 여기는 이기
우리나라 당쟁의 시작은 서기 1575년 선조 8년, 인사를 담당하는 부서인 이조전랑(吏曹銓郞) 자리에 김효원을 임명하느냐, 아니면 심의겸의 동생 심충겸을 임명하느냐를 놓고 세도가들이 편을 갈라 궁궐을 중심으로 김효원의 집이 동쪽에 있어 이를 지지하는 자들은 동인, 심의겸을 지지하는 세도가들은 그의 집이 서쪽에 있어 서인으로 갈리면서 당파가 시작됐다. 동인은 1591년 선조19년 서인이던 정철이 임해군의 세자책봉 문제로 실각하자 동인이 정권을 잡은 후, 정철을 사형에 처하자는 과격파가 북인, 정철을 유배하자는 온건파가 남인으로 갈리고, 서인은 1683년 숙종9년 인조반정으로 서인시대가 열리면서 송시열 지지자가 노론, 윤증 지지자가 소론으로 갈려 본격적인 붕당정치의 서막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이런 일들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과 관계되는 것보다는 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현대와는 다소 차별화 되는 느낌이 없지 않다. 천막을 치고 농성중인 의원들 NLL을 시작으로 벌어진 사초(史草)에 관한 기록의 문제는 검찰로 넘어가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국정원의 국정조사기간, 그리고 증인 채택 요구 등에 대한 의견의 대립은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속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이번 청소년해외봉사캠프를 본인이 원해서 참여하게 된 학생은 손을 들어 보라 했더니 아무도 없었다. 지난 7월 30일 수원의 중·고생 34명이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캄보디아 씨엠립주의 빈민 초등학교와 무료급식소, 고아원 등으로 6박8일의 해외자원봉사를 떠나는 날의 버스 속 분위기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캄보디아 씨엠립주는 수도 프놈펜 다음으로 큰 주(州)로 세계문화유산 ‘앙코르와트’가 있는 관광수입을 주로 하는 도시이자 동양 최대의 ‘돈레샵’ 호수에서 어업을 주업으로 살아가는 낙후된 지역이다. 수원시는 2007년부터 씨엠립주의 ‘프놈끄라옴’이라는 빈민촌에 초·중학교 신축과 마을회관 건립, 마을우물을 여러 군데 설치한 바 있어 상호교류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으로, 이번 ‘프놈끄라옴 수원마을’을 학생들이 해외봉사로 방문하는 것 역시 연례행사다. 우리나라 중·고생 누구나 그렇듯 여름방학이면 평소 부진한 과목의 보충을 위해 학원을 가거나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로 바다나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