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된 공문서와 공무원을 사칭하는 사기 문자가 소상공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에는 연예계 등에서 볼 수 있던 SNS 사칭 계정까지 등장, 그 수법마저 교묘해지면서 피해사례가 그치지 않고 있다. 공무원 사칭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강화는 물론, 먹잇감이 되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대응 매뉴얼이 폭넓게 공유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을 사칭하는 사기 피해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칭 사기 위험성이 높아지자 전국 지자체 및 기관들이 사칭 사기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면서 한때 피해가 잠잠해졌지만, 어느새 수법마저 진화해가며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23일 자신을 경기도종자관리소 소속 공무원이라고 밝힌 사칭범이 도내 한 건설 업체에 농수로 개선 공사계약을 진행하겠다며 위조된 명함 사진 파일을 보냈다. 전송된 명함에는 경기도 로고와 함께 이름과 전화번호, 사무실 주소, 이메일 등이 적혀 있었다. 사칭범은 다른 현장에서 급히 처리할 일이 있으니 다른 업체의 자재를 대신 구매한 후 대금을 송금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 업체는 제공된 계좌로 5750만 원을 송금했고, 추가 대금 대납 요구를 받자 그때에서야 경기도종자관리소에 직접 확인해 사기임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종자관리소 직원을 사칭한 유사 범죄는 총 5건이었으며 나머지 4곳은 실제 피해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칭 사기범죄 피해는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에도 공기호흡기 등 구매 대행을 요구하는 사기범죄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각 기관들이 사칭 사기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서면서 한동안 피해가 줄어드는 듯했지만 최근 그 수법마저 고도화하고 있다. 지자체장의 이름과 사진을 도용한 SNS 사칭 계정까지 등장했다. 지난 6일 이재준 수원시장은 자신의 SNS에 ‘오늘 지인께서 제 이름과 사진을 도용한 사칭 계정이 생성됐다’는 글을 게시하고 ‘사칭 계정으로부터 친구 요청이나 메시지를 받을 경우 신고 및 차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시장은 “최근 수원시청 공무원 사칭 및 공문서 위조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공무원 사칭이 의심되면 지체없이 112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형법 제118조는 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해 그 직권을 행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공무원 사칭만 한 경우에는 경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서 전문가들은 “악의적인 의도로 타인을 도용해 피해를 발생시키는 만큼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연락으로 좋은 조건의 낯선 제안을 해올 적에는 쉽게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물론 개인 정보는 절대 함부로 제공하지 않아야 하며, 금전적인 요구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 사기 피해를 당했을 경우, 즉시 경찰서나 관련 기관에 신고하고 금융 거래 내역을 확인한 다음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신속한 대처가 필수적이다.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공무원 사칭, 공문서위조 등 공무원의 탈을 쓴 범법자들의 사기 행각이 기승을 부리는 시점에 무고한 소상공인들의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종합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사기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서 폭넓게 공유하는 일이 급선무다. 불황에 허덕이는 상인들의 절박한 심사의 틈새를 파고드는 사기꾼들의 농간에 귀한 금품을 사취당하고 눈물짓는 참상은 더 이상 방치돼선 안 된다. 피해를 방지하는 장치를 구축하는 일은 투철할수록 좋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은 다다익선 아닌가.
한 동안 모 정치전문대학원에서 강의를 했다. 이곳에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스펙을 쌓기 위해서다. 따라서 학위 논문을 쓸 능력이 아주 부족하다. 그런데도 학교는 그들에게 논문을 쓰게 하고 학위를 준다. 시스템이 이러하니 학생들은 너도나도 박사 학위를 따겠다고 야단이다. 여러 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내게 논문 지도를 해달라고 간청을 했다. 안타까운 나머지 논문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줬다. 하지만 그들은 좀처럼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주제까지 잡아주고 지도에 지도를 거듭했다. 그 중 몇은 박사학위를 따고 내게 말했다. “교수님,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 언약을 지킨 이는 거의 없다. 이 씁쓸한 경험 때문일까? 나는 요즘 은혜를 알고 의리를 지키는 사람이 무척 그립다. 은혜를 잊지 않고 갚고자 하면 더 나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사회 전체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일본 긴자 마루칸(銀座まるかん)의 창시자 사이토 히토리(斎藤一人) 씨가 떠오른다. 그는 인생에서 의리(Giri)와 인정(Ninjyo), 그리고 은혜(On)를 소중히 여긴다. 의리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정도이고 인정은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함, 그리고 은혜는 삶에 있어서 인간의 품격이다. 이 셋을 히토리 씨는 마루칸 상품을 통해 환기시킨다. 마루칸 상품을 구매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뒷면에 ‘일본 한방 연구소 GN 1’이 쓰여 있다. ‘GN 1’은 ‘의리와 인정이 으뜸’이라는 뜻이다. 인간의 기본을 소중히 여긴 히토리 씨는 일본의 납세왕이자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백만장자로 성공했다. 의리와 인정은 동양의 가치만은 아니다. 서양 역시 매우 귀중히 여긴다. 지난달 25일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는 이를 보여주는 흐뭇한 이벤트가 있었다. 한 목수의 특별한 결혼식이었다. 그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는 왕관을 쓴 왕족만이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이날은 기존의 틀을 깨고 일반 시민이 결혼식을 올렸다. 그 주인공은 마르탱 로랑스(Martin Lorentz). 2019년 4월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탄 후 재건 작업에 참여한 젊은 목수이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800년 전 전통 방식으로 들보를 다듬고 때로는 밤낮으로 작업한 후 성당 꼭대기에 매달려 모든 조각들을 조립했다. 그 후 파리 대주교에게 그곳에서 자신의 결혼식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울리히 대주교는 이 요청을 예외적으로 수락했다. 주야로 일한 로랑스의 노고에 보답한 것이다. 혼례 미사를 집전한 리바도 주임 사제는 “로랑스 부부가 이 성당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했고, 로랑스는 “자신의 사랑을 온 세상, 사랑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라며 가슴 벅차했다. 그의 결혼식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SNS에는 “최고의 축복을!”과 같은 축하 메시지와 함께 “아름다운 노트르담을 열정적으로 복원한 모든 장인에게 바치는 헌사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약 7억 유로가 투입된 ‘파리 노트르담 재건’에는 2000여 명의 장인이 참여했다. 목수들의 작업은 엄청났다. 이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해 훈장을 수여했다. 일본 속담에 “부모의 은혜보다 의리의 은혜”라는 말이 있다. 부모로부터 받은 은혜보다 돌보는 사람의 은혜가 먼저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신용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기본 가치를 절대 잊으면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우리 사회의 중장년은 흔히 ‘경제의 허리’로 불린다. 일터에서는 조직의 중추로,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는 세대다. 그러나 그들의 현실은 무겁고 고단하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40대의 평균 가계대출은 1억 2100만 원으로 전 세대 중 가장 높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50대의 실질 근로소득은 최근 3년간 평균 6% 감소했고, 체감 실업률은 4.6%에 달한다. 소득은 줄고 빚은 늘어가는 이중고 속에서 ‘허리 세대’는 점점 휘청이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은 곧 심리적 불안으로 이어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40대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29.8명, 50대는 31.2명으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이들은 가족을 위해 버티는 책임감의 상징이지만, 그만큼 깊은 외로움과 피로 속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복지정책의 초점은 여전히 청년층과 노년층 중심으로 맞춰져 있고, 중장년층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본 의원은 지난 2025년 8월 21일 ‘포천시 중장년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고, 9월 5일 포천시의회 제187회 임시회에서 원안가결됐다. 이 조례는 중장년이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핵심 인적자원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 조례는 ▲50세 이상 65세 미만의 시민을 ‘중장년’으로 정의하고, ▲시장이 재도약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책을 추진할 책무를 지도록 규정했다. 또한 ▲중장년 교육, ▲사회공헌 활동, ▲문화·여가 및 건강증진, ▲가족생활 및 인생 재설계 상담, ▲취업 및 창업 지원, ▲정책 연구와 통계 구축, ▲소통과 교류 공간 조성 등 폭넓은 사업 추진 근거를 담았다. 특히 중장년 지원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명시함으로써, 포천형 중장년 지원 거점을 조성할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다. 이 조례는 선언이 아닌 실행을 위한 출발점이다. 실제로 포천시는 이미 다양한 중장년 지원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문제는 이들이 통합된 정책 체계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례는 이러한 분절된 사업을 하나로 묶어, 교육·심리·일자리·문화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포천형 중장년 통합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다. 앞으로 본 의원은 우리 시가 이 조례를 바탕으로 ‘중장년 회복지원센터’ 설립, 재취업·창업 프로그램 확대, 심리상담 서비스 강화 등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수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다. 포천의 중장년은 지역경제의 주역이자,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부모세대다. 그들의 버팀이 곧 포천의 안정이며, 중장년의 재도약이 포천의 미래다. 고단한 중장년이 다시 허리를 펼 수 있도록, 본 의원도 먼저 귀 기울이고 따뜻하고 실질적인 정책으로 응답하겠다.
2026년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 지원에 관한 법률'의 전국 시행은 대한민국 복지 패러다임의 중대한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의 시설 중심, 공급자 중심의 분절적 돌봄 체계에서 벗어나, 돌봄이 필요한 국민 누구나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모델을 구축하는 국가적 선언이다. 본 법의 성공적인 안착과 통합돌봄의 실질적 활성화를 위해서는, 법의 이념을 현장에서 구현할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명확한 역할과 유기적 책임 이행이 필수적이다. 통합돌봄의 성공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이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가 '통합'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협력하는 거버넌스에 달려있다. ▲돌봄 대상자(노인, 장애인 등)는 돌봄 서비스의 수동적 수혜자가 아닌, ’자기 돌봄 계획의 주체‘로서 통합지원 신청, 조사, 지원계획 수립 전 과정에서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명확히 표현하고 서비스 선택의 주체가 된다. ▲돌봄 대상자 가족은 돌봄의 파트너이자 ’핵심 정보 제공자‘이자 대상자의 가장 가까운 조력자로서 대상자의 상태와 욕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공식 돌봄서비스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가족 요양보호사 제도' 등 기존 제도를 활용함과 동시에, 법에서 보장하는' 가족 및 보호자에 대한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하여 스스로의 돌봄 부담을 관리한다. ▲돌봄 종사자(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는 통합돌봄 서비스의 최일선 실행자이자 '지역사회 돌봄 연결자'로서 방문간호, 방문진료, 재가요양 등 다학제 팀의 일원으로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스마트 사회서비스 플랫폼'이나 전담조직에 보고한다. ▲돌봄 시설 및 기관(의료기관, 요양시설, 사회연대경제 조직 등)은 지역사회 기반 '전문 서비스 공급 허브'이자 '민관 협력 파트너'다. 돌봄 대상자가 시설에서 퇴원(퇴소)한 후 지역사회로 원활히 복귀할 수 있도록 시군구 전담조직과 긴밀히 협력하며, 방문의료, 재택의료센터, 방문간호 등 지역사회 내에서 제공되어야 할 핵심 의료·요양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지방정부(기초, 광역)는 통합돌봄의 '총괄 기획자' 및 '운영 주체'로서 법률에 근거하여 의료·요양·돌봄을 총괄하는 '전담조직'(지역 돌봄지원센터)을 설치·운영하며 대상자 발굴, 신청 접수, 욕구 조사, '종합판정',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서비스 연계, 모니터링 등 통합지원 전 과정을 총괄한다. ▲돌봄 기술 보유기업(IoT, AI, 에이지테크 등)은 데이터 기반 '스마트 돌봄 생태계' 구축의 기술적 파트너로서 돌봄 대상자의 '살던 곳에서의 생활'을 지원하는 첨단 복지기술 기반의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발·공급한다. 또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대상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하고 공유할 수 있는 '초연결 돌봄 인프라'를 구축하고 고도화하며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리빙랩'에 참여하여 기술을 검증하고, 의료기관·요양기관 등 서비스 제공자와의 데이터 연동을 통해 서비스 효율화를 지원한다. 2026년 '돌봄통합지원법'의 시행은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의 도전에 대응하는 핵심적인 법적 기반이다. 그러나 법의 성공은 제도가 아닌 '실행'에 달려있다. 통합돌봄의 활성화는 위에서 제시한 6대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고, '지역'이라는 공동의 마당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될 때만 가능하다. 특히, 지방정부는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공공, 민간(사회연대경제) 조직과 주민이 참여하는 '통합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복지기술 보유기업은 이 모든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연결하는 '스마트 돌봄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돌봄의 효율성과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이제는 분절된 서비스의 벽을 허물고, '사람 중심'의 가치 아래 모든 이해관계자가 협력하여' 지속가능한 돌봄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때이다.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44년 된 보일러 타워를 철거하던 중 붕괴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체·철거 공사 안전관리 허점 보완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이번 사고는 ‘위험의 외주화’가 빚어낸 인재(人災)로 판명되고 있다. 해체계획서를 무시하고 현장에서 소위 ‘속도전’을 벌이는 위험천만한 관행부터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공공기관조차 중대재해에 대한 인식이 이런 수준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한국재난정보학회가 지난 6월 발간한 ‘국내 건축물 해체 공사 시 재해 현황 분석과 안전관리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건축물 해체 공사 관련 재해는 연간 120건 이상으로, 사망률은 전체 건설업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사고의 경우 대부분 중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했고 특히 50억 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에서 전체 사망사고의 70% 이상이 발생했다.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올해 토목과 건축 공사 모든 종류의 해체 및 철거공사에서 총 174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발생한 노동자·민간인 등 재해자는 총 16명이다. 토목·건설 해체 및 철거공사에서는 2020년 243건(18명), 2021년 194건(32명), 2022년 207건(16명), 2023년 231건(22명), 2024년 261건(14명) 등 매년 약 200건의 사고와 두 자릿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해체·철거 공사는 붕괴 등 대형 사고를 수반할 수 있는 만큼 그 위험성은 이전부터 지적돼왔다. 고용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이미 지난 2017년 ‘철거·해체공사 표준작업안전절차서’ 발간 당시 “중·고층 건축물의 해체물량이 증가하면서 철거·해체로 인한 대형 안전사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향후 해체 공사 과정에서 적절한 재해예방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6일 오후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해체 준비 작업 중이던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무너져 9명의 사상·실종자가 발생했다. 9일 오후 현재까지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매몰된 상태다. 특히 구조물에 팔이 끼인 상태로 발견된 생존자가 구조 도중 결국 숨지는 등 현장에서는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시공사가 위험한 작업임을 알고도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강행한 정황이 속속 밝혀지면서 이번 참사도 결국 전형적인 ‘위험의 외주화’가 빚어낸 인재로 판명되고 있다. 이 공사 역시 동서발전이 HJ중공업에 시공을 맡기고, HJ중공업이 이를 다시 발파·철거 하청업체인 ‘코리아카코’에 하도급한 다단계 구조였다. 소방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보일러 타워에는 하청업체 직원 9명만 있었다고 한다. 사전 취약화작업을 최상층부터 하지 않고 높이 63m인 보일러 타워의 하부 10m 구간에서 했다는 것부터 이상한 대목이다. 올해 안성 고속도로 교량 상판과 신안산선 터널 공사 현장에서도 붕괴가 잇따랐다. 4년 전 광주 재개발 현장에서는 철거 건물이 버스를 덮쳐 9명이 사망했다. 여전히 부실한 해체 계획, 무리한 공정 단축, 하청과 재하청 구조 속 인력·예산 축소 등이 원인이다. 현장의 체계적 안전관리 대신 ‘빨리 끝내야 한다’는 압박과 형식적인 점검이 개선되지 않는 한 참사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중대재해 반복 기업에 영업정지와 등록 말소까지 검토하는 강력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시점에 공공기관조차 이 모양이니 허탈하기 짝이 없다. 안전은 규제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영세업장의 안전관리 능력 배양이 급선무다. “사고가 대부분 영세 업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들의 이행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원청의 하청업체에 대한 관리의무를 강화하고 책임을 떠밀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 완비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세상일에는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다. 우리의 삶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고 행정도 그렇다. 경기도는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도 예산안에서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장애인가족지원, 장애인쉼터 등 장애인 자립 관련 예산을 10년 전 수준으로 대폭 삭감을 했다. 그동안 자립생활센터는 20년 넘게 장애인들의 자립과 지역사회 속에서 시민으로 함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 왔다. 그러한 과정속에서 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도 이끌어 내었고 권리중심 일자리 복지일자리, 장애인들의 자립전환 로드맵 등 장애인들도 지역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 갈수 있도록 장애인식개선을 하고 권익을 옹호하고 동료상담을 하고 사회복지 전달체계로서 수많은 일들을 하여 왔다. 또 그러한 과정속에서 해마다 조금씩 성장해 왔고 동결은 있을 지언정 삭감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 60만 장애인이 살고 있는 경기도 김동연 지방정부가 자행한 충격적 장애인 복지 예산 삭감은 폭거를 넘어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10년 아니 20년 전으로 되돌리는 폭력을 저지른 것이다. 지금도 부족한 예산으로 4명의 직원이 근근히 어려움 속에서 지극히 사명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인건비 예산마저 삭감을 한다는 것은 경기도 장애인은 자립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똑 같은 말이다. 경기도는 올해 본예산 39조 9046억으로 2025년보다 3.1% 증가된 사상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수립하였다. 도는 이 예산을 ▲민생경제 회복(8900억 원) ▲미래성장(1382억 원) ▲돌봄·안전(1조 3927억 원) ▲지역개발과 균형발전(6560억 원)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예산은 그것도 장애당사자들의 인건비성 예산까지 사상처음으로 30% 가까운 삭감을 하였다. 이것이 경기도 지방정부 김동연의 소통이고 약자와의 진정한 동행인지 묻고 싶다. 그 와중에 국비센터는 법까지 개정해 20% 이상 증액을 하는데 경기도 소속 경기도 지원센터는 예산을 10년 전으로 삭감을 한다는건 앞으로 경기도 장애인들은 시설에 들어가고 그 지원을 하는 센터는 문닫으라는 소리와 뭐가 다른가 장애인자립예산은 선심성 예산이 아니다. 시예성 예산도 아니다. 생존을 위한 예산이다. 이는 삭감할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인 것이다. 경기도는 장애인복지 관련 모든 예산 삭감을 즉각 철회하고, 현실화를 반영하여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경기도와 도의회는 자립생활계, 장애인단체, 장애인가족과 공식 협의체를 즉각 구성하고, 예산 편성 과정의 투명성과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 그리고 경기도의회는 예산심의 과정에서 장애인권리와 자립생활을 최우선으로 보장하해야 한다. 우리 60만 경기도 경기도 장애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김동연 지사. 김동연 지사는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결단코...
지난 1972년 중국은 1949년 중국공산당 창건 이후 처음으로 서방세계에 문을 열었다. 닉슨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뚱 중국 주석이 中美정상회담을 북경에서 개최한 것이다. 당시의 중국의 외교적 태도를 세상은 "중국이 마침내 '竹의 장막'(bamboo curtain)을 거두었다"고 표현했다. 그 정상회담의 여러 행사들 가운데, 중국은 서방에 '특별메뉴' 한 가지를 선보였다. 침술(鍼術)이었다. 폐 절제 수술을 받을 환자를 침으로 마취하고 집도하여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 환자는 수술 중에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었다. 서방세계는 마치 접시 백 개를 성공적으로 돌리는 마술을 본 관중들처럼 충격을 받고 놀라워했다. 중국은 그렇게 5천년 유구한 역사와 그 시간 동안 쌓인 중화(中華)의 내공을 입증하였다. 좀 의아하겠지만, 지방자치제도와 그 성공은 이 동양의 침술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이제는 학술용어로 자리잡은 도시침술(都市鍼術. urban acupuncture)이 바로 그것이다. 한 도시의 특정지역을 심모원려(深謀遠慮)의 특별한 기획과 수술환자에게 침을 놓듯이 엄중한 자세로 재생하여 부활시키는 것이다. ◇브라질 꾸리찌바 유엔, 선진국의 권위 있는 연구소들, 하버드대학 등에서 해마다 전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지자체)를 뽑아 순위를 발표한다. 고등교육 이상을 받은 사람들에게 물으면,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의 어느 한 도시일 것이라고 답한다. 틀렸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부동의 1위는 브라질의 ‘꾸리찌바’다. 전세계 지자체장이나 소속의원들, 공무원들이 마치 성지순례하듯 찾아가는 도시다. 버스전용차로+중앙승하차 정류장+선불요금제를 통한 대중교통 혁명,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 쓰레기와 먹거리 교환, 도시전체를 잇는 녹색공원 네트워크 등이 모두 꾸리찌바가 원조다. 거듭 말하지만, 좋은 정치와 유능한 정치인은 국민의 생명을 자신과 그 가족의 목숨처럼 여기는 존재다. 식구들의 넉넉하고 만족스런 삶을 위하여 하늘이 내린 사명을 수행하듯 성실한 아버지처럼, 고슴도치 가족의 다정하고 헌신적인 모성처럼 돌보는 리더들이다. 최소한 그 수준을 지향해야 한다. 하늘에서 지구촌을 내려다보는 큰 어른은 성동구든 대한민국이든, 꾸리찌바든 브라질이든 그 어디 한 곳이 잘하면, 내가 거기에 침을 놓았다고 할 것이다. ‘꿈의 도시, 꾸리찌바’는 우리나라 공무원들 모두가 필독해야 하는 책이다. ◇콜롬비아 메데진 메데진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1949~1993)의 고향이다. 그는 고향과 조국 콜롬비아를 마약의 수도, 즉 생지옥으로 만들어 놓고 그 기반에서 세계 7위의 부자가 되었다. 당시 이 도시는 죽임과 죽음의 도시였다. 살인율은 10만명 당 400명 전후로 세계 최고였다. 지역의 소년들은 마약카르텔이 주는 단돈 100불에 경찰관 한 명을 쏴죽였다. 오늘날, 메데진의 살인율은 10만명 당 10명 정도로 30년 전에 비하여 1/40로 줄어들었다. 세계 마약산업의 수도로 여겨졌던 콜롬비아, 그 중심이었던 메데진은 지금 없다. 꾸리찌바 못지않은 혁신도시로 부활했다. 혁신적인 시장들은 메데진에서도 가장 불결하고, 열악하고, 위험하고, 피하고 싶은, 살고 싶지 않은 동네에 침을 놓았다.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천지개벽이 이루어졌다. 주변도시는 물론, 나라 전체가 청정국가가 된 것이다. 여러 분야, 특히 기후환경, 생태, 교통, 안전, 교육, 취업률, 문화예술, 도시의 활성화 등에서 전세계 최고수준의 지자체로 평가받으며, 외국의 지도자들, 지자체 공무원들의 방문, 견학, 연수가 끊이지 않는다. 가난하고 더럽고 세상에서 가장 위험했던 그 도시에 세계 최고의 도서관, 공연장, 벽화공원, 생태공원, IT 밸리가 들어섰다. ‘기적의 도시, 메데진’이라는 책이 있다. 일독을 권한다. ◇미국 디트로이트 이 도시는 30여년 전, 필자가 일하며 살던 곳이다. 젖먹이 딸을 둔 거주자로서 맞이한 첫날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늦잠을 잤다. 그 얼마 후, 총성이 나를 깨웠다. 새벽 4시. 다음 날, 사무실에서 동료에게 간밤의 총소리를 말했다. “디트로이트 다운타운은 그런 곳이야. 밤 늦게 다니면 안돼.”, “총이 필요하면 나에게 얘기하고.” 그 밀은 나에게 미국 체류기간 내내 나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하나의 수칙이 되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1970년대 초반 미국에서 살인율이 최고였다. ‘살인도시’(murder city)라는 나쁜 이름을 갖게 되었다. 60 넘은 사람들은 지금도 장학퀴즈 상식처럼 디트로이트를 ‘살인도시’로 기억한다. 디트로이트 다운타운은 ‘살인의 수도’(murder capital)처럼 여겨져서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대전쯤 되는 거리에 있는 신도시에 피신하듯 살고 있었다. 우리 집도 나중에는 그 동네로 이사를 했다. 그렇게 무서웠던 도시가 지난 30여년 동안, 마치 콜롬비아의 메데진처럼 변화된 도시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도시 전체에 동네마다 일일이 ‘침을 놓는 일’은 예산확보가 어려워서 비현실적이다. 침술이 가해져서 가장 효과가 높을 것으로 조사되고 분석이 이루어진 지역에서 재생작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들이 꺼려하는 뒷골목 이면공간을 주민들을 참여시켜 함께 녹지화하고, 커뮤니티 공간을 재구성했다. 다운타운 핵심도로의 보행환경, 안전표지, 조명 등을 개선하여, 사람의 생명과 편의를 우선하는 변화를 가했다. 오랫 동안 방치되어 있는 공간에 작은 공원을 조성하거나, 새로운 용도를 집어넣어 활성화시켰다. 주차장 등 차량 위주의 공간을 공공광장, 녹지옥상, 보행자 중심구조로 전환했다. 자동차산업의 메카, 디트로이트가 보행자중심, 즉 인간중심의, 안전하고 살만한 도시로 변한 것이다. 살인사건은 물론 차량납치 등 주요폭력범죄율도 1/3 정도로 줄어들었다. 30년 넘게 침술을 가한 결과는 정말로 놀라웠다. ◇서울시 성동구 이 ‘특별구’(청장 정원오)는 몇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주민들의 일상에 적용하여 OECD가 그 정책을 전세계의 지자체에 권유했다. 우리 기초자치단체 하나가 온세상이 본받는 자치단체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성동형 스마트 쉼터’와 ‘스마트 횡단보도’가 2024년 OECD의 공공부문 혁신사례로 선정되었다. 이 두 정책은 스마트 기술을 일상생활의 안전 및 편의와 결합시켜 주민참여-민관협력 방식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 쉼터는 폭염-한파-미세먼지 등 기후변화 대응기능, 범죄예방을 위한 모니터링 기능, 공공wi-fi와 휴대전화 충전기 등의 생활편의 기능을 갖춘 버스정류장이다. 스마트 황단보도는 어린이 보호구역 등 교통사고 위험지역에 자동차번호인식, 음성안내, 스마트 조명 등 8가지 기능을 결합, 보행자 안전을 강화한 사례다. 교통사고가 21.5% 감소했으며, 같은 구간에서 사망사고는 제로가 되었다. 황단보도 정지선 위반건수도 83.4% 감소했다. 정청장은 ‘성동을 바꾸는 100가지 약속’, ‘도시의 역설, 젠트리피케이션’, ‘도시의 혁신, 스마트시티’ 등의 저서에서 자치제도에 관해서 큰 선배들 못지 않은 신념을 피력하고 실력을 발휘했다. “지자체는 단순히 하부 행정기관이 아니라, 1차적인 주권기관으로, 주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민주주의의 토대”고 역설했다. 스마트행정과 참여자치를 결합하여 포용적이고 혁신적인 지방자치의 모델을 제시했으며,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정책을 전국 최초로 추진했다. 현재 100개국 이상이 성동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데 국민의 힘 지지자들이 “구청장은 이 사람을 찍어야 한다”며 그를 키워주었다고 한다. 특별하다. 우리나라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참으로 놀라운 정치현상이다. 정원오는 최근 여권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주민, 김민석, 조국, 전현희 등을 크게 앞섰다. 무능하고, 부도덕하며, 불성실한 공직자들, 특히 지자체장, 소속 의원들과 공무원들의 인중과 명치에 대침을 놓아야 한다.
경찰이 인천시와 중구, 인천공항공사 등과 합동으로 지난 2월 27일부터 지난달까지 인천국제공항 무등록 운송 영업 단속을 벌인 결과 466명을 검거했다.(관련기사: 경기신문 4일자 15면: ‘경찰, 인천공항서 무등록 택시 영업 466명 무더기 적발’)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면허 없이 인천공항에서 자가용이나 렌터카 등을 이용해 승객들을 운송하고 요금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총책, 중간책, 운송책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왔다. 그런데 적발된 불법 영업 기사 466명 가운데 87%가 중국인이었다. 중국인들이 자가용·렌터카로 무등록 콜밴 영업, 일명 ‘흑차(黑車)’영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번호판도 흰색을 부착해 합법 콜밴과 구분이 어려웠다. 지난 4월에도 서울 마포경찰서가 여행사 대표 2명과 운전자 61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한 바 있다. 개인 차량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공항에서 숙소까지 돈을 받고 태워준 불법 운송영업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개인 자동차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을 서울 시내 숙소까지 요금을 받고 불법 운송하거나 알선했다고 밝혔다. 운전자 61명 중 53명은 중국 국적이었고 나머지 7명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사람들이었다. 이보다 앞서 2018년에도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불법 택시영업을 하던 중국교포들이 무더기로 검거된 사건이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가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들을 자가용에 태우고 불법 ‘예약제 택시’ 영업을 한 여행사 대표와 직원, 운전기사 등 일당 24명을 붙잡은 것이다. 이들은 운수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돈을 받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중국인 관광객을 불법으로 자가용과 렌터카에 태워 호텔과 면세점 등에 데려다 주곤 했다. 중국은행 계좌이체나 위안화로 관광객들에게서 요금을 받았기 때문에 국내엔 기록이 남지 않았다. 이로 인한 매출은 2016년 한해에만 무려 29억 원이나 됐다고 한다. 그리고 대표는 얼마 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중국 교포였고 직원 대다수 역시 중국 교포였다. 중국관광객들의 무비자입국이 허용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공항에서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불법 차량 역시 급증했다. 인천국제공항 일대에서 중국인 불법 택시 흑차 영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나라의 합법 운수업 종사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발생 시에는 보험 처리가 되지 않고, 이용객들이 2차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김은혜 의원(국민의힘, 성남시분당구을)은 지난 10월 27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 공항공사와 관계 당국의 즉각적인 단속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중국 SNS를 통해 흑차 브로커에게 직접 문의한 결과, 돈만 내면 중국인 기사가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답을 받았다” “관광산업 활성화의 명분 뒤에 불법 운송이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 인천공항에서 외국인 승객을 대상으로 불법 영업을 해 검거된 기사 61명 가운데 87%인 53명이 중국인이었다고 밝힌 뒤 중국인 무비자 입국 재개 이후 ‘관광객 특수’를 노린 중국인들이 국내 불법 운송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실제로 김 의원실이 중국 SNS를 확인한 결과 ‘한국 여행 원스톱 서비스’(공항 픽업, 차량 대여, 식당·헤어숍 예약 대행 등) 홍보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고 한다. 직접 문의했더니 한화 약 3만 8000원만 주면 중국인 기사가 공항-호텔 간 픽업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답변도 곧바로 받았다고 한다. 김의원의 지적처럼 “사실상 한국 내 ‘차이나 경제’가 따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불법 운행 현장을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 관광객들이 더 증가해도 중국 불법 차량들이 다 가로챌 것이라는 국내 운수종사자들의 하소연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두 시간 동안 서서 ‘독서와 인생’이라는 이희승 선생의 수필을 깜냥에 열강 했다. 지친 몸 이끌고 가서 ‘덕진호수’ 곁 임자 없는 의자에 궁둥이를 얹었다. 수중(水中) 도서관 서쪽 분수대에서 내뿜는 분수 쇼가 볼품이었다. 호수 주변 나무들은 때 늦은 단풍잎과 노을빛이 조화롭게 선명도를 연출하고 있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건너오고 가는 젊은이들 모습은 한가한 낭만 그 자체이었다.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때가 좋았는데… 하고서 노을이 잠기는 호수의 면면을 보고 있자니 한영애 가수의 ‘옛 시인의 노래’가 생각났다. ‘마른나무 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 하나/ 그대가 나무라 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우리들 사이엔 아무것도- 얼마 후 한국 『고전해학』에 나오는 ‘희청군성(喜聽裙聲)’의 한 대목이 뒤를 잇는다. 송강 정철과 서애 유성룡이 같이 있다가 막 헤어지려는데 백사 이항복과 월사 이정귀, 일송 심희수가 동석했다. 술이 은근히 취하자 서로 문장에 대한 품격을 나름대로 논하게 되었는데, 먼저 송강이 말했다. “밝은 밤, 밝은 달빛, 다락 위에서 구름을 가리는 거문고 소리가 제일이지. 그러자 심일송이 “만산홍엽인데 바람 앞에 원숭이 우는 소리가 제격일 걸세.”했다. 그에 서애가 또 한마디 거들었던 것. “새벽 창가에 졸음이 밀릴 때는 술독에서 술 거르는 소리가 으뜸일 거야.”… 생각이 여기에 머물게 되니,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났다. 이어서 나는 지금 어디서 무엇하고 있으며, 내 인생은 어디쯤인고? 싶었다. 언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이 나이에 이르렀는지 모를 허전한 가슴은 오랜 열망의 결실도 무의미 그 자체 같았다. 더 살다 보면 언젠가는 이 무의미함이 유의미임을 짐작하게 되겠지 싶기도 하고. 나이가 고개를 넘으면 어린 시절 어머니로 하여금 젖과 꿀이 흐르던 고향 생각이 난다. 그래서인지 ‘고향 살이 1개월’의 생각이 끼어든다. 고향! 하면 ‘반가운 얼굴, 정(情), 막걸리’로 이어진다. 그리운 얼굴, 정, 막걸리의 삼박자는 인생의 필연 같다. 얼굴과 정이 가슴의 소통이라면, 막걸리는 밥도 아니면서 함께 마시는 사람들과의 육체적 소통이 된다. 이 소통은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 허전한 마음, 적막한 환경 속에서의 그리운 얼굴이 생각날 때 누구와 막걸리 한 잔 마시게 되면 가슴에는 물줄기가 흐르고 정서적으로는 삶의 연민이 가신다. 그리고 열심히 살아온 죄 미워할 수 없다는 너그러움이다. ‘삶이 버거울수록 술이 달다,’는 생각일 때가 있다. 그런데 막걸리는 왜 쓰지 않고 속도 쓰리지 않아 안심하고 마실 수 있을까. 농부의 아들로 자랄 때의 일이다. 할머니가 아랫목에 술독을 묻어놓고 시간이 지난 뒤 보면 보글보글 술 괴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덮개를 열면 술이 익어가면서 보글보글 거품을 형성해가고 있었다. 막걸리는 금방 걸러서 마실 수 있어서 ‘막걸리’라고 했는지 모른다. 아무튼 막걸리는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갈러 갈 때 챙겨주는 누룩 섞인 음료수요. 고독한 농부의 와인으로써 농주(農酒)이었다. 그런가 하면 마을에 애경사가 있을 때는 사람들이 그 집에 모여 애도하고, 축하 하며 자기 집 일 같이 동참했다. 어느 분이 회갑을 맞아 잔치를 하거나 아들이 성공하여 한턱 쏠 때는 그 집 마당에 멍석을 깔고 거창스럽게 술상을 차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둘러앉아 술을 마시면서 단체로 취했다. 그런가 하면 뜻 맞는 사람들끼리 술상의 젓가락을 바이올린의 활(弓) 삼아 젓가락 장단에 노래하며 하늘의 별을 바라보았다. 인생이 쓰면 술이 달다는 경험은 청년이 되어 도시라는 곳에서 신발 끈 졸라매며 ‘가난은 죄가 아니다.’는 담력으로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살아갈 때였다. 퇴근길이면 친구와 ‘노을 주(酒) 한잔하자’며 막걸리집을 찾아가 문발을 제치고 들어서곤 했다. 내일은 어떻게 될지라도 막걸리만은 친밀감이 느껴져 몇 잔 마시다 보면 - ‘이 풍진 세상…’ 2차 3차로 술집을 바꿔가며 마실 때도 있었다. 그 무렵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는 시가 뜨고 있었다. 예부터 남도 사람들은 북쪽 오랑캐같이 독하게 살지 못했다. 그리고 시골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같이 악착스럽지도 못했다. 그러면서도 누구 원망하지 않고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손으로 쓱 입 닦고 열심히 농토를 일구었다. 막걸리는 힘든 사람과 독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뭔지 모를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친화력이 있다. 그래서인가 술이 목울대를 적실 때는 단맛이 느껴지는 음식이요. 근심 걱정을 씻어주는 세심주(洗心酒)요. 어머니가 빚은 모주(母酒)로써 가용주(家用酒)라고 불리어져 왔다.
트럼피즘(Trumpism)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에서 나온 말이지만 단지 한 정치인의 스타일을 뜻하지 않는다. 그 안에는 오늘날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이유가 담겨 있다. 트럼피즘은 제도나 법보다 감정과 분노가 앞서는 정치다. 트럼프가 가짜 뉴스를 반복해서 외칠 때마다 흔들린 것은 언론이 아니라, 세상이 무엇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기준 그 자체이다. 트럼피즘은 사실보다 감정, 제도보다 충성, 대화보다 확신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사회 전반에 퍼진 불신의 징후다. 비슷한 일이 이미 존재했다. 1950년대 미국에서 퍼진 매카시즘(McCarthyism)이 그 예다. 당시 상원의원 조지프 매카시는 “정부 안에 공산주의자가 숨어 있다”라고 주장하며 사회의 불안을 자극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이 아무 증거 없이 빨갱이로 몰렸다. 할리우드 배우, 작가, 기자, 교수까지 의심받았고, 일자리를 잃거나 평생 낙인이 찍혔다. 매카시즘은 단순한 정치 탄압에서 끝나지 않고 공포가 이성을 이기는 사회를 만들어냈다. 그 후 미국 사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가 남았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두려워했고 다른 의견을 내는 일은 위험한 행동이 되었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말할 권리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그 자유를 누리지 못했다. 매카시즘은 제도가 아닌 사람들의 마음속에 ‘말하면 위험하다’라는 두려움을 남겼다. 역사는 트럼피즘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매카시즘이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를 이용했다면 트럼피즘은 엘리트와 외국인, 언론에 대한 분노를 이용한다. 매카시즘이 사상의 자유를 마비시켰다면 트럼피즘은 사실의 자유를 마비시킨다. 서로 다른 시대의 이야기지만 둘 다 불신과 증오를 이용해 사회를 갈라놓는 방식이 닮았다. 트럼피즘이 퍼지면 사회는 점점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된다. 사실 대신 음모론이, 토론 대신 분노가 자리를 차지한다. 선거 결과조차 신념의 문제가 되고 사람들은 ‘누가 옳은가?’보다 ‘누가 내 편인가?’만 따진다. 이렇게 사회 전체가 편 가르기로 피로해지면 시민들은 정치에 등을 돌리고 그 틈에 권력이 커진다.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 속에서 천천히 약해진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비슷한 징후가 보인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를 적으로 여기고, 인터넷과 유튜브에는 분노와 혐오가 넘친다. 서로 다른 생각을 대화로 풀기보다 낙인찍기와 조롱으로 끝내는 일이 늘고 있다. 매카시즘이 공포로 민주주의를 병들게 했다면 트럼피즘은 분노로 민주주의를 지치게 만든다. 이는 또한 우리 모두의 언어와 감정이 피로해졌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는 종종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본다”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불씨는 바람을 타면 언제든 강을 건널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피즘을 남의 일이라고만 여기면 그 불은 언젠가 우리 사회의 언어와 감정 속으로 번질 수도 있다. 민주주의는 제도나 헌법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믿고 말하는 방식 속에 있다. 그 불씨가 닿기 전에, 우리는 지금 무엇을 믿고, 어떤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언어가 정말 우리의 것인지 스스로 물어보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