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청렴대책반장조선 후기 문신 서유망이 성균관의 으뜸 자리인 태학장의(太學掌議)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임금이 성균관 문묘의 공자 신위에 참배를 할 때 성균관에서의 의례는 태학장의가 책임지도록 정해져 있었다. 이때 선열(先烈)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하마비(下馬碑) 앞에 이르면 모두 타고 가던 말에서 내려 예의를 표해야 했다. 하마비 앞에서 백관이 모두 말에서 내리는데, 어영대장(御營大將)의 말이 빨리 달리는 바람에 고삐를 제어하지 못해 하마비를 뛰어넘어 수십 보 안까지 들어갔다. 이에 서유망이 예에 의해서 그 마부를 잡아 가두니, 어영대장이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하였다. 임금이 이 사실을 듣고 도승지 서유문에게 명하였다. “어영대장이 경솔하기는 했지만 대장이란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는 바 갑자기 길에서 다시 임명할 처지가 아니다. 그러니 네가 달려가서 유망을 타일러 그 마부를 석방하게 하고 어영대장으로 하여금 그대로 봉직(奉職)하게 하라.” 서유문은 서유망과 사종형제(四從兄弟 10촌의 먼 친척) 사이로 임금의 간곡한 뜻을 서유망에게 전하였으나 그는 듣지 않았다. “법에 따라 행한 일이거늘 어찌해서 다시 그것을 거두란 말
분당소재 모 주상복합단지 앞에서 아침저녁시간대 잇따른 확성기 소리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집회를 허용한 경찰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며 그에 대한 불평과 하소연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집회를 허가사항이 아닌 신고사항으로 정하는 등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장치를 두는 반면에 주민들이 요구하는 집시법에 의한 집회·시위 제한이나 강제력 행사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집시법상 절대적 집회 금지장소로 국회, 법원, 공관(대통령 등), 외교기관 등 일부만을 정해 놓아 사유지의 경우 제한 규정이 사실상 없다시피 해 신고서를 접수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다만, 주거지역, 학교주변, 군사시설 주변의 경우 거주자나 관리자가 시설이나 장소의 보호를 요청하는 경우 집회나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집회나 시위로 재산 또는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충족돼야 만 가능하다. 따라서 주거지역 집회의 경우 민원이 폭주함에도 시의적절한 대응이 어려워 집회 당사자들을 상대로 과도한 욕설, 실랑이, 소음장치 손괴 등 집회방해로 인한
이제 7월이다. 노천명 시인이 5월을 가리켜 계절의 여왕이라고 명명했거니와 7월은 일 년 중 신록이 가장 푸르름을 자랑하는 계절이다. 7월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시인은 이육사이다. 그의 대표작 <청포도>의 모두(冒頭)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때문이다. 이육사의 고향 경북 안동의 원촌리에는 지금도 시구처럼 청포도가 열린다. 퇴계 선생의 14대손으로, 태어나고 자란 고택(古宅)은 안동 다목적댐 공사로 수몰되었지만, 그의 시는 고향을 생각하게 한다. 바로 밑의 동생 원조는 북으로 갔고 전쟁 당시 서울에 와서 문인들을 월북시켰는데, 전쟁 후 미제국주의자 스파이라는 죄목으로 처형당했기에 그는 죽어가면서 얼마나 고향을 그리워했을까. 우리 문학사에서 고향을 가장 실감나게 그린 시인은 역시 정지용이며, 박인수와 이동원이 듀엣으로 불러 더욱 유명해진 시 <향수>가 그것이다. 다섯 연의 후렴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배어 있다. 그런데 그의 또 다른 시 <고향>에는 고향에 대한 실망감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에는 아는 사람이
7월은 본격적인 여름 장마가 시작되는 달이다. 장마철은 평소보다 교통사고 발생률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의 27%가 장마가 시작되는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인 여름철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기후조건별 교통사고 발생현황을 보면 전체 교통사고의 약 16%가 비오는 날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대부분 수막(水膜)현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10mm 정도 물이 고인 노면을 고속으로 주행할 경우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의 막이 생겨 마치 수상스키를 타는 것처럼 물 위를 떠서 달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보통 수막현상은 시속 90km 이상의 속도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타이어가 마모되었거나 공기압이 적절하지 못하면 그보다 낮은 속도에서도 수막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우천 시 수막의 미끄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선 평소보다 타이어 공기압을 10% 정도 높여주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야 단위면적당 타이어의 노면압축력을 증가시켜 브레이크 효과가 높아지고, 타이어가 노면의 빗물을 갈라내는 힘이 생겨 수막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타이어도 수시로 점검해 마모상태를 확인하는 게 사고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급출발, 급브
경찰이 4대 사회악을 뿌리 뽑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지 5달째, 최근 전국 곳곳 역 광장, 학교, 행사장 주변에서 경찰과 협력기관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전단지를 나눠 주며 4대 사회악 근절을 홍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거기에 방송 언론을 통한 홍보는 물론 국민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경기지방경찰청에서는 가수 싸이의 ‘젠틀맨’을 패러디한 ‘젠틀캅’으로 4대 사회악 범죄를 재미있는 가사와 영상으로 홍보해 조회수 50만건이 넘는 등 4대 사회악 척결 다짐과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4대 사회악 근절을 홍보하기에 앞서 국민들에게 먼저 보여주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을 대하는 ‘친절함’이다. 국가의 녹을 먹고 근무하는 경찰관이 국민들을 무뚝뚝하고 거친 말투로 대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며칠 전 같은 경찰서에 근무하는 동료에게 업무에 필요한 협조를 부탁한 일이 있다. 그런데 부탁과 동시에 동료의 불친절한 말투와 행동으로 기분이 나빠졌고, 이 때문에 하루 종일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같은 직장에 있는 동료에게도 이처럼 불친절한 말투와 행동으로 나선다면 민원인들에게는 어
소방은 소중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안전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화재 및 각종 재난사고에 대한 예방활동으로부터 시작하여 수습하고 안정화시키는 현장대응까지 안전에 관한 한 모든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사회가 발전하고 변모하면서 화재 및 구조·구급은 물론 각종 생활민원서비스까지 소방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에서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혁신적으로 조직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변화에 따른 소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직원 간 또는 신구세대 간에 소통은 필수이지만 정작 소방은 내외부적으로 소통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세대 간 소통의 문제는 젊은 직원들의 지나칠 정도로 합리적이면서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반면 경력 20년 차 이상의 구세대는 화합과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면서 양 세대 간 의사전달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직원 간에는 상위직급의 간부직원과 하위직급 비간부직원, 그리고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내근직원과 현장대응업무를 주업무로 하는 외근직원 간의 의사소통 및 상호 간의 불신문제 등 여러 가지 소통의 문제점이 눈에 띄는 것이…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케아’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 브랜드는 스웨덴의 다국적 기업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젊은 싱글 및 신혼부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인테리어용품 브랜드다. 필자도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이케아 제품을 몇 가지 구매하였는데 동일 제품 대비 가격이 저렴한 것도 매력이지만 무엇보다도 북유럽의 브랜드가 갖고 있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다른 어떤 브랜드의 제품보다 눈이 더 가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니 캐나다 맥주회사 몰슨 캐나디언이 지난해 고객에게 종이로 만든 컵받침을 나누어 줬다고 한다. 이것은 특별한 컵 받침대로 씨앗이 담긴 종이로 만든 것이다. 컵 받침대를 사용한 후 땅에 묻고 물을 주면 식물로 자랄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11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까지 가져왔다고 한다. 또 다른 제조회사 블루민은 종이를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가 만드는 종이 또한 평범하지 않은데 그것은 바로 식물이 자라는 종이다. 축하카드와 달력, 포장지와 같은 종이에 작은 씨앗을 넣어 제조해 종이에서 꽃이나 채소를 키울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런
새 정부에서는 ‘안전한 사회’를 정부의 5대 국정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과제로 ‘4대 사회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척결’을 선정했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4대 사회악 척결을 주요 치안정책으로 삼고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4대악에 집중하는 일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4대악의 실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심각한 4대악의 실상 첫째, 최근 성폭력 발생건수는 2008년도 1만5천970건, 2010년도 2만375건, 2012년도 2만2천935건으로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장애인 성폭력, 학교 및 직장 내 성희롱 등으로 점차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둘째, 1983년 창립된 한국여성의 전화에 따르면 작년까지 접수된 78만6천165건의 상담건수 중 가정폭력은 30만7천81건, 전체의 39.1%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가정폭력은 그 특성상 재범의 위험성이 높고 폐쇄적인 곳에서 지속적 반복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높은 사회적 관심을…
요즘 어딜 가나 창조경제가 화두다. 얼마 전 국회에서는 창조경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관료들이 명확한 답변을 못하고 쩔쩔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단어 자체가 추상 의미를 담고 있는 창조경제는 일반적으로 산업화 시대와 정보화 시대 및 지식기반 경제 등을 잇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국제적으로는 1990년대 후반 들어 영국과 국제연합(UN)을 중심으로 문화산업, 도시 및 지역정책 분야에서 활발하게 논의돼 온 개념이다. 1997년 영국 노동당 집권 이후 토니 블레어 내각이 국가 이미지 제고와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인의 창조성·기술·재능 등에 기원을 두는 산업들과, 지적 재산 형성·이용을 통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있는 산업들로 구성된 경제체제를 창조경제로 정의하고 관련 산업을 창조산업이라고 불렀다.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도 2008년과 2010년 ‘창조경제보고서’를 통해 그 개념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냈다. 유엔의 창조경제는 경제성장과 발전 잠재성이 있는 창조적 자산에 기반한 진화론적 개념으로 창조적 자산을 생산하는 모든 경제활동을 정의한다. 창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와 수평적 관계의 두 가지가 있다. 수직적 관계는 생산납품 구조로 얽혀서 갑을관계를 형성한다. 갑인 대기업이 물품을 주문하면 을인 중소기업이 납품을 하는 관계이다. 대표적인 갑을문화가 오래도록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표현되는 갑의 횡포는 대금 지연, 주문 취소, 현물 결제, 기술 가로채기 등 다양한 수법으로 중소기업을 괴롭힌다. 이 수직적 영역은 보이지 않는 사적 거래관계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부당한 처사를 알기 어렵고, 을이 이를 외부에 알리려면 납품 줄이 끊길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니 법으로 보호하기에 한계가 있다. 중간관리자들이 당장의 이익이나 비용절감 성과에 매여서 납품기업을 겨우 살 정도로 쥐어짜면 자칫 더 큰 경쟁력을 잃게 된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값비싼 상품들은 대기업의 기획과 조립·판매 역할, 수많은 납품기업들이 생산한 갖가지 부품에다 외주영역인 광고, 물류까지 커다란 네트워크가 참여해서 만든 결정체, 즉 총력적 경쟁체제인 커다란 네트워크 집단 간의 대결이다. 애플집단, 삼성집단, 현대집단, 도요타집단에서 생산한 제품이 누가 소비자의 호응을 더 받느냐이다. 참여하는 구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