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사람들은 각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일터로 돌아왔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함께 편히 쉴 수 있는 추석은 단비 같은 연휴다. 하지만 이런 추석에는 어두운 면 역시 존재한다. 연휴에 발생하는 음주운전 발생 건수를 보면 우리 사회에 좋지 않은 문화가 스며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3년간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추석연휴 기간 동안 음주운전 사고는 평균 259건 발생했고 사상자는 497명 나왔다고 한다. 추석에는 왜 음주 운전이 증가할까. 전통행사인 차례를 지내고 차례가 끝나면 음복주를 마시기 때문이다. 차례 상에 올라가는 음복주를 한 잔씩 마시고 난 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잔, 두 잔 정도는 괜찮겠지”라며 안일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어릴 때 아버지가 음복주를 한 잔 드시고 운전을 하던 것을 본 아이들은 이제는 어른이 되어 자신도 자연스럽게 음복주를 마신 뒤 운전을 한다. 운전해야 한다며 음복을 거절해도 돌아오는 것은 "한 잔 정도는 괜찮다"라는 어르신들의 강권뿐이다. 이렇게 음복주를 마신 뒤 운전을 하는 것은 우리의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2019년 6월 25일부터 시행된 '제2 윤창호 법'
국무총리실 산하 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의 보고서 하나로 촉발된 지역화폐 찬반논쟁이 한창이다. 조세연이 과거 지방행정연구원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지역화폐의 지역 내 부가가치 증대 효과 등에 대해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의 피해, 소비자 후생손실, 관리비용 확대, 지역 내 인플레이션 등의 역효과를 지적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런데 지역화폐 효과와 관련한 논쟁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국내 지역화폐 발행이 본격 시작됐던 2000년대 중반부터 지역화폐 효용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19년 이후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화폐 발행이 급격히 늘면서 막대한 세금 투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이런 논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역화폐의 목적과 기능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지역화폐는 일종의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통화다. 경제 불황 등으로 법정통화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초래되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역화폐의 핵심 기능이다. 지역화폐의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에 버금가거나 어쩌면 그 이상의 중요성을 지닌다. 지역화폐의 순기능을 가장 적극
코로나19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멀리 있는 지대가 있다. 확진자와 그 주변인들에 대한 과도한 노출, 신상털기다. 이로 인해 2차, 3차 등 n차 피해를 입는다. 확진자 본인은 물론이고, 그의 가족, 지인, 직장 동료, 접촉자, 확진자가 다녀간 곳까지 낱낱이 알려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가능한 모든 것을 들춰내려는 듯 하다. 확진자에 대한 험담으로도 이어진다. 온라인 카페와 카톡 단체방 등에서 삽시간에 퍼진다. 사생활이 탈탈 털리고 있다. 심리적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후유증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확진자가 완치되어도 이미 알 만한 사람들에게는 다 알려진 상태다. 다시 주워담을 수도 없다. 잊힐 권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정보공개는 확산 차단이 목적이다. 공개 범위와 내용은 질병관리청의 지침에 따르고 있다. 군포시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시민들은 최대한 상세하게 공개되기를 원한다. 내 지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할 것이다. 군포시에도 확진자 정보공개와 관련한 민원성 불만이 종종 제기되고 있다.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본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의 지침 뿐만 아니라,…
최근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는 ‘능력의 횡포(The tyranny of merit)’이라는 제목의 책 출판을 기념한 테드(TED) 강연에서 세계화는 깊은 불평등과 임금 정체를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소득 등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으려면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세계화 옹호자들은 비판했다. 여기서 능력(merit)은 실력이나 성과, 지능 등을 뜻하는 용어지만 능력주의(meritocracy)에는 많은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받거나 능력 있는 계층의 지배층'이 운영하는 어떤 정부를 가리키기도 하고, 원칙 외의 뭔가에 차이를 두는 체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지금의 코로나 확산은 교육을 많이 받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수선공, 식료품 가게 점원 등과 같이 급여가 낮다고 무시하고, 존경하지 않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이 의존해 왔었는지를 자각하게 해준다고 했다. 그동안 공부라는 기준으로 누구는 사무직으로, 누구는 청소부가 되는 능력주의는 공공의 선을 손상시키고, 직업에 열등의식을 심어주는 오류에 빠지게 했다며 이제는 그들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참작하여 급여나 사회적 인정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2019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여름휴가가 한창인 8월 1일 오전 의정부시 00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평일이라 많은 주민들이 출근을 하여 인명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경상자 2명, 연기 흡입자 수가 28명이나 되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내용은 공동주택 화재의 경우 화재가 발생한 해당 층 또는 위층 세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의정부 아파트 화재는 10층부터 20층까지 많은 세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원인을 보면 상부층 주민들이 세대 출입문과 계단 방화문을 개방한 채로 대피하여 계단실로 유입된 연기에 의한 다수의 연기흡입자가 발생하였다. 그러면, “공동주택 화재 시 슬기롭게 대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있다. 지금부터 상황에 맞는 적절한 피난 방법에 대하여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로 방화문과 세대 방문, 창문은 항상 닫혀있어야 한다. 화재 발생 시 발생하는 다량의 연기는 외부로 통하는 작은 틈 사이로도 이동하기 때문에 피난에 있어 꼭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이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는 화재의 연소 확대가 느리게 진행되어 피난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장점도 있
의료계 파업과 관련해 정부와 전공의들 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상황까지 몰렸다. 협상력 부재의 정부와 국민에게 동의를 얻지 못한 파업의 피해자는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다.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점차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많은 국민들은 의료인들의 정말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했다. 그리고 그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전공의들의 파업 문제에 있어서는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이 더 많다는 것을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전공에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시국 때문이다. 지금의 시국은 국민들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기이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고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어려운 것이 현 시국이다. 그리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공포는 국민들을 단체 우울증까지 걸리게 할 정도이다. 이쯤이면 전쟁에 버금가는 어려운 지경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선조가 권력에 집착해 나라가 위태로웠을 때 이씨왕조를 몰아내고 새로운 왕조를 세우자는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에는 신분의 차이가 없었다. 모임은 비밀리에 확대됐고, 세력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전염병 대유행은 우리의 사고방식, 나아가 삶의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뉴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를 체크하고, 우리 동네에 확진자가 있는지, 또한 그들의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마트를 이용하는 것이 너무나 불편하지만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불과 몇 개월 남짓한 기간에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모두 힘겹게 코로나19에 맞서 견디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쉽게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확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잊을 만하면 한번 씩 대형 감염사태들이 터지면서 우리에게 큰 공포심을 주고 있다. 가까운 사람의 경‧조사에 가는 것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언택트(Untack)시대를 살아가도록 강요하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 가지 놀라운 경험을 했다. 올해 아파트 동대표선거를 온라인투표로 한 것이다. 평소 아파트 동대표선거에 전혀 관심이 없고 귀찮아서 투표에 참여해 본 적이 없었는데
수 평 선 이 승 구 지워질 듯 말 듯 희미한 선 하나 아득한 저곳이 바다끝인가 가까이 다가 갈수록 저만치 또 멀어져 가네 가도 가도 지워지지 않는 꿈처럼 끝이 없네 이승구 1954년 부산 영도출생, 공군사관학교와 서울대 건축과를 나와, 연세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방대학원 안보정책과정을 수료하였고, 대령으로 전역했다. 보국훈장을 수상했으며, 대우건설 상임 고문과 행림건축 전무를 거쳐, 극동크리트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홍시 詩作문학회’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피 서 김 규 성 딸아이가 기르는 고양이하고 논다 고양이는 사냥감을 쫓고 나는 또 그것을 감추는 놀이인데 장난감은 마냥 쫓기면서도 숨은 척 하며 고양이의 눈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놀아주다가 어느새 함께 논다 방안은 온통 놀이터고 벽시계 초침 소리도 고수가 되어 함께 어울려 논다 지구를 고양이 눈에 싣고 별세계로 휴가를 온 것일까 새로 산 티비는 저만큼 떨어져 혼자 떠들고 있다 1950년 전남 영광출생, 2020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신이 놓친 악보’, ‘시간에는 나사가 있다’와 산문집 ‘산들내 민들레’, ‘뫔’ 등이 있다.
봄비와 나 사이 서 영 택 봄과 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햇살 잡고 갓 피어난 개나리는 왜 어깨가 젖었는지 베란다 창으로 뭉쳐진 시간이 흘러내린다 불확실한 내일이 겨우내 자라던 막막함이 한 남자의 쓸쓸한 그림자가 흐른다 놀이터 한가운데 열린 괄호같은 웅덩이 누군가 건네지 못한 말이 고여있다 어린 나는 첨벙거리며 웃는다 웃음소리에 시간의 속도가 비켜간 기억이 둥글게 퍼지고 바람의 혀가 내게 전한 말은 끝내 해석되지 않는데 계절의 속살을 감춘 빗소리가 부풀어 오른다 봄비와 나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를 닮은 잿빛구름이 하늘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서영택 1952년 경남 마산출생. 2011년 ‘시산맥’으로 등단. 시집으로 ‘현동 381번지’가 있다.